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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대전의 대학가도 조용히 변하고 있다. 겉으로는 정체된 듯 보이지만 이미 다음 계절의 준비가 시작됐다. 그 중심에는 '대전형 라이즈'가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씨를 뿌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ISE)는 대학이 지역의 중심이 되고, 지역이 대학의 무대가 되는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 교육과 일자리, 그리고 삶이 분리된 시대에서 벗어나 '대전에서 배우고, 일하고, 살아가는' 선순환의 길을 열자는 움직임이다.
도시 전체가 새로운 성장의 실험실이다. 대전에는 KAIST와 19개 대학, 그리고 27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존하고 있다. 여기에 약 2000여 개의 벤처기업이 더해져 라이즈를 실험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토양은 없다. 그래서 '대전형 라이즈'는 지역의 교육·연구·산업 생태계를 품은 도시형 고등교육 혁신 모델로 전국 라이즈 사업 가운데 과학기술도시 대전만의 차별성이 뚜렷하다. 대전이 가진 연구 기반과 산업 경쟁력을 교육과 연결해 얻는 성과는 결국 지역 청년들이 삶의 뿌리를 내릴 희망의 토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업 첫해인 만큼 다소 늦어진 감도 있다. 대전형 라이즈는 3월 공모를 거쳐 4월 사업에 참여할 13개 대학을 선정하고 655억 원 규모 예산을 배정했다. 대전 라이즈 비전 선포식이 7월 초에 열렸으니, 달콤한 열매를 기대하기엔 지역 혁신의 토양을 다질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본다.
지역 대학가에선 늦은 예산교부와 촉박한 사업 일정, 경직된 예산 운용 체계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여기에 사업비 이월 범위, 대학 간 경험과 역량의 차이, 교육부 가이드라인 부실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내년에는 평가와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2차 연도 라이즈가 시작되고, 교육부 예산도 확대되는 만큼 1차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새 정부의 고등교육 핵심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의 방향이 라이즈 재구조화에 반영될 예정이고, 교육부의 세부 지침이 연말에 구체화 되면 내년 3월부턴 라이즈의 본격적인 성장 단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지역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등 지역소멸 위기 속에서도 끊임없이 경쟁력을 키워왔다. 대학이 움직이면 지역이 변한다는 말도 있다. 대전의 변화도 그 길 위에 있다. 지자체는 현장의 애로에 귀 기울이고 대학은 과제 수행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교육부는 지역의 실정에 맞는 혁신을 펼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한 정책 운용과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시행착오는 줄이면 된다. 서두르기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일구길 바란다.
10월을 보내며 상상해 본다. 대전이 뿌린 혁신의 씨앗에 지자체와 대학, 출연연, 기업이 함께 그 싹을 틔우는 '대전형 라이즈'의 미래. 이제 서로의 문을 활짝 열었으니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꿈을 키울 수 도시가 된다.
'배우고·일하고·살아가는 도시, 대전(Learn·Work·Live Daejeon)' 그 비전이 현실이 될 차례다. /고미선 사회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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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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