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딸기의 씨가 무슨 색인지 아시나요?

  • 오피니언
  • 중도일보 독자위원회

[독자위원 칼럼] 딸기의 씨가 무슨 색인지 아시나요?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 승인 2020-12-30 08:28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송미나(대전중앙청과대표)
송미나 대표
요즘 도매시장에서 인기 있는 과일은 딸기다. 딸기는 맛과 향이 좋아서 많은 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과일이다. 딸기는 전체적으로 빨간색이며 꼭지 부분은 초록색 잎을 달고 있고 딸기 표면에는 딸기의 씨가 촘촘히 박혀있다. 대한민국 사람 중에서 딸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의외로 딸기의 씨가 무슨 색인지 물어보면 다양한 대답을 한다. 어떤 이들은 검은색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빨간색, 분홍색, 하얀색, 갈색 등 다양한 색깔을 말한다. 오히려 딸기의 씨는 노란색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경험에 의하면 10%도 되지 않는다.

도매시장에서 일하는 나는 가끔 딸기를 좋아한다는 사람들에게 "그런데 딸기씨의 색깔이 무슨 색인지 아세요?" 하며 물어본다. 처음 질문에 약간의 당혹감을 표하던 사람들은 새삼스레 딸기를 관찰한다. 이러한 관찰을 경험한 후에는 딸기 케이크를 봐도 딸기 빙수를 봐도 무심코 지나갔던 노란 딸기의 씨가 먼저 보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단순하고 평범한 일을 수십 년간 비범하게 해내는 사람들은 자기 일에서 아주 작고 사소한, 미묘한 변화를 알아채는 세밀한 관찰의 힘을 가지고 있다. 관찰의 힘은 매일 같은 길을 산책하더라도 평소에 보이지 않던 것들을 하나둘씩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에드워드 제너’는 목장에서 우유를 짜는 여인들은 천연두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찰한 후 인류 최초 바이러스를 극복한 백신을 개발했다.

새로운 것이란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라고 한다. 2020년 올 한해는 마치 어린 시절 공상 과학 속 소설에서나 있었을 법한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 모든 일상의 당연함을 누릴 수 없게 됐다. 바이러스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밥을 굶게 되는 것이라는 업계의 비장함은 감히 위로할 말을 찾을 수조차 없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이러한 불안감이 스스로를 무기력하다고 생각하게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배달앱으로 치킨을 배달하는 것을 관찰한 반찬가게 사장님들은 발 빠르게 반찬가게의 상품을 배달앱과 연결해 배달을 할 수 있도록 움직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주간 배달앱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치킨도, 피자도 아닌 반찬가게 상품이었다. 원격수업으로 학교에 가지 않아서 급식을 못 먹는 아이의 부모도, 회사 일이 끝나고 바로 집으로 와서 집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직장인들도 반찬가게의 배달앱 진출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는 반찬가게 사장님은 배달앱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성공을 누리기 어려웠을 것이라 말한다.

백신을 개발하는데 10여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연초에 전문가들의 말이 무색하게 이미 세계 여러 곳에서 백신의 접종을 시작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백신을 만들어 낸 사힌과 튀레지 부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을 때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좋은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구절을 언급했다고 한다.

2020년이 몇 시간 남지 않았다. 백신의 개발에 환호하다가도 아직 줄지 않는 확진자의 수에 대한 공포가 어우러져 새해에는 지난 한해의 어려움을 잊어버리라는 말도 하기 어렵다. 하지만 불안감에 사로잡혀 무기력하게 있지는 말자. 그 어느 때보다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한 해의 마지막 날, 나 자신에 대한 관찰을 해보자. 많은 이들이 작은 변화라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대단한 무언가를 이루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 모두 지난 한해 잘 버텼고 누구보다 애썼다. 스스로에게 수고했다는 평범한 인사로 한 해를 마무리해보는 건 어떨까.

/송미나 대전중앙청과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오월드 탈출 늑대 밤사이 무수동 치유의숲서 목격…"여전히 숲에 머물러"
  2. 늑대 포획 골든타임에 갑작스런 비…"탈진에 빠지기 전 발견이르길"
  3. 대전동물원 늑대 탈출 이틀째, 의문 투성… 전책·철조망 모두 뚫고 나갔나
  4. 퓨마탈출 이후 표준매뉴얼 수립했는데… 오월드 이번에도 안 지켰다
  5. 탈출한 늑대 목격된 보문산 일대 ‘출입금지’
  1. AI 더해진 교육현장, 대전 중·고 교사들 "평가 민원 때 실질적 보호 못 받아"
  2. 유치부터 정주까지… 건양대 외국인 유학생 전용공간 'KY 유니버스'
  3. 고교학점제 시행 1년…학생·교사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 확인만"
  4. 대전교육청 지방선거 앞 '공직선거법' 직장교육
  5. 대전기상청-tbn충남교통방송, 기상재해 최소화 업무협약

헤드라인 뉴스


이춘희 캠프에 합류한 김수현… 요동치는 세종시장 선거

이춘희 캠프에 합류한 김수현… 요동치는 세종시장 선거

더불어민주당 김수현 세종시장 예비후보가 이춘희 캠프에 전격 합류하며, 조상호 예비후보와 물러섬 없는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오는 13일 중앙당 주최, 대전MBC 주관 양자 토론회에 이어 14~16일 경선 투표일까지 치열한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외형상 이춘희 세종시장 예비후보 캠프가 기선을 제압하는 모양새다. 지난 6일 5자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3명 중 전날 고준일에 이어 김수현 예비후보까지 2명을 품으면서다. 홍순식 예비후보는 양 후보 사이에서 여전히 정중동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희·김수현 예비후보는 10일 오전..

도난당한 `이글스TV` 실버 버튼…당근 마켓에 `12만 원?`
도난당한 '이글스TV' 실버 버튼…당근 마켓에 '12만 원?'

도난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유튜브 채널 '이글스TV' 실버버튼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한화에 따르면 구단은 이날 중고 거래 앱 당근 마켓에 구단 유튜브 채널 명인 'Eagles TV(이글스 티비)'라고 적힌 유튜브 실버버튼 판매 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 후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게시자 A씨는 유튜브 실버 버튼을 12만 원에 판매한다고 올린 뒤, 'Eagles TV 채널 10만 구독자 달성 기념으로 받은 제품이다'라며 "벽걸이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뒷면에..

`거래절벽·대출규제`에… 충청권 아파트 10가구 중 4곳 이상 입주 못해
'거래절벽·대출규제'에… 충청권 아파트 10가구 중 4곳 이상 입주 못해

충청권에서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신축 아파트 입주가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까지 겹치면서, 분양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가속하면서 지방 주택 처분 압력이 커져, 그 여파가 서민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충청권 3월 입주율은 57.5%로 전월(63.4%)보다 5.9%포인트 줄었다. 즉 10가구 중 4곳 이상은 입주를 하지 못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2차 수준으로 동결 3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2차 수준으로 동결

  •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 이틀째…‘열화상 드론’ 등 투입 대전오월드 늑대 탈출 이틀째…‘열화상 드론’ 등 투입

  • 벚꽃 엔딩 벚꽃 엔딩

  • 탈출한 늑대 목격된 보문산 일대 ‘출입금지’ 탈출한 늑대 목격된 보문산 일대 ‘출입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