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하천 재발견] 갑천 지명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첫 기록… 대전천 하천 지명이 행정지명으로

[3대 하천 재발견] 갑천 지명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첫 기록… 대전천 하천 지명이 행정지명으로

  • 승인 2021-10-22 09:00
  • 수정 2021-10-22 10:46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컷-3대하천





갑천은 선암천, 대천, 개수천이라는 불리기도

버드나무 있는 물가 유등천 유포천으로 기록

유성현 동쪽 25리, 대전천 관전천으로도 불려

 

 

갑천과 유등천, 대전천 등 대전의 3대 하천은 언제부터 현 지명으로 불렸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해 여러 책자에서 답을 찾았다.

▲가장 살 만한 '갑천'='대전지명유래'를 살펴보면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첫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갑천은 현 서쪽 5리에 있는데 전라도 진산군 신현에서 발원해 현 서쪽 3리에 이르러 산암천이 되고 아래로 흘러 형각진과 합류한다", "성천은 유성현 동쪽 7리에 있는데 연산과 진산 두 현 경계에서 발원, 합류해 진잠현을 지나 유성현 동쪽에 이르러 성천이 된다. (중략) 이상 세 개의 하천이 합류해 회덕현의 갑천이 된다"고 쓰여있다.

 

해동지도 회덕현 지도 세부 갑천
해동지도 회덕현 지도에서 보이는 갑천 지명.

이후 '동국여지지', '여지도서', '회덕읍지', '공산지', '대동지지', '호서읍지'에서도 갑천이 등장한다. 유성 동쪽을 지나는 갑천은 '성천', 대전천을 합한 후 북류하는 회덕 부근은 '갑천' 또는 '선암천'이라고 구분해 부르기도 했다. 이후 '해동지도'에서는 대천이라 했고, '1872 지방지도'에는 개수천이라는 이름으로 갑천을 불렀다. 갑천의 갑(甲)은 십간의 첫 번째로 제 일의 또는 첫 번째라는 의미로, 그때나 지금이나 3대 하천 가운데 규모나 상징적 의미가 컸음을 보여준다. 조선 후기 『택리지』를 쓴 이중환은 들판에 자리 잡은 마을 중 공주목에 속한 갑천을 제일 살 만한 곳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버드나무가 있는 물가 '유등천'=대전천과 갑천 사이에서 흐르고 중구와 서구를 구분 짓는 경계인 유등천 주변에는 버드나무가 즐비해 버드내라고 불렸다. 조선시대에는 유포천, 유천이라고 불렸다. "유포천(柳浦川)은 유성현 동쪽 20리에 있는데 전라도 진산현 경계에서 발원한다"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기록이 처음 등장한다. 이후 『동국여지지』에서도 유포라는 이름이 등장하고, 현재의 유등천은『1872지방지도』에서 처음 확인됐다.

 

대전천

▲하천 명칭이 행정지명으로 '대전천'= 대전천은 대전과 금산의 경계인 만인산에서 발원해 동구 일대를 흘러와 대덕구 오정동에서 유등천과 합류한다. 대전(大田)은 큰 밭, 넓은 밭을 의미하는데, 천변에 형성된 지형 조건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대전천은 유성현 동쪽 25리에 있다"는 첫 기록이 발견됐다. 이후 '대동지지'나 '동여도', '청구도', '대동여지도'에서는 관전천(官田川)이라는 이름으로 확인된다. 대전천의 경우 하천을 지칭하던 이름에서 '1872년지방지도'에서 처음으로 산내면 대전리라는 행정지명으로 등장해 현재까지 '대전'이라는 이름의 연원을 담은 최고(最古)의 문헌 기록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세종 원년 1455년과 예종 원년 1469년 지리지 편찬령이 하달됐지만 지연되다가 성종 8년 1477년에야 지리지가 완성되는데 '팔도지리지'다. 성종의 뜻에 따라 '팔도지리지'에 문사들의 시문인 동국시문을 모아 첨재해 완성한 것이 성종 12년 '동국여지승람'이다. 이후 성종과 연산군 시대의 수교를 거치고 새롭게 증보돼 중종 26년 1531년'신증동국여지승람'이 완성됐다. 이 기록에는 계족산과 식장산, 질현, 동자암현, 이원진, 갑천, 계족산봉수, 정민역, 미륵원, 덕창원, 총술원, 형지원, 계족산성을 비롯해 주요 지역의 명칭이 등장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청권 부동산 시장 온도차 '뚜렷'
  2. 오인철 충남도의원,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수상
  3. 위기브, ‘끊김 없는 고향사랑기부’ 위한 사전예약… "선의가 멈추지 않도록"
  4.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5.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1.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2.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3.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4.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5.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