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시설로 원형 훼손된 철도관사촌, 국가등록문화재로 신청 논란

  • 문화
  • 문화 일반

상업시설로 원형 훼손된 철도관사촌, 국가등록문화재로 신청 논란

풍뉴가,16호, 17호, 51호 관사 등 4채 신청
4개 가운데 3곳 카페와 레스토랑 등 상업시설
전문가들 "상업시설보다 원형 훼손여부가 중요"
문화재심의위원들 현장심사 후 원형 자료 요청

  • 승인 2020-10-14 18:00
  • 신문게재 2020-10-15 5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2020092201001810300069521
원형을 훼손한 채 상업적으로 이용하던 철도관사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해달라는 신청이 접수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업을 하고 있는 사적 건물을 문화재로 요청한 전례가 대전에선 없었던 데다, 이미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라 전문가는 물론 대전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철도관사였던 4채의 소유자가 최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4채는 '풍뉴가'와 '16호 관사', '17호 관사', '51호 관사' 등이다. 이 중 풍뉴가는 카페와 음식점으로 영업 중이고, 16호 관사는 카페와 갤러리, 51호 관사는 문화플랫폼 공간이다. 퐁뉴가와 파운드의 소유자는 (주)소제호다. 16호 관사는 씨앤씨티(CNCITY)문화재단인 관사마을주식회사 소유이며, 51호 관사는 씨앤씨티 오너인 황인규 회장이 주인이다.



문제는 17호 관사와 51호 관사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영업 중인 사업장이라는 점이다. 16호 관사는 별채에 카페가 있다.  

건축과 문화 전문가들은 상업시설의 문화재등록 가능 여부와 원형 보존 여부는 문화재등록 심의 과정에도 반드시 쟁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국가등록문화재 신청과 지정의 핵심은 원형 보존이다. 일반적으로 외관은 75%가 보존돼야 한다. 내부는 천장 등 전반적인 골격이 살아있다면 문화재 등록을 위한 기본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문화재등록을 신청한 4채는 큰 골격만 살아 있을 뿐, 원형이 훼손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게 대다수의 이야기다.

대전시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재심의위원들은 지난 13일 1차 현장심사에서 4채 모두 상당 부분 리모델링을 해서 원형과 대조가 필요하다며 원형과 리모델링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종헌 배재대 건축학부 교수는 "상업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해도 문화재 등록은 가능하다. 등록문화재는 보존과 함께 활용 여부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원형을 잘 보존하면서 상업시설로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어느 정도 변형됐는가가 결국은 주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사 원형 문제와 함께 관사촌 보존에 목소리를 내고 있는 단체가 소유한 관사만 등록문화재로 신청됐다는 점도 매끄럽지 못하다.

관사촌 살리기와 등록문화재 신청은 결국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요섭 철도관사촌살리기운동본부장은 "우선 신청된 4채는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의지이자, 소제동을 살리겠다는 취지"라며 "관사 소유주들을 설득해 향후 추가적으로 등록문화재로 신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근대건축 전문가들은 소제동 보존이 하나의 목적이라면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확실한 카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안여종 문화유산울림대표는 "철도관사촌 보존이 목적이라면 등록문화재 신청이 아닌 지정을 하면 된다. 지정은 더욱 강력한 조치다. 이는 건물 하나가 아닌 건물과 주변 반경까지 보존하는 것으로 관사촌 살리기를 주장하는 단체의 목적과 행동이 하나로 귀결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근대건축 전문가는 "현재 소제동에 필요한 것은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원형의 모습을 남길 수 있느냐다. 이를 위해서는 실측을 통해 원형이 훼손되지 않은 일반 관사촌을 우선적으로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밀알복지관, 지역장애인 위한 행복나눔 활동
  2.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찾아가는 감염병 예방 교육
  3. [인터뷰]천재 연구가 조성관 작가, 코코 샤넬에 대해 말하다
  4. 천안쌍용도서관, 4월 2일 시민독서릴레이 선포식 개최
  5. 천안시 한부모복지시설 2곳, 전국 평가 'A등급'…우수사례 선정
  1.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 '보합' 전환… 세종·충남은 하락
  2. 천안법원, 둔기 들고 전 직장 찾아간 30대 남성 집행유예
  3. [문화 톡] 갈마울에 울려퍼지는 잘사는 날이 올 거야
  4. [박헌오의 시조 풍경-10] 억새꽃 축제
  5. 한화 이글스의 봄…개막전은 '만원 관중'과 함께

헤드라인 뉴스


더이상 희망고문 없다… `행정수도특별법` 국회 문턱 넘는다

더이상 희망고문 없다… '행정수도특별법' 국회 문턱 넘는다

더이상 희망고문은 없다. '행정수도특별법'이 2026년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 2020년 여·야 이견으로 계속 무산된 만큼, 사실상 올해가 2030년 세종시 완성기로 나아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다가온다. 이제 장애물은 수도권 기득권 세력의 물밑 방해 외에는 없다. 허허벌판이던 행복도시가 어느덧 인구 30만을 넘어서는 어엿한 신도시로 성장하고 있고, 44개 중앙행정기관과 15개 국책연구기관 이전에 이어 대통령 집무실(2029년)과 국회 세종의사당(2033년) 건립이 법률로 뒷받침되고 있..

양당 대전시당 1차 공천… 컷오프 반발 이어져 후폭풍 우려
양당 대전시당 1차 공천… 컷오프 반발 이어져 후폭풍 우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1차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가운데 이 과정에서 컷오프된 구청장 후보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6.3 지방선거 본선 체제 돌입을 앞두고 원팀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시기에 당내 공천 잡음이 발생한 것으로 후폭풍이 우려된다. 우선 민주당에선 서구청장 5인 경선에 들지 못한 김종천 전 대전시의회 의장과 전문학 전 대전시의원이 시당 공관위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했다. 전 전 시의원은 "대전시당 공관위의 컷오프 결정,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당당히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하겠다. 이것은 제 개인의..

안전공업 화재 후 점검 1순위 `금속 분진`…관련 법률에서는 `규정 미비`
안전공업 화재 후 점검 1순위 '금속 분진'…관련 법률에서는 '규정 미비'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건 이후 금속가공업체 등 유사한 공정이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부가 합동점검을 시작한 가운데 금속 미세입자를 포함한 가연성 분진을 유해·위험물질로 규정해 안전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보 3월 26일자 1면 보도> 29일 소방업계에 따르면,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가연성 분진 관련 규정이 미흡해 별도의 기준 마련이 요구된다. 가연성 분진은 기타 산화물 매개체와 일정 농도 이상으로 혼합되어 화재나 폭연의 위험성을 갖는 미세 분말을 말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이틀째 전석매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이틀째 전석매진

  •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프로야구 개막…한화이글스 18년 만에 홈 개막전 승리

  •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 화재 참사 희생자에게 사과하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와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