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가화만사성 (家和萬事成)

  • 문화
  • 문예공론

[문예공론] 가화만사성 (家和萬事成)

백향 / 김강회

  • 승인 2021-01-27 10:16
  • 수정 2021-01-27 10:1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우리나라 옛 전래동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색시가 시집을 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하루는 밥을 짓다 말고 부엌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남편이 이유를 물으니 밥을 태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은 오늘은 바빠서 물을 조금밖에 길어오지 못했더니 물이 부족해서 밥이 탔다며 이것은 모두 자기 잘못이라며 부인을 위로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울음을 그치기는 커녕 감격하여 더 눈물을 쏟았습니다.

부엌 앞을 지나가던 시아버지가 이 광경을 보고 이유를 물었습니다.

사정을 들은 시아버지는 내가 늙어서 근력이 떨어져서 장작을 잘게 패지 못했기 때문에 화력이 너무 세서 밥이 탔다고 아들과 며느리를 위로 했습니다.

그때 이 작은 소동을 들은 시어머니가 와서 이제 내가 늙어서 밥 냄새도 못 맡아서 밥 내려놓을 때를 알려주지 못했으니 자기 잘못이라고 며느리를 감싸 주었습니다.

옛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이라고 말했습니다.

즉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된다면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모두가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남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고 또 자기가 잘못을 뒤집어 쓰면서까지 남을 위로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생각하는 가운데서 화목이 찾아오는 것이 아닐는지요.

이제 며칠잇으면 민속 고유명절인 설날(구정) 명절이 돌아옵니다.

설날에 '설'이란 말은 '사린다', '사간다'라는 옛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삼가다" 또는 "조심하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설날은 1년 내내 탈없이 잘 지낼 수 있도록 행동을 조심하고 조심스럽게 첫발을 내딛는 매우 뜻깊은 명절인 것입니다.

설을 언제부터 세기 시작했는지 정학한 기록은 없지만 중국의 사서에서 "신라때 정월 초하루에는 왕이 잔치를 베풀어 군신을 모아 회연하고 1월신을 배려했다" 고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역사가 오래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구한말인 1895년 양력이 채택되면서 신정과 구별되는 구정으로 빛이 바래기 시작했고, 일제시대에는 설을 쇠는 사람들이 핍박받는 사태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후 1985년에 설날을 "민속의 날"로 지정해 설의 명칭을 복원했고, 사흘간 쉬기로 결정돼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루 날인데 농경의례와 민간신앙을 배경으로 한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입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인 만큼 이 날을 아무 탈 없이 지내야 일년 365일이 평안하다고 하여 지극히 조심하면서 가만히 들어앉는 날이란 뜻에서 '설날'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합니다.

백향 / 김강회

290d583726d38158935ef759911334bb25893a0c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도동 식품공장서 화재…통영대전고속도로 검은연기
  2. 유성복합터미널 공동운영사 막판 협상 단계…서남부터미널·금호고속 컨소시엄
  3. 11월 충청권 3000여 세대 아파트 분양 예정
  4. 대전권 대학 대다수 기숙사비 납부 '현금 일시불'만 가능…학부모 부담 커
  5. 김장 필수품, 배추와 무 가격 안정화... 대전 김장 담그기 비용 내려가나
  1. 대전교육청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
  2.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국 신청률 97.5%… 충청권 4개 시도 평균 웃돌아
  3. ‘여섯 개의 점으로 세상을 비추다’…내일은 점자의 날
  4. 대전대 박물관, 개교 45주년·박물관 개관 41주년 기념 전시회 개최
  5. 최고 1436% 이자 받아챙긴 40대 대부업자 실형

헤드라인 뉴스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CTX 민자적격성조사 통과… 충청 광역경제권 본격화

대전과 세종, 충북을 통합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 됐다. 4일 국토교통부와 대전시에 따르면 비수도권 최초의 광역급행철도인 대전~세종~충북 광역급행철도(CTX) 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 민자적격성 조사는 정부가 해당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이번 통과는 CTX가 경제성과 정책성을 모두 충족했다는 의미로 정부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1월 13일 수능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모바일 신분증 '불가'

13일 열리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당일 수험생은 8시 10분까지 시험실에 입실해야 하며 반드시 수험표와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 모바일 신분증은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교육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수험생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교육부는 수험생들을 향해 수능 하루 전인 12일 예비소집에 반드시 참여해 수험표를 수령하고 시험 유의사항을 안내받을 것을 당부했다. 수험표에 기재된 본인의 선택과목을 확인해야 하며 시험 당일 시험장을 잘못 찾아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 시험 당..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與野 대표 대전서 맞불…지방선거 앞 충청표심 잡기 사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약 7개월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잇따라 대전을 찾아 충청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4일 한남대에서 특강을 했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5일 대전시청에서 예산정책협의회를 주재하는 등 충청권에서 여야 대표가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거대 양당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내년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금강벨트에서 기선을 잡기 위한 전략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대전시청에서 충청권 '지역민생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확보 현황과 주요 현안을 점검한다.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돌아온 산불조심기간

  •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전국 최고의 이용기술인은?

  •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빨갛게 물들어가는 가을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