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전 대덕구 성모자애산부인과 변태섭 원장

  • 사람들
  • 인터뷰

[인터뷰] 대전 대덕구 성모자애산부인과 변태섭 원장

자모원 등 시설 무료출산 지원 … “안타까운 사정에 도움 주고파” 봉사로 지역지킴이 앞장 노력 … “미혼모 위한 재능기부로 행복”

  • 승인 2016-01-12 18:00
  • 신문게재 2016-01-13 2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마음이 아프죠. 14살짜리 어린 미혼모가 엄마도 없이 아이를 출산한다고 생각해봐요. 도와주고 보살펴 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대전 대덕구 오정동 성모자애산부인과 변태섭 원장(54·사진)은 지역 미혼모 시설의 출산을 맡아온 지 올해로 벌써 4년째다.

가톨릭 대전교구가 운영하고 있는 자모원에는 18명의 미혼모들이 입소하고 있다. 이곳에는 10대 어린 미혼모부터 30대까지 혼인을 하지 않고 혼자 아기를 낳아야 하는 미혼모들이 입소해 있다.

각자의 사연과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입소한 이들에게 변태섭 원장은 무료로 출산을 도와주고 있다.

변 원장은 “응급상황이 발생해서 연락을 해보면 상당수가 부모나 보호자가 없는 경우가 많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남자친구에게도 버림받은 아이들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내가 가진 의료기술 밖에 없었다”라며 “어렵게 출산하고 아이들을 키우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정을 접할때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변 원장이 자모원 미혼모들의 출산을 맡게된 데는 사연이 있다. 오정동 인근의 선배 산부인과 의사였던 육순오 원장(연세 산부인과)의 권유에서 부터다.

육 원장은 변 원장 인근의 출산병원이었지만 서로 병원일을 돌봐주며 돈독하게 지내왔다. 육 원장이 10여년 넘는 시간동안 미혼모 분만을 맡아왔지만 분만을 하지 않으면서 '바통'이 변 원장에게 넘어왔다. 봉사활동이 지역에서 대물림된 격이다.

변 원장은 고교시절 신영준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인생의 멘토로 삼고 있다. 배가 망망대해에서 폭풍을 만났을때 살아남기 위해서는 파도를 맞서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파도를 넘겠다는 강력한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는 “누구에게 휘말리지 않는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인생의 멘토로 삼고 있다”며 “매일 환자들에게 정직하고 양심적인 진료를 하겠다는 가치관을 가진 이후로 돈을 위한 과잉진료를 하지 않았다고 자부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봉사도 하게 되고 환자들을 도와주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변 원장은 “미혼모들은 경제적으로나 마음적인 부분에서 아이들을 낳아서 키우는데 여건이 좋지 않다.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최근 미혼모들의 아이들을 인터넷상에 판매한다는 뉴스를 접하면 제도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3년전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면서 미혼모들이 자녀를 입양시키려면 출생신고를 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신분 노출을 꺼리는 미혼모들은 자녀 출산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모원을 통해 병원에서 출산하는 미혼모들은 그래도 출생 기록도 남고 아이를 유기하는 일이 드물지만, 입양특례법 개정 이후에는 혼자 아이를 낳고 유기하거나 버리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의 미혼모들이 외롭게 출산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하는 변 원장은 여력이 닿는데까지 지역의 지킴이 역할을 자처했다.

김민영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2. [대전다문화] 열대과일의 나라 태국에서 보내는 여름휴가 ? 두리안을 즐기기 전 알아야 할 주의사항
  3.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4. [대전다문화] 7월 17일 '제헌절', 대한민국 헌법이 태어난 날입니다
  5. [대전다문화]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
  1. 한국영상대 학생들, 웹툰·웹소설 마케팅 현장에 뛰어들다
  2. 중·고등학생 수행평가 2학기부턴 진짜 학교에서만 "본래 목적 집중"
  3. [대전다문화] 대전시 가족센터·다문화가족지원센터 7월 프로그램 안내
  4.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5. 더 길어진 여름에…지난해 열대야 발생일수 역대 1위

헤드라인 뉴스


이재명 대통령, 4일 취임 후 첫 대전 방문 ‘타운홀미팅’

이재명 대통령, 4일 취임 후 첫 대전 방문 ‘타운홀미팅’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 후 처음으로 대전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국민소통 행보 2탄, 충청의 마음을 듣다’를 주제로 타운홀 미팅 시간을 갖는다. 국민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자유롭게 토론과 질문을 하는 자리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비롯해 과학기술인 등 3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미팅은 사전에 참석자를 선정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전날인 3일 오후 2시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일정을 공개하고 행사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300여 명을 참석시킨..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41. 대전 서구 가장동 돼지고기 구이·찜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트로트 신동 김태웅, 대전의 자랑으로 떠오르다

요즘 대전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초등생이 있다. 청아하고 구성진 트로트 메들리로 대중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대전의 트로트 신동 김태웅(10·대전 석교초 4) 군이다. 김 군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건 2년 전 'KBS 전국노래자랑 대전 동구 편'에 출연하면서부터다. 당시 김 군은 '님이어'라는 노래로 인기상을 받으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공중파 TV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 군은 이후 케이블 예능 프로 '신동 가요제'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김 군은 이 무대에서 '엄마꽃'이라는 노래를 애절하게 불러 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취약계층을 위한 정성 가득 삼계탕

  •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대통령 기자회견 시청하는 상인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