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칼럼] 미술잡지 발행은 계속 되어야 한다.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 칼럼] 미술잡지 발행은 계속 되어야 한다.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

  • 승인 2024-09-25 17:00
  • 수정 2024-09-25 17:03
  • 신문게재 2024-09-26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2024073101002413700095651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
이제는 방송, 온라인, SNS를 통해 세상을 보고 정보도 빠르게 입수하면서 인쇄매체인 신문과 잡지는 발행 부수도 줄어들고 있다. 일간지 중에서도 토요일 발행이 중단되거나, 판형이 작아진 신문이 늘어났다. 국내 대표 문화교양지 월간 『샘터』가 2019년 12월호로 폐간 위기에 놓였다가 개인 격려금 및 후원금, 우리은행 후원으로 발간 중이다. 2004년 창간된 최다 발행 부수 간행물인 『KTX매거진』은 한국철도공사의 직접 발간이 아니라 위탁사업자가 광고를 모집하여 해당 광고비로 잡지를 발행하는 형태이다. 2020년 이후 코로나 19 여파로 여행수요가 급감하면서 광고 수입이 줄어들자 사업자 성우애드컴이 부도로 도산하며 2021년 9월호 이후 휴간되었다. 현재 새로운 위탁사업자 서울문화사가 2022년 1월호부터 재발간 중이며 페이지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 7월 폐간 절차를 밟던 52년 전통 월간문예지 『문학사상』은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사재를 출자해 설립한 우정문고에서 인수하여 발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미술잡지의 경영은 어렵다. 높은 퀄리티를 요구받지만, 전문지라는 특성상 독자는 한정되어 기업 브랜드 광고 유치가 어렵다. 언론 자유화이후 잡지 등록이 쉬워져 그동안 많은 미술잡지가 선보였다가 소리 없이 사라져간 이유이다. 2007년에 『대전아트가이드』가 창간 후 폐간되었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daljin.com을 통해 폐간 미술잡지 10종의 목차를 서비스하고 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미술잡지를 주제로 두 차례의 전시를 가졌으며 단행본을 만들었다. 2008년 박물관 개관전 <미술 정기간행물 1921-2008>은 6종으로 나누어 98여종을 전시했다. 2019년 <미술을 읽다-한국미술잡지의 역사전>은 미술을 읽어낸 잡지기사를 7개의 키워드로 분류하여 콘텐츠를 소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잡지는 그동안 일반적으로 1921년 서화협회가 발행한 『서화협회 회보』로 알려져왔으나 이 전시 후 1917년 『미술과 공예』 창간호가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 발행되는 최장수 잡지는 1966년 8월에 창간한 『photography』 는 올해 8월호가 통권 678호, 1966년 11월에 창간한 『SPACE』 가 통권 681호이다. 『월간미술』이 제호의 글씨체를 바꾸고 자연친화적인 종이로 교체했으며 본문 활자를 키워 가독성을 높였다. 지난 8월에 20회 월간미술대상 시상식을 가졌으며 1년 구독료 18만원이다. 『아트인컬처』는 미술관 화랑 광고를 가장 많이 수주하며 3년 동안 키아프 & 프리즈 가장 큰 특집을 구성했고, 『퍼블릭아트』는 7월에 시각예술의 역량 있는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6회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전시를 마쳤고 두 잡지는 1년 구독료 15만원이다. 1984년 창간되었던 월간『미술세계』는 2019년 11월 통권 420호로 휴간했다. 2022년 5월호부터 발행처가 바뀌어 『더원 미술세계』로 재창간되어 2023년 9.10월호까지 발행되었다. 『미술세계』는 특히 구상미술과 지역미술에 비중을 두었던 잡지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요가 있어 『ART WORLD』로 다시 제호를 바꾸어 이번 10월에 재창간 된다.

일간신문에서 미술평론가의 고정 칼럼은 드물어졌고 블록버스터 전시 청탁 원고만 간간히 마주친다. 그렇지만 미술잡지는 특집, 작가론, 전시리뷰 3대 기사로 미술문화를 선도해야한다. 신문의 미술기사는 대형갤러리와 대형미술관의 전시 소개, 옥션 예고 및 결과 등에 종속되어가는 판국이다. 미술홍보지보다 공정하고 정확하며 성실한 글을 쓸 수 있도록 미술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과 올바른 비평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잡지는 올바른 사명감으로 뚜렷한 방향과 성격이 드러나야 한다. 상업논리에 함몰되지 않게 미술생태계를 위해 미술잡지의 부흥이 필요한 시점에 직면해 있다. 미술잡지는 단순 정보 제공의 역할을 넘어 창작자와 매개자에게 소통과 영감을 주는 매력이 특징이 있다. 그리고 그 자체가 기록의 아카이브로 남는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3.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4. 고양시, 2026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참여자 모집
  5.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1.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2.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3.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4.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5. 대전 환경단체, 열병합발전 발전용량 증설 승인 전기위 규탄

헤드라인 뉴스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1천만원 이상 고액‧상습체납 대전 247명, 94.6억원 달해

대전지역에 1000만원 이상 고액·상습 체납자 247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대전시는 19일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제·부과금 체납액이 각 1000만 원 이상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시 누리집 및 위택스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는 올해 1월 1일 기준 체납 발생일부터 1년이 지난 1000만 원 이상 체납자이며 지난 10월까지 자진 납부 및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지방세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공개된 정보는 체납자의 성명·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세목, 납부기한 및 체납요지 등이며..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