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72주년] 세종시 이름만 '행정수도' 안돼… 미래 견인 '진짜 수도' 돼야

[창간72주년] 세종시 이름만 '행정수도' 안돼… 미래 견인 '진짜 수도' 돼야

지방분권·서울기능 분산취지 건설
47개 중앙행정기관 입주 중추역할
행정수도 지위는 인정안돼… 개헌 통해 법으로 권한 보장해야

  • 승인 2023-08-31 23:03
  • 신문게재 2023-09-01 3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1688195323400
세종시 청사 전경
2012년 7월 1일 출범한 세종시의 대전제는 행정수도다. 지방분권과 더불어 수도 서울의 기능을 분산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그 취지는 '관습법'에 가로막혀 어정쩡한 모습으로 세종시의 위상을 가리고 있다. 바로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명칭이다.

갖다 붙여도 정도껏 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러자 정부에서 내세운 것이 '행정수도'라는 기능만 덧댔다.

몇 개 부처만 빼놓고 세종으로 옮겨온 만큼 기능 면에서는 행정수도답기도 하다. 그러나 속으로는 여전히 행정수도 세종을 인정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이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법의 맹점을 이용하는 듯한 모양새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국회 세종의사당과 제2 대통령 집무실까지 여야 간 합의된 사항이지만, 실행은 미지근하다 못해 답답하다.

뭐니 뭐니해도 말보다는 실행이 우선돼야 믿을 수 있는데 지금에 와서야 각론을 따지는 게 그렇다. 총론은 인정하지만, 각론은 인정하지 못한다면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회 세종의사당이 꼭 그렇다. 정작 세종의사당의 규모 등 현실적인 내용을 다루는 국회 규칙을 두고선 옴짝달싹도 하지 않다가 우여곡절 끝에 8월 23일 겨우 통과했다. 마치 시간만 지나면 끝이라는 주장을 펼치듯이 모르쇠로 일관해오다 마지못해 한 것 같아 개운치 않다. 애초 출발선에선 이구동성으로 필요성을 주장하며 여야 간 합의에 이르렀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려고 하니 누구 하나 나서지 않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속을 알 수 없다.

그렇기에 행정수도 세종 완성은 말이 아닌 법으로 보장돼야 한다. 단순히 수식어로 따라붙는 것으로도 곤란하다. 이젠 명백히 헌법으로 명시해야 한다. 그래야 세종시가 행정수도의 지위를 굳건히 할 수 있다.

옛말에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이젠 더욱 줄기차게 요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생떼라도 써야 한다. 내로남불을 정치로 여기는 여야로부터 기댈 건 그다지 없을 듯하다. 국민 앞에서 철석같이 약속하고서도 나 몰라라 하는 정치권에는 그에 응당한 채찍질을 가해야 움직일 수 있다.

관습법으로 날아간 행정수도 지위는 법으로 찾아올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개헌을 통한 헌법적 지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세종시법 전면개정으로 국가기관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해야 한다.

세종시전경_나성동일대
세종시 전경(나성동 일대)
세종시의 정체성은 누가 뭐래도 행정수도다. 실질적이니 명목상이니 하는 말은 필요 없다. 말 그대로 '행정수도'라는 헌법적 지위 보장만 있으면 된다. 개헌이 필요한 절대적인 이유다.

세종시전경_어진동일대
정부 부처가 들어서 있는 어진동 일대 전경
현재 세종시에는 47개 중앙행정기관이 들어와 국가행정의 중추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 출범 이후 각종 도시기반시설 확충 등 10여 년의 기간 외형적인 성장을 해오고 있다.

세종시전경_대평동일대
세종시는 출범 이후 지난 10여 년간 행정수도 역할과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사진은 대평동 일대 모습.
역할과 성장까지 세종시의 위상은 갈수록 행정수도로 거듭나고 있다. 그런 만큼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명문화만 남아 있다. 수도 서울을 지키기 위한 관습법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상에도 맞지 않는다. 더욱이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조치법'에 의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덧씌워진 세종시의 굴레를 벗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종시를 '진짜 수도'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하는 '미래전략 도시'로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대통령의 말은 무겁다. 진짜 수도와 가짜 수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두고 볼 일이다.

이런 가운데 최민호 세종시장의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한 화두는 정치권에서 깊이 고민해야 한다. 최 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세종시 차원에서라도 먼저 '행정수도 개헌을 위한 추진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그의 제안은 간단명료하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이라는 대의에 여야가 있을 수 없고, 지방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최 시장은 특히, "현행 세종시법은 세종시 설치를 위한 최소한의 규정을 담고 있을 뿐 행정수도로서 지위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행정수도 건설의 법적 근거로 '세종시법' 전면 개정도 요구했다.
세종=이승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한화이글스의 도전이 끝나는 순간! 마지막 육성응원 최강한화 1
  2. 대전사랑메세나, 취약계층과 지역주민이 함께한 '더 노은로 작은음악회' 성료
  3. 대전의 가을밤을 뜨겁게 달군 과학관 응원단장! 한화팬-대전시민여러분께 1
  4.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2025년 평생학습주간 축제' 개최
  5. 백석문화대, 뉴질랜드 글로벌 현장학습 파견… 보건의료 인재 육성 가속
  1. 단국대 C-RISE사업단, 지역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2. 상명대, 카자흐스탄 대학들과 웹툰학과 개설 교류협력 협약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가을나들이 행사 진행
  4. 한기대 RISE사업단, '2025 산학연협력 EXPO' 참가
  5. 조원휘 대전시의장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신속 추진해야”

헤드라인 뉴스


`뜨거웠던 한 가을밤의 꿈`…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준우승 마무리

'뜨거웠던 한 가을밤의 꿈'…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준우승 마무리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치른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LG 트윈스는 한화를 1-4로 꺾으며 정규 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함께 안았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LG를 맞아 1-4로 패배했다. 한화는 이날 경기에서 문동주-정우주-황준서-김종수-조동욱-주현상-류현진 등 가용 가능한 모든 불펜 자원을 동원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LG의 타선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시리..

"야구 참 어렵다"…김경문 한화 감독, 한국시리즈 5차전 총력 다짐
"야구 참 어렵다"…김경문 한화 감독, 한국시리즈 5차전 총력 다짐

"반드시 이겼어야 하는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 야구 참 어렵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LG 트윈스와의 4차전을 패배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 투수 와이스의 호투에 힘입어 경기 후반까지 주도권을 챙겼지만, 9회에 LG에 역전을 허용하며 4-7로 패했다. 와이스와 교체해 구원 투수로 나선 김서현의 부진에 김 감독은 "할 말이 크게 없다. 8회에는 잘 막았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전시, 상장사 성장 지원 본격화… 전 주기 지원체계 가동
대전시, 상장사 성장 지원 본격화… 전 주기 지원체계 가동

'일류경제도시 대전'이 상장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며 명실상부한 비수도권 상장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역 기업의 상장(IPO) 준비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해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2022년 48개이던 상장기업이 2025년 66개로 늘어나며 전국 광역시 중 세 번째로 많은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시는 이러한 성장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체계적인 지원과 시민 인식 제고를 병행해 '상장 100개 시대'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2025년 '대전기업상장지원센터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가성비 좋은 겨울옷 인기

  •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