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 풀지 못한 억울함 달래기 위해" …제23회 골령골 합동 위령제 열려

  • 사회/교육
  • 사건/사고

"72년 풀지 못한 억울함 달래기 위해" …제23회 골령골 합동 위령제 열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모든 유족 참석…각지에서 발걸음
유족 "2기 진화위 문제 재정비해 성의 있는 태도 보여달라"

  • 승인 2022-06-27 17:11
  • 수정 2022-06-27 17:41
  • 신문게재 2022-06-28 6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20220627-산내학살사건 합동위령제3
27일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열린 합동위령제에 참석한 유족들이 벽면에 걸린 희생자 명단에서 희생당한 자신의 가족의 이름을 찾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 불리는 대전 산내 골령골 차가운 땅속에는 여전히 그날의 진실과 아픔이 묻혀있다.

대전 산내 민간인 학살사건 제72주기를 맞아 이날의 진실을 촉구하고 희생자들을 달래기 위해 27일 오후 2시 산내 살령골에서 '제23회 희생자 합동 위령제'가 열렸다.



강한 비가 내리며 무덥고 습한 얄궂은 날씨 속에서도 유족들은 억울하게 희생당한 가족의 넋을 달래기 위해 자리를 지켰다.

이날 위령제에는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과 제주 4·3유족회 뿐 아니라 여수사건 유족회, 아산·태안·전남 유족회 등 전국의 유족들이 참석했다.



3년 만에 유족들이 참석하게 되면서 더욱 의미 있는 날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많은 유족들은 위령제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화상 통화로 위령제를 시청해야 했다.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회장은 "많은 희생자가 있지만, 가해자가 단 한 명이 없다니 유족을 기만하는 형법은 누구의 발상인 것이냐"라며 "제2기 진실화해위원회가 출범한 지 2년이 됐지만 유족의 가슴에 또 하나의 상처를 남겼다. 1기 때 하지 못했던 모든 문제를 재정비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20220627-산내학살사건 합동위령제2
대전 산내사건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27일 동구 낭월동 골령골 유해발굴지에서 열려 유족 및 관계자가 제를 올리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유해발굴을 책임지고 있는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유해발굴 계획과 평화공원 조성 계획을 언급하며 "2007년부터 시작된 발굴 작업을 통해 총 8군데의 학살지를 발견·10m당 100구의 시신을 묻을 것을 확인하며 총 1250구의 유해를 발굴했다"라며 "올해까지 발굴 예정인 가운데 가능한 지역의 모든 구역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평화의 숲 조성이 시작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밝혔다.

위령제에 참석한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은 "1기 진화위는 발굴된 유해 중 505명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신원을 알지 못하는 수많은 희생자들은 아직도 희생 사실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2기 진화위는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수많은 유해 발굴과 함께 유해들의 신원을 확인해 유족들을 찾아주는 등 큰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발굴된 유해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DNA검사를 통해 가족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적정한 예산을 확보해 발굴된 유해 일부라도 유전자 감식을 통해 유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죽동2지구 중학교 부지 삭제 논란… 주민들 "이해 어려워" 반발
  2. "중동發 에너지 위기 넘는다" 25일 0시부터 차량 5부제
  3. 불법증축 화재참사 안전공업, 대화동 공장에서도 불법구조물 의혹
  4.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혐의 입건…경찰 45명 조사 마쳐
  5. [세종시의원 후보군 릴레이 인터뷰] 18선거구 윤정민 "시민 삶 바꾸는 생활정치 실천"
  1. '멀티모달' 망각 문제 해결한 ETRI, '건망증 없는 AI' 원천 기술 개발
  2. 통합 무산 놓고 지선 전초전… 충남도의회 ‘책임론’ 포문열어
  3. 천안 산불 진화작업에 투입된 헬기… 담수 과정 중 저수지로 추락
  4. 안전공업 2009년부터 화재신고 7건, 대부분 슬러지·분진 화재
  5.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헤드라인 뉴스


안전공업 대화동 공장서도 불법구조물 의혹 ‘점검 시급’

안전공업 대화동 공장서도 불법구조물 의혹 ‘점검 시급’

대전 안전공업 화재참사 관련 체력단련실과 휴게실의 불법증축 공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안전공업이 운영하는 다른 공장 두 곳에 대해서도 조사가 요구된다. 안전공업의 대화동 공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건축물대장에 등재된 철근콘크리트 구조와는 다른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임시 시설로 보이는 구조물이 상당한 규모로 확인돼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24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화재가 발생한 안전공업은 대덕구 문평동 공장에 불법건축물을 짓고 사용하다 이행강제금까지 부과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대덕구에 따르면, 이번 화..

행정수도 특별법, 30일 국토위 법안소위 여야 합의로 통과할까
행정수도 특별법, 30일 국토위 법안소위 여야 합의로 통과할까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상징인 ‘행정수도 특별법’의 여야 합의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안 발의에 여야 의원 104명이 참여한 데다 여야 대표 모두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해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국가균형성장특별위원장인 김태년 의원(성남수정)과 강준현 의원(세종시을), 조국혁신당 황운하(비례), 무소속 김종민 의원(세종시갑)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이견 없는 국가 과제임을 강조하며 "행정수도특별법, 더 이상 늦출 수 없..

안전공업 화재 기부 챌린지 `042기부챌린지` 빠르게 확산
안전공업 화재 기부 챌린지 '042기부챌린지' 빠르게 확산

대전 안전공업 화재 사고의 아픔을 함께하기 위한 유명인들과 지역민들의 ‘대전 042 기부챌린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챌린지는 4월 1일까지 10만원을 기부하고 인증 영상을 올린 후 다음 주자 2명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기부 챌린지는 대전 인플루언서이자 홍보대사인 ‘세웅이형’이 시작 했으며 대전출신 방송인 서경석, 대전 홍보대사 '태군' 인기 디저트 맛집 ‘정동문화사’,‘몽심’ 맛집 소개 인플루언서 ‘유맛도리’ 머쉬빈티지 김지은 대표, 리틀딜라잇 김민아 대표, 빈스치과 임형빈 원장 등이 참여했습니다. 영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안전공업 화재사고 희생자를 향한 애도 물결

  •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2026년 진잠향교 춘계 석전대제

  • 합동분향소 찾은 정청래 대표 합동분향소 찾은 정청래 대표

  • 국립대전현충원 찾은 김태흠 지사 국립대전현충원 찾은 김태흠 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