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찜통더위 속 건강 사수법: 세대별 슬기로운 여름나기”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찜통더위 속 건강 사수법: 세대별 슬기로운 여름나기”

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CMB 'Dr.oh의 에브리핏' 진행

  • 승인 2025-08-20 10:55
  • 신문게재 2025-08-21 18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20250125_101751_13
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올해 복날 지인들과 함께 삼계탕집에 다녀왔습니다. 비교적 넓은 식당 규모였는데도 손님을 많이 받기 위해서인지 한사람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손님을 세워둔 채 정신없이 상 치우느라 들고 나는 손님들에게 하는 인사는 애초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테이블 모퉁이에 있던 물김치 그릇이 엎질러졌는데 하필 모처럼 복날 외식 온 가족으로 보이는 옆 테이블 어르신 옷에 튀었습니다. 결국, 그날 점심은 코로 먹었는지 입으로 먹었는지, 비좁은 닭장 틈바구니에서 모이를 앞다투어 먹다 잡혀 온 접시 위의 닭 신세나 복날 몸보신하러 왔다가 얼떨결에 경황없는 복달임을 하고 가는 사람 신세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예로부터 일 년 중 가장 습하고 더운 시기를 일컬어 특별히 '삼복(三伏)더위'라고 말합니다. 삼복은 고대 우주의 질서를 파악하고자 만든 음(陰)과 양(陽)을 지닌 10개의 간지인 천간(天干)에 우주의 다섯 가지 기본 요소인 오행(木火土金水)을 나열하여 하지(夏至)부터 입추(立秋)를 기준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을인 '쇠'의 음기가 여름인 '불'의 양기 앞에 굴복하여 엎드려 있다는 의미로 마치 사람(人)과 개(犬)가 나란히 붙어있는 '엎드릴 복(伏)' 자가 대변하듯 사마천의 <사기>에서 고대 중국의 진(秦) 덕공(德公) 2년(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땀을 많이 흘리고 농사일처럼 고된 일로 면역력이 약해지던 이 시기에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는 것에 유래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약해진 금(金)의 기운을 보충하기 위해 여러 동물 중에서도 당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개'와 '닭'으로 음양오행을 조화롭게 하고 원기(元氣) 회복을 돕는 보양식을 먹는 문화가 오늘날까지 전해오고 있습니다.



조상들의 지혜로운 방법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도 좋지만, 요즘은 예전과 달리 먹거리가 풍부하여 영양은 오히려 넘쳐나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여, 보다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더위를 이겨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시대의 변화와 함께 문화적 감각도 확연히 달라지는 세대별 반짝이는 아이디어 피서법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에는 산이나 계곡, 해수욕장 등지를 찾아 가족 단위 피서를 즐기며 계곡에 수박을 담그던 아날로그 형태였다면 X세대(1965~1980년생)는 카세트플레이어를 들고 자동차를 타고 근교 여행에서 필름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는 낭만파였습니다. 밀레니엄 세대(1981~1996년생)는 핸디캠이나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감성 카페나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등 자유여행을 선호하였으며 Z세대(1997~2010년생)는 얼음 목걸이나 휴대용 쿨링템을 소지하고 유튜브·틱톡의 감성 장소, 워터파크, 방탈출 등 '핫'한 공간을 방문하여 디지털 네이티브답게 즉석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Vlog, Shorts 등)하며 짧고 강렬한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합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정자나 누각 등 자연 속에서 더위를 잊고 이열치열로 개장국, 육개장, 삼계탕, 팥죽 등 뜨거운 보양식과 함께 낮술과 낮잠 즐기며 내면의 평온을 추구했다면, 최근 젊은 세대들은 시원한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집캉스나 호캉스를 누리며 아이스커피나 아이스케잌, 예쁜 디저트와 퓨전음식 등을 배달시켜 먹고 나만의 경험이나 체험을 콘텐츠화하며 인터넷과 SNS를 통해 '보여주기'와 '즐기기'를 추구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웰니스 중심의 피서도 빼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며 요가, 명상, 홈트레이닝으로 체력과 정신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것으로 감성과 개성은 살리고 실용성과 건강까지 챙기는 슬기로운 여름나기 피서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주로 어떤 피서법을 즐기시나요? 시대는 달라도 더위를 피하려는 인간의 지혜는 참으로 흥미롭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외부 활동은 자제해야 하는 요즘 같은 혹서(酷暑)에 실내에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간단한 운동법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세한 설명과 동작은 QR코드를 참조하세요./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CMB 'Dr.oh의 에브리핏' 진행자



캡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2. 화성시, 거점도시 도약 ‘2040년 도시기본계획’ 최종 승인
  3.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4.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5.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1. 코레일, 겨울철 한파.폭설 대비 안전대책 본격 가동
  2. "르네상스 완성도 높인다"… 대전 동구, '주요업무계획 보고회'
  3.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7대 광역시 중 두번째
  4. 대전권 14개 대학 '늘봄학교' 강사 육성 지원한다
  5. 첫 대전시청사 복원활용 탄력 붙는다

헤드라인 뉴스


갑천에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갑천에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대전 유성구파크골프협회가 맹꽁이와 삵이 서식하는 갑천 하천변에서 사전 허가 없이 골프장 조성 공사를 강행하다 경찰에 고발당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나무를 심으려 굴착기를 동원해 임의로 천변을 파내는 중에 경찰이 출동해 공사가 중단됐는데, 협회에서는 이곳이 근린친수구역으로 사전 하천점용허가가 없어도 되고 불법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24일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와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유성구 탑립동 용신교 일대의 갑천변에서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굴착기가 땅을 헤집는 공사가 이뤄졌다. 대덕테크노밸리에서 대덕구 상서동으로 넘어..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국회의원 전원, ‘2027 충청U대회 성공법’ 공동 발의

충청권 여야 국회의원 27명 전원이 ‘2027 충청 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국민의힘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은 25일 국제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회 운영에 필요한 기부금품을 직접 접수·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으로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조직위원회가 기부금품을 접수할 때 절차가 복잡해 국민의 자발적인 기부 참여가 제한되고, 국제경기대회 재정 운영에 있어 유연성이 낮다..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 충남서 ASF 첫 발생… 도, 긴급 차단방역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 충남서 ASF 첫 발생… 도, 긴급 차단방역

국내 최대 돼지 사육지역인 충남에서 치사율 100%(급성형)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처음으로 발생했다. 충남도는 ASF 확산을 막기 위해 도내 양돈농가 등에 상황을 전파하고, 이동 제한 등 긴급 차단 방역에 돌입했다. 25일 도에 따르면, 총 463두의 돼지를 사육 중인 당진시 송산 돼지농가에서는 지난 17∼18일 2마리가 폐사하고, 23∼24일 4마리가 폐사했다. 농장주는 수의사의 권고를 받아 폐사축에 대한 검사를 도에 의뢰했다. 도 동물위생시험소는 폐사축에 대한 ASF검사를 진행, 이날 오전8시 양성 판정을 내렸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

  •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