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방역도 '새로고침'하자

  • 오피니언
  • 중도일보 독자위원회

[독자위원 칼럼] 방역도 '새로고침'하자

김종천 대전시의원

  • 승인 2020-10-07 08:05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김종천 의장님(최종)
김종천 대전시의원
코로나19가 지구 곳곳에 생채기를 남기고 있는 가운데, 감염에 취약한 노약자의 안전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르신들은 일단 감염되면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군에 속한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통계를 보면, 70세 이상의 사망자가 전체 사망자의 83%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70대 치명률은 7%, 80세 이상은 21%나 돼, 어르신의 안전이 큰 위협을 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 단체생활이 많은 아이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지는 못하다. 코로나19의 터널이 끝나지 않은 만큼,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노약자와 기저질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마련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곧 다가올 겨울을 앞두고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감염병 예방과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언택트(비대면) 문화로 인해 파생한 또 다른 중요한 문제들을 살펴보고 이를 위한 전략과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방역도 ‘새로고침’ 하자는 뜻이다.

최근에 드러난 아이들의 돌봄 공백 문제는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잘 말해준다.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에 휴교·휴원 등의 조치가 이어지자 아이들은 급하게 조부모나 돌봄 교실, 긴급보육에 맡겨졌고 자녀 양육을 위해 휴직과 퇴사까지 고민하는 부모도 늘어났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끼리만 남겨진 가정도 있었다. 어른의 손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돌봄 공백이 생긴 것이다. 잠깐도 아닌 하루 종일 아이들끼리만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위험할 뿐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끼니마저 거르기 쉽다. 지난 9월, 부모가 없는 집에서 라면을 끓이다 화상을 입은 형제도 이러한 돌봄 공백으로 인해 발생한 안타까운 사례다. 우리 아이들에겐 집 밖이든, 집 안이든 돌봄의 손이 필요하다. 이러한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다양한 돌봄 서비스와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가족 돌봄이 가능한 아이들이라고 해서 놓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학습 공백 문제가 그렇다.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아이들의 학습 집중도는 떨어지게 되고 교육 격차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부모들은 내 아이가 뒤처지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결국, 돌봄에 이어 학습 공백까지 부모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또한,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탓에 어르신들의 바깥 활동은 더욱 주춤해졌다. 평소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모여 친목을 도모하고 외로움을 달래던 어르신들에게 올 2020년은 매우 가혹하다. 고향의 한 어르신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살이 같다고 하시니, 그 답답함이 오죽할까 싶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 활동이 줄어든 어르신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더 소외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두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울감(코로나 블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81%가 감염병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코로나 확산 이후 우울감을 더 느꼈다는 응답도 54%나 되었다고 한다. 외출이 어려운 아동, 장애인, 어르신 등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은 물론 마음, 정신의 심리적 방역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과 함께 돌봄 공백, 학습 공백, 그리고 코로나 블루와 같은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부족한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앞으로 10월이 지나면 추위를 한껏 몰고 오는 겨울이 시작된다. 지금이 바로 노약자를 비롯한 취약계층, 그리고 시민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방역체계를 ‘새로고침’해야 하는 시점이다.

/김종천 대전시의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3.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4.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5.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1.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2. 전국 부동산 시장 상승세… 충청권 중 대전만 하락세
  3. 12·3 계엄 1년 … K-민주주의 지킨 지방자치
  4.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5. [기고] '우리 시대 관계와 소통'에 대한 생각

헤드라인 뉴스


갑천습지 대규모 준설 계획… 법적보호종 서식지 훼손 우려

갑천습지 대규모 준설 계획… 법적보호종 서식지 훼손 우려

대전 갑천 습지보호지역에서 흙과 모래 57만㎥를 준설하는 하천 정비계획이 발의돼, 이대로라면 수달과 삵, 미호종개 법적보호종의 핵심 서식지에 상당한 영향이 우려된다. 대전천과 유등천에서도 퇴적토 정비를 다시 시행하겠다는 계획도 담겼는데 대전 3대 하천 7개 지점 89만7000㎡에서 준설하는 계획은 앞으로 3일간 7개 시·군·구 주민 설명회에서 공개될 예정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금강유역환경청이 11월 19일 공지한 갑천권역 하천기본계획(안)을 보면, 대전 서구 도안동과 호수공원 일원의 갑천 국가습지에서 준설과 제방 보강을 골자로 하고..

대전 보문산 방공호, 마이니치신문 통해 일본사회에 타전
대전 보문산 방공호, 마이니치신문 통해 일본사회에 타전

중도일보가 대전에서 최근 2년간 발굴·보도한 일제강점기 방공호에 대해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1월 30일자 신문에 집중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현지에서 발행된 일요일자 보도를 통해, 1면과 3면에 걸쳐 한반도에 남은 옛 일본의 아시아태평양전쟁 유적에 대해 취재한 내용을 기사로 타전했다. 1945년 아시아태평양전쟁이 끝나고 80년을 맞아 스페셜에디션의 형태로 '전쟁 80주년' 기획물을 연재 중이다. 기사를 작성한 후쿠오카 시즈야 기자는 10월에 이어 11월 5일까지 대전을 찾아 보문산 대전아쿠아리움과 동구 신상동 그리고 중구 호..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국내 최대 이커머스 쿠팡에서 3000만 개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추가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당국은 유출된 개인정보를 통한 스미싱이나 피싱 피해 시도가 우려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 침해사고 피해 규모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사고 분석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추가 국민 피해 발생 우려 등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조치다. 최초 신고가 있었던 19일 4536개 계정의 고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