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 대전은 왜 국가 첨단산업의 중심에서 멀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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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 대전은 왜 국가 첨단산업의 중심에서 멀어졌는가

이종진 진광에스엔씨 대표

  • 승인 2026-07-09 17:02
  • 신문게재 2026-07-10 18면
  • 김흥수 기자김흥수 기자
이종진
이종진 진광에스엔씨 대표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기술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대전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를 비롯한 우수한 대학, 수만 명의 연구인력과 박사급 전문인력이 집적된 국내 최대 연구개발 거점이다. AI, 반도체, 바이오뿐만 아니라 우주산업, 방위산업, 로봇산업까지 미래 국가전략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연구 기반만큼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대전은 우주기술 연구, 위성개발, 발사체 핵심기술, 국방과학 연구, 인공지능 기반 로봇기술 등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역량을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도시에 가깝다.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풍부한 연구인력은 다른 지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대전만의 가장 큰 자산이다. 첨단산업의 경쟁력은 공장이 아니라 연구개발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대전은 충분히 국가 첨단산업의 중심도시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최근 정부의 국가 첨단산업 육성 정책 과정에서 로봇산업은 경북·구미를 중심으로 성장 기반이 강화됐고, 방위산업은 경남·창원을 중심으로 국가적 투자가 이어졌으며, 일부 방산 및 미래산업 프로젝트는 호남권에서도 확대됐다. 그 결과 대전은 뛰어난 연구역량에도 불구하고 산업화와 대규모 기업 투자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연구는 대전에서 하고 산업은 다른 지역에서 꽃 피운다"는 현실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과 특허가 지역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기보다 다른 지역에서 생산과 투자로 연결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대전의 산업 경쟁력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민선 7기와 민선 8기 시정, 그리고 당시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평가가 엇갈린다. 당시 대전은 지역 국회의원 대부분이 같은 정당 소속으로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비교적 용이한 정치적 환경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럼에도 국가 첨단산업 특화단지와 대형 국책사업, 대기업 투자 유치 경쟁에서 대전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전략과 초당적인 대응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물론 국가산단 지정과 기업 투자 결정은 중앙정부 정책, 기업의 경영 판단, 산업용지 확보, 교통망, 규제환경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작용하는 만큼 특정 시기나 특정 주체만의 책임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전이 가진 연구개발 역량을 산업과 기업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부족했던 점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대전은 단순한 연구도시를 넘어 산업도시로 도약해야 한다. 우주산업과 방위산업, AI, 반도체, 바이오, 로봇산업을 하나의 첨단산업 벨트로 연결하고, 연구기관과 기업,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성과가 기업으로 이전되고, 기업은 지역에 투자하며,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전은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연구개발 역량을 갖고 있다. 수많은 연구기관과 우수한 연구원, 축적된 기술력은 다른 도시가 쉽게 갖출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과거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강점을 국가 첨단산업과 연결하는 과감한 전략과 실행이다. 대전이 다시 대한민국 우주·방위·로봇산업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정치권, 산업계와 연구기관이 함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과학도시'만이 아닌 연구가 산업이 되고, 산업이 일자리가 되는 대한민국 대표 첨단산업도시다. /이종진 진광에스엔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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