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언론법' 합의 이끌어 낸 박병석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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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언론법' 합의 이끌어 낸 박병석 의장

  • 승인 2021-09-01 16:21
  • 신문게재 2021-09-02 19면
언론사 징벌적 손배제를 핵심으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놓고 몰아치던 '광풍'이 잠시 멈췄다. 여야는 지난 31일 언론중재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오는 27일로 미루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8인 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의 폭주를 멈추게 한 것은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 후 본회의 상정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서 민주당의 언론중재법이 세계인권선언 및 자유인권 규약에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한 반론 제출 요구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개정법의 해악을 잘 알고 있을 박 의장의 중재 노력은 대화와 협의라는 의회 정치 본령의 불씨를 살렸다고 볼 수 있다. 중재 과정에서 박 의장은 언론법 강행 처리를 주도한 민주당 김승원으로부터 욕설까지 들어야 했다. 김 의원은 31일 새벽 페이스북에 박 의장을 거론하며 욕설을 연상시키는 'GSGG'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광기라고 볼 수밖에 없는 행태다.

민주당은 언론 보도로 인한 국민 피해 구제를 명분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사실과도 다르다. 언론중재위가 2019년 한 해 동안 언론 관련 민사소송 263건을 분석한 결과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고위공직자 등 공적 인물과 대기업 등이 70%를 차지 했고, 일반인은 30%에 불과했다. 정상적인 언론사의 경우 미담이나 강력범죄·반인륜범죄가 아니면 민·형사 소송을 우려. 일반인에 대한 기사를 거의 쓰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언론 관련 법은 헌법이 보장한 언론자유 및 국민의 알 권리와 충돌하지 않게 만들어져야 한다. 떡 주무르듯 만들 법안이 아니다. 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협회 등 언론 7개 단체는 "누더기 악법이 된 언론중재법안은 폐기하고, 원점에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법안 폐기를 요구했다. 민주당의 언론법 폭주는 권력 집단 비호를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극적인 합의에 실패할 경우 특위 등 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시간을 갖고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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