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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광양시에서 열린 포스코HY클린메탈 1공장 준공식./광양시 제공 |
20일 광양시에 따르면 민선 8기 3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와 위기 대응, 고부가가치 신산업 육성을 결합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광양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리튬 원료 확보부터 전구체·양극재 대량 생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모든 공정을 한 도시 안에서 완결하는 이차전지 풀 밸류체인을 갖췄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그동안 중국산 탄산리튬 의존도가 높았으나, 광양은 자립형 공급 체계를 통해 원료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호주산 광석을 활용해 연 4만 3천 톤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으며, 포스코리튬솔루션은 아르헨티나산 염수를 활용한 연 2만 5천 톤 규모의 리튬 생산 체계를 올해 준공 목표로 준비 중이다.
전구체는 니켈·코발트·망간 등 금속을 결합한 소재로, 리튬과 합성해 양극재로 가공되며, 그동안 국내 수요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지난 6월, 율촌산단에 연 4만 5천 톤 규모의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이 완공되면서 생산이 본격화됐다.
양극재 생산에서도 광양의 위상은 확고하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9만 톤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60kWh급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약 100만 대분에 해당한다. 현재 하이니켈 NCM, NCMA 계열 양극재를 양산 중이며, 향후 4만 5천 톤 규모의 5단계 NCA 양극재 공장이 추가 준공되면 연산 13만 5천 톤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차전지 산업의 완결을 위한 재활용 인프라도 갖췄다. 광양 포스코HY클린메탈의 폐배터리 리사이클 공장은 연간 1만 2천 톤의 폐배터리에서 블랙파우더를 추출해 니켈 2,500톤, 코발트 800톤, 탄산리튬 2,500톤 등을 회수하는 설비를 운영한다. 회수된 금속 자원은 다시 전구체·양극재 공정에 투입돼, 이차전지 소재 산업 전반에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순환경제 모델을 구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앞으로 10년간 광양에 4조 4천억 원 이상을 투자해 이차전지와 수소 산업 인프라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광양시는 이러한 민간 투자가 지역 발전과 직결되도록 산업 인프라 지원, 제도 개선,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정책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광양시는 이차전지 산업에 이어 수소 산업도시로의 전환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2년 국토교통부 수소시범도시 공모사업에 선정된 광양시는 국비 200억 원을 포함해 총 400억 원 규모의 수소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광양 수소도시 마스터플랜'을 확정했으며, 2028년까지 생산·이송·활용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소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친환경 도시이자 새로운 에너지 산업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국내외 우수사례를 참고해 수소의 생산, 이송, 활용 전 과정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수소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수소생산시설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했고, 3월에는 시민 참여형 '수소체험 커뮤니티(홍보센터)' 조성에도 착수했다. 이 홍보관은 시민이 수소에너지의 필요성과 안전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수소도시 전환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확충 중이다. 지난해 말 초남산단에 준공된 전남 제1호 액화수소충전소는 시간당 200kg의 수소를 공급할 수 있으며, 수소버스 150대 이상을 충전할 수 있다. 기존 성황 수소충전소도 버스 충전이 가능하도록 시설을 확장해 광양은 전남 최대 규모의 수소 충전망을 확보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광양시는 수소 모빌리티 활용 분야 확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운행 중인 수소버스의 확대 보급은 물론, 수소청소차·수소지게차·수소드론·수소바이크·이동식 수소충전차량(튜브트레일러) 등 다양한 수소모빌리티를 공공과 산업 분야에 우선 도입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수소도시 전환을 앞당길 계획이다.
광양시의 수소도시 조성사업은 향후 전국 수소경제 확산을 이끄는 선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여수광양항을 활용한 청정수소 수입 거점 항만화와 포스코 철강공정의 수소환원 전환이 맞물릴 경우, 광양은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전략적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양시는 벤처·스타트업 육성에 속도를 내며 지역 산업 생태계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과거 인구 7만 명의 작은 농어촌 마을이었던 광양은 1982년 포스코 광양제철소 건설을 계기로 40여 년간 세계적인 철강 도시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산업 구조 전환과 지방 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스타트업과 벤처를 중심으로 한 미래형 경제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전남에서 유일하게 3년 연속 인구 증가를 기록하며 '전남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자리잡은 광양시는 청년층 유입 전략의 하나로 창업 지원 정책을 강화해왔다. 대표 사업인 '광양 벤처밸리'는 지난해부터 전라남도와 포스코가 함께 추진하는 민관 협력 프로그램으로, 지역 기술창업 보육과 창업 문화 확산을 통해 광양을 '전남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
정인화 광양시장은 "이차전지와 수소 산업은 광양의 미래를 이끌 핵심 동력"이라며 "고부가가치 산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산업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 광양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고 혁신이 활발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양시는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미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 지정, 철강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사업 등을 병행하고 있다. 시민·기업·지방정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 속에서 광양은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산업의 중심지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광양=이정진 기자 leejj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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