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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표 대전대학교 총장 |
우리 인간은 생각[사고] 없이는 잠시도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이 '판단중지'를 자기 철학의 키워드이자 기초로 삼아 주창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의당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일단 기존에 해오던 생각을 중지하고 새롭게 생각을 해보라는 것이다. 이 생각이 바로 판단이요 사고요 통찰력이요 가치관이다.
가치관은 세상, 그러니까 사물과 대상을 보는 시각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라고 했는데, 무엇을 알고 무엇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생각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모르면 못 보고, 적게 알면 적게 보고, 잘못 알면 잘못 보게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공부하는 것은 결국 모르는 것을 배우고 깨달아서 보다 낫게, 보다 색다르게, 보다 훌륭하게 생각[사고]하고 상상하여 새롭게 표현 또는 창조하고자 함일 것이다. 이 표현과 창조의 동력인 사고와 상상은 가치관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문명의 이기와 파괴가 가치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가치관을 주로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사회교육을 통해서 얻는다. 그런데 인성 함양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가정교육은 오늘날 종적을 찾기 힘들게 되었고, 학교교육은 성장과 발전을 위해 변화하는, 변화시켜야 할 시대적 과제를 좇아가느라 생존과 경쟁의 가치에 함몰되었다. 또한 사회교육은 사회가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의 부재 속에 상식과 기본을 잃어버린 혼효(混淆)의 시대를 헤매고 있어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 시대는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브르디외의 말처럼 지식[학벌]과 권력, 자본의 논리에 따라 작동되고 있다. 이 리바이어던이 된 지식·권력·자본은 커진 만큼 나누고 공유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이기화·독점화되고 있다. 우리는 부가 학벌과 정치권력과 경제구조를 지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의 사고와 상상력을 방기하고 있기에 생각을 지배받고 있으며 상상력[잠재력]을 빼앗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창조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과 가치를 알아야 한다. 가정교육과 학교교육, 사회교육은 저마다의 자질과 재능을 계발시켜 줄 수 있는 사고력과 상상력, 창조력을 길러줌에 있어 딜레마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사고와 상상력은 거대 다국적 기업인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에 의해 통제되고 지배되고 있다. 이들이 우리[소비자]의 생각과 욕망과 상상력을 '채집'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고객서비스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영리를 위해서라는 것을 알 것이다.
우리는 신에게 사고와 상상력, 창의력을 빼앗겼다는 이유로 중세시대를 암흑기라고 했다. 그렇다면 거대 자본에게 사고와 상상력, 창의력을 빼앗긴 시대는 초광명기 또는 초문명기가 되는 것인가? 우리가 그릇된 자본과 정치논리에 예속되지 않고 자유롭고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카프카가 왜 책을 도끼라고 했는지, 니체가 왜 주인 정신을 부르짖었는지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윤여표 대전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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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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