[중도초대석]김종열 한의학연 원장 "바이러스 치료 전공은 한의학"

[중도초대석]김종열 한의학연 원장 "바이러스 치료 전공은 한의학"

코로나19 속 한의학 역할 강조… 치료제 기술 이전 성과도
한방병원 설립 빼곤 대부분 계획 이행… "설립 끝까지 노력"

  • 승인 2020-09-28 17:01
  • 신문게재 2020-09-29 9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20200928-김종열 원장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우리 과학기술계가 분주하다. 일상이 달라져 신음하는 국민을 위해 각자 영역에서 역할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 역시 두 팔을 걷고 역량을 보태고 있다. 한의학연은 지난 6월 열린 CEVI융합연구단 기술이전 협약식에서 함께 연구한 연구 성과를 기업에 기술이전하는 등 묵묵히 한의학의 저력을 알리고 있다. 그 선봉에 있는 김종열 한의학연 원장은 한의학의 능력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알리는 데 최선이다. 그는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엔 한의학이 최적이라고 강조했는데 우리 몸속 육·해·공군으로 비유되는 기능을 끌어올려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체계를 설명했다. 취임 후 염원했던 한방병원 설립을 꿈은 아직 이루지 못했지만 끝까지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김종열 원장을 만나 한의학연의 역할과 중요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20200928-김종열 원장4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의학연과 한의학의 역할이 궁금하다.

▲바이러스를 가장 잘 치료하는 전공이 한의학이다. 서양의학이 많이 발전했지만 바이러스 질환은 한계가 있다. 대표적인 게 에이즈인데 확실한 컨트롤은 안 되지 않나. 대상포진도 마찬가지다. 독감도 바이러스인데 예방 주사를 맞으면 더 낫긴 하지만 걸린 뒤에 치료하러 병원에 가도 당장 낫진 않는다. 그래서 감기가 더 오래간다. 한의학은 우리 몸이 가진 면역체계를 정상작용하게 하면서 바이러스를 낫게 한다. 서양의학의 항생제는 바이러스를 대신 잡아주는 대신 무차별 폭격으로 우리 몸도 손상이 간다. 한의학은 바이러스를 우리 몸이 가진 육해공군 중 어떤 병력이 약한지 진단해 강화시키는 체계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했을 때 보건복지부에 전화해서 코로나19 방역 체계에 한의학을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가 근거를 묻길래 첫 번째로 싸스 이후 중국 광동성이 보낸 WHO(세계보건기구) 사후보고서를 들었다. 중국 전국 사망률이 7%인데 광동성은 3.8%였다. 광동성은 중의약을 같이 썼다. 이후 중국은 메르스나 코로나19 때 중의약을 반드시 같이 참여해서 치료하라고 하고 있다. 두 번째는 한나라 시절부터 내려온 한의학 임상서적 상한론부터 나오는 내용인데 바이러스는 서양 의학도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달 '제20회 국제 침연구학술대회'가 열렸다. 코로나 영향으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는데, 인상 깊거나 소개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침을 놓고 뇌영상으로 찍어서 좋아지는 과정 보여주고 그런 침 효과의 과학적 기전에 대한 연구가 소개됐다. 한의학연 김형준 박사의 연구도 주목을 받았는데, 김형준 박사는 원래 컴퓨터 공학 전공이었는데 경희대 한의대와 서울대 의대 뇌영상 공부를 한 연구원이다. 좋은 연구 성과를 알렸다.



-배를 가르거나 영상을 찍는 서양의학과 달리 한의학은 보이지 않는 것, 비과학이란 편견 선입견이 있다. 한의학은 우리 몸을 강화하고 치료 기간도 오래 걸리고 효과가 안 나타난다는 인식이 있는데.

▲표준화 문제가 있고 그걸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어떤 한의원에 가면 낫고 아니면 안 낫고 이건 곤란하다. 체질진단이 다르고 표준화 과정이 잘 안 된 것이다. 표준화 위해선 한의사가 진단하는 내용을 객관적 지표로 만들어야 정량화할 수 있다. 현재 기술이전을 해 놓아서 표준화 많이 발전할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양한방 협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양방이 잘하는 것이 분명 있다. 수술기법은 양방이 잘한다. 한의학으로 모든 걸 다 치료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잘 하는 걸 협력해야 하는데 닫혀 있는 게 문제다.

20200928-김종열 원장
-우리나라 한의학과 중국의 중의학을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나 강점은 무엇인가. 협업 체계도 궁금하다.

▲활발히 교류하며 협업하고 있다. 매년 공동 세미나 발표도 한다. 부러운 건 중국학연구원은 부속병원을 4개나 갖고 있다. 우린 부속병원이 없다. 그게 너무 서럽다. 정부에 조그맣게라도 하나라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못한 이유는 여러가진데 우리나라는 어떤 정책을 실현하고 추진할 때 한의학에 주는 기본값이 '0'이다. 고려하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도 그렇다. 세계 의학 연구기관 중 부속 병원 없는 거 우리밖에 없다. 합리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면 만들어져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설득해야 하는데 의사계 반발이 있다. 난임에는 한의학이 확실히 효과가 있다.



