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근대도시 대전'에 자긍심을 불어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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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근대도시 대전'에 자긍심을 불어넣다

민선8기 출범 이후, 근현대문화유산 정책 변화... 옛 대전부청사 등 적극 매입 활용 나서
이장우 대전시장 "지역 정체성과 대전 자긍심" 강조 의지 담겨

  • 승인 2025-11-13 16:40
  • 신문게재 2025-11-14 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사진
대전근현대사전시관 특별전'대전, 도시의 기원' 1931년대전시가지항공사진. 제공은 대전시
민선 8기 출범 이후 대전 근현대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대전시의 시각이 달라졌다. 이전까지 주목받지 못했던 근현대 문화유산들이 잠에서 깨어나면서 '개척자의 도시 대전'의 숨결이 원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사실 일제와 연관된 근대문화유산을 대하는 우리 시각은 이중적인 것이 사실이다. 대전도 마찬가지다. 대전지역 근대문화유산에는 일제 잔재와 맞닿은 게 대부분으로 근대문화유산들에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근대문화유산의 보존이나 활용, 재생 문제가 막혀있던 이유다. 중구 대흥동 일·양 절충식 가옥이자 국가등록문화재 제377호인 '뾰족집'이 해체 이전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도청사 철거는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며 1932년 건립돼 80년의 세월을 대전과 함께한 근대건축물인 옛 충남도청사 철거 공약이 나왔던 것도 그리 오래된 얘기가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근대건축물에 대한 보존 및 활용 방안이 요구됐지만, 예산상의 어려움 등으로 흐지부지됐다.

그랬던 대전이 민선 8기에 달라졌다. 옛 대전부청사 등 근현대 문화유산을 적극 매입하고 활용 계획을 세우는 등 '근대도시 대전'의 모습을 다듬어가고 있다. 이는 '지역의 정체성과 대전시민의 자긍심'을 강조하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대전은 대전역이 부설되면서 형성된 근대도시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회덕현과 진잠현에 속한 들판 마을이었던 대전은 1905년 경부선이 개통되며 철도역이 들어서고, 일본인 이주민들이 몰려들면서 본격적인 도시로 자리잡았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행정기관, 금융기관, 상업시설이 들어섰고, 그렇게 '근대 도시 대전'의 뼈대가 완성됐다. 100년이 흐른 지금도 원도심에는 그 시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옛 충남도청사를 비롯해 옛 대전부청사, 동양척식주식회사(현 헤레디움), 조선식산은행, 대전역 인근 철도관사촌 등 20세기 초 건축물들이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대전시는 전국 최초로 '근현대 건축문화유산 전수조사'를 진행해 역사성과 희소성 있는 308건을 우수건축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2023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 3개월에 걸쳐 대전 전역의 50년 이상 된 건축물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시는 건축물대장에서 작성된 2만 6720건을 대상으로 항공사진 지적도 합성과 현장 조사 등을 걸쳐 1만 4410건을 목록화했다. 이후 보고회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문화유산 지정 혹은 등록 기준인 역사성·예술성·학술성·보존상태·희소성 가치 여부를 대입해 최종 308건의 우수건축문화유산을 선별했다. 구체적으로는 시 등록문화유산급 2등급 62건, 우수건축자산급 3등급 246건으로 분류됐다. 시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건축물의 보존과 활용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조례도 재정비했다. 대전시의회 제285회 임시회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이 '대전시 근현대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 조례안'을 발의했다. 그간 지역 내 근현대문화유산은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원형유지 원칙과 강력한 주변 규제 때문에 철거되는 경우가 많았다는데 이 조례를 통해 소유자의 자발적 보존 의지를 기반으로 보다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등록 및 보존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부족
옛 대전부청사 조감도. 제공은 대전시
특히 대전시는 근현대문화유산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전시는 대전의 근대 행정 출발점이었던 옛 대전부청사(첫 대전시청사)를 34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4년 매입했다. 옛 대전부청사는 1937년 근대 모더니즘건축 양식이 집약된 건물로, 해방 이후 미군정청과 대전시 청사로 활용됐으며 1996년부터 민간에서 활용해오다 2022년 오피스텔 신축 등으로 철거 위기에 놓였었다. 시는 복원 작업 착수와 동시에 국가유산 등록에 도전하고 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당시 대전에 전기를 처음 공급한 옛 한국전력공사 대전보급소도 올해 2월 매입계약 체결 및 소유권 이전을 완료하고, 대전학 진흥을 위한 '대전학(大田學)발전소'로 변모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1970년대 간이역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폐역 원정역 매입도 추진 중이다.

제2문학관 조성 사업을 보면 대전의 달라진 모습을 재확인 할 수 있다.

보존에 그치지 않고 대전시는 근현대문화유산 활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 로스터리' 유치 노력이 대표적이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근현대문화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게 아닌 적극 활용해 '살아있는 공간'으로의 재구성하는데 힘을 쓰는 모습이다.

대전시는 옛 대전부청사를 복원해 2027년 상반기 대전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부청사 복원은 단순히 옛 건물을 되살리는 차원을 넘어 대전 도시 정체성과 원도심의 새로운 역할을 재정립하는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다. 1930년대 대구·군산·함흥 공회당 도면과 일본·대만의 동시기 건축 자료를 고증해 최대한 원형에 가까운 복원을 추진하고 있으며, 복원 후에는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323㎡ 규모의 건물이 '대전 로컬랩 D', 전시공간, 다목적홀 '프런티어홀', 옥상정원 등으로 구성된 복합시민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옛 한국전력공사 대전보급소는 '대전학(大田學)발전소'로 조성된다. 대학, 시민대학, 대전연구원, 민간 등에 산재한 대전학 기능을 한데 모아 체계적인 대전학 연구·보급 공간으로 활용한다. 산재한 대전학 교육 및 연구 시설을 집약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상희 목원대 교수는 "예전에는 근현대건축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지만,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산업화까지 포괄적으로 인식되면서 원도심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원도심 문화 정체성 자원인 근현대문화유산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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