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문화도시 프로젝트] ⑩'산 넘어 산' 원도심 활성화...최근엔 '대흥동의 해체'라는 말까지

  • 문화
  • 문화 일반

[지속가능한 문화도시 프로젝트] ⑩'산 넘어 산' 원도심 활성화...최근엔 '대흥동의 해체'라는 말까지

대전의 문화예술 산실 원도심..근대유산 등 문화적 자원 풍부
대전만의 콘텐츠 문화시설간 연계 방안 찾지 못해 '노점도시' 오명 벗어나지 못해
젠트리피케이션 등 원도심 문화인력 감소..지역 문화예술인 육성 필요

  • 승인 2021-10-23 20:52
  • 수정 2021-11-14 09:56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근대문화유산 (촬영_윤경선)_2019-00-00_0
중구 대흥동 성당 일대/ 대전시 제공
대전의 원도심(중구 대흥, 은행, 선화동 등)은 도시발전의 근원지로서 80여년 간 경제·사회·문화 중심지였다. 특히 대흥동은 대전의 '문화 1번지'였다. 일제 강점기 시절 크게 흥하라는 뜻에서 '대흥'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동네는 근대건축물과 대전 극장 등 여러 문화시설이 밀집돼 있고 공연, 무용, 미술 등 다양한 예술활동이 이뤄졌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대전의 원도심은 '문화 보물창고'다. 현재 원도심에는 23개 근대건축물들이 있고 대흥동에서만 16여개 극단이 활동하며 18개의 갤러리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런 만큼 대전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곳이자 공연예술문화의 산실이며 구 충남도청사 등 근대문화유산을 바탕으로 역사성까지 보여줄 수 있는 높은 문화적 가치를 지닌 장소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원도심의 문화적 자원을 연계시켜 다양한 테마로 벨트화해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이룰 수 있는 시스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대전은 많은 문화·관광 자원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대전만의 콘텐츠와 문화 시설 간 연계 방안을 찾지 못했으며 홍보 부족까지 더해져 '노잼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도심은 1980년대 후반 둔산지구 개발로 공동화 현상으로 쇠퇴의 길을 걸었지만 시가 2003년 원도심 활성화 지원 조례 제정 이후로 도시재생과 원도심 활성화 정책에 주력하며 점차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2017년에는 근대문화유산이 집적돼 있어 원도심 일대가 근대문화예술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옛 충남도청사 등 옛 도심부의 건축물과 문화예술을 융복합한 콘텐츠를 만들어 원도심을 활성화하고 문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문제는 중심 역할을 할 옛 충남도청사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활용방안 논란이 이어지면서 옛 충남도청사와 원도심 문화예술을 연계할 킬러 콘텐츠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테미오래(옛 충남도지사공간 및 관사촌) 역시 지역 문화계에서 원도심의 대표 문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특화된 문화콘텐츠 부재와 운영 주체 간 갈등,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전히 원도심에서 공연과 전시 활동도 활발히 진행되지만 홍보 부족으로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있는 것도 안타까운 지점이다.

더군다나 원도심 활성화 사업으로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높은 임대료에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해 많은 예술인이 대흥동과 중앙로 일대를 떠나기도 했다.

콘텐츠가 부재한 만큼 문화기획자와 지역예술인들의 유기적인 소통도 중요하지만 최근엔 지역 전체 문화인력이 줄어 이미 문화예술인 사이에서 '대흥동의 해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정책가는 "대흥동이 점차 상업적인 곳으로 변해 예술인들이 떠나는 이유도 있지만 청년 예술인들이 줄면서 대전의 예술인 인력 자체가 줄고 있다"며 "문화인력들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대전을 대표할 콘텐츠를 만들기도 어렵다" "원도심 활성화 정책과 함께 청년 문화 기획자 등 문화 인력 육성도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충남통합市 명칭논란 재점화…"지역 정체·상징성 부족"
  2.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3.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4.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5. 대전교육청 종합청렴도 2등급→ 3등급 하락… 충남교육청 4등급
  1. 이재석 신임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부임
  2. 주택산업연구원 "내년 집값 서울·수도권 상승 유지 및 지방 상승 전환"
  3. 경북도, 올 한해 도로. 철도 일 잘했다
  4. 대전세종범죄피해자지원센터, 김치와 쇠고기, 떡 나눔 봉사 실시
  5. 대전·충남 행정통합 속도...차기 교육감 선출은 어떻게 하나 '설왕설래'

헤드라인 뉴스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주도해온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만났다. 양 시도지사는 회동 목적에 대해 최근 순수하게 마련한 대전·충남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축소될 우려가 있어 법안의 순수한 취지가 유지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가장 이슈가 된 대전·충남광역시장 출마에 대해선 김 지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출마 할 수도 있다 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은 같다"라고 말했다. 이장우 시장은 24일 충남도청을 방문, 김태흠 지사를 접견했다. 이 시장은 "김태흠..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4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해 "충남 대전 통합은 여러 가지 행정 절차가 이미 진행되어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면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못지 않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통령실에서 대전 충남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을 뽑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여당 차원에서 속도전을 다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