-한의학 중 침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는 치료 효과에 대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23일 정부가 의사 수 확충과 함께 내놓은 4대 의료정책 중 한방첩약 건강보험 적용이 있다. 비교적 덜 드러난 사안인데 필요하다고 보는 정책인가.

▲당연하다. 그게 건강보험 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을 통과했는데 한의사뿐 아니라 중립적 위치에 있는 시민단체나 국민이 참여한 결과다. 사실 원하지 않은 건 의사밖에 없다. 전 국민이 원하면 해야 한다. 첩약 넣어 진료해도 서양의학이 가져가는 것만큼 많이 못 가져간다. 그동안 많은 국민이 한약이 비싸도 먹었다는 건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의학적 효과가 있으면 우리가 내는 의료보험 체계 안에 넣어 값싸게 국민이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 하는 게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 한의학은 어떤 식으로 접목 가능한가. 관련한 연구가 있나.

▲아주 많다. 예를 들어 원장이 돼서 한 게 인공지능 한의사였다. 양약은 데이터와수술, 한의학은 혈과 맥 짚어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갖고 체질에 따라 처방하는데 한의학에 더 4차산업혁명 기술이 필요하다. 서양의학은 지금도 이미 많은 것이 논리구조화돼 있어 진단에 필요한 도구와 진단이 많다.

한의원에 가면 태어날 때 환자의 역사를 알고 육해공군 중 어디가 고장났는지 알아야 한다. 서양의학은 혈액검사했는데 성분이 나온 걸로 끝이고 같은 약이 처방된다면 한의학은 같은 병이라도 몸 상태가 어떻게 찌그러져 있는지에 따라 진단하고 처방한다. 그런 정보를 현재 한의원 구조에서 얻을 수 없다. 인공지능 한의사를 기획하는 건 그 사람의 히스토리뿐 아니라 생활공간에서의 히스토리까지 정보를 모아 맥의 변화·얼굴색·안색·목소리·평소 대변 등 이런 정보를 모은다. 다만 개인정보기 때문에 비밀번호는 본인이 주치의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주치의는 그 정보 받아서 인공지능 한의사에 넣어서 결과를 받게 한다. 이러면 한의학이 놀라운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취임 후 다짐했던 것들을 얼마나 마칠 수 있을 것 같나. 앞으로의 계획은.

▲계속 생각은 하고 있다. 취임 후 부속 병원 설립 빼고 다 이뤘는데 100점은 안 되고 90점은 넘을 거라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이라도 기회가 되면 호시탐탐 임상병원 설립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할 것이다. 지금은 새로운 일을 벌일 때는 아니다.

늘 고마운 게 원장은 직접 하는 일은 하나도 없다. 내가 연구할 땐 직접 연구하고 논문 쓰고 했는데 원장이 되니 직접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가 한 모든 일은 우리 연구원 구성원이 해 준 일이다. 같이 공감하고 같이 열심히 해 줘서 너무 고맙다. 대담=오희룡 교육과학부장·정리 임효인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20200928-김종열 원장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2025년 판 '행정수도특별법', 21년 만에 국회 문턱 넘을까
  2. 해수부 노조의 간곡한 호소, "대화의 장 마련해달라"
  3.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4. 정관장 ‘아이키커 하이’ 29일 출시
  5. 장애 기능인의 꿈과 희망의 축제! 대전장애인기능경기대회
  1. 브레인아이어린이집, 굿네이버스 '좋은이웃유아기관(나눔인성교육사업)'나눔 캠페인 33호
  2. 한화이글스 제2 연고지 충북-청주 한화와 결별하고 새 야구단 유치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 대전 서구, 호국보훈의 달 맞아 보훈 가족 간담회 개최
  4. 무협 대전세종충남본부 '해외마케팅 AI 콘텐츠 교육' 성료
  5.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세종시 '청년 창업 활성화' 도모

헤드라인 뉴스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은행권이 다음 달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자체 관리에 나섰다. 다만,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은 대폭 확대하는 모습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대출 모집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했다.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를 목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와 연중 안정적인 금융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도 현재 대출모집인을 통한 7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점수를 한도 소진으로 중단한 상태다. SC제..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66년생) 헌법재판소장 겸 헌법재판관 후보, 오영준(69년생) 헌법재판관 후보, 임광현(69년생)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출신이 지명됐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3명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대전에서 태어나 보문고(29회)와 서울대를 졸업한 김상환 후보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0기) 합격 후 1994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해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연구부장, 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제1 민사 수석부장, 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등 지냈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충남도가 대한제강, 당진시와 손잡고 대한민국 최대 스마트팜단지 조성에 나선다. 이 스마트팜단지는 특히 인근 제철소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 입주 농업인들이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며 탄소중립까지 실현한다. 김태흠 지사는 26일 도청 상황실에서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오성환 당진시장과 '에코-그리드(Eco-Grid) 당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양해각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2028년까지 당진 석문간척지(석문명 통정리 일원) 내에 119만㎡ 규모 스마트팜단지(이하 석문 스마트팜단지)를 조성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 도심 속 접시꽃 ‘눈길’ 도심 속 접시꽃 ‘눈길’

  •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