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톡] 투게더 (Together)

  • 문화
  • 무비톡

[영화 톡] 투게더 (Together)

도완석교수의 행복한 영화이야기-30

  • 승인 2017-08-25 00:01
  • 도완석 평론가도완석 평론가

첸카이커 감독은 “패왕별희”로 1993년 제46회 깐느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중국이 낳은 최고의 영화감독 중 한사람이다. 이른바 제3세대 영화 감독으로서 <황후화><붉은 수수밭>의 ‘장예모’ <야연><집결호>의 ‘펑샤오강’과 함께 중국영화의 3대 산맥을 이루는 중국의 거장이다.

그런 그가 2003년도에 만들어낸 영화<투게더>는 미국 헐리웃의 자본으로 만든 영화로써 이 영화에서 첸카이커는 감독으로서 뿐 아니라 그 자신이 직접 ‘유교수’역으로 출연을 하였고 중국의 톱스타인 그의 젊은 아내 ‘첸홍’ 역시도 ‘릴리’역으로 참여시켰다.

첸카이커는 같은 바이올린이라는 악기를 소재로 하여 유럽에서 만든 <한나의 소나타>와 같은 작품의 감동을 그의 동양적인 감성으로 아주 섬세하게 바이올린 선율을 오브제로 하여 정통 클레식 음악영화을 만들어 낸 것이다.

특히 이 영화는 멜로를 곁들인 클래식음악 영화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연출로 유명한 그 자신의 연출방법을 가지고 배우들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고 한다.

그가 만든 대부분의 영화를 보면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전혀 영화를 모르는 일반인을 선정하여 꽤 비중있는 역할을 맡기곤 했는데 이는 영화의 사실주의적 기법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투게더>에서도 이 영화 단 한편 만 찍고 세상 속으로 숨어들어간 주인공 ‘샤오천’역을 맡았던 천재 바이올리스트 ‘탕윤’의 경우가 그러했다. 이 소년배우는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이 실제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촬영당시 14세 소년이였고 상하이음악학원 부속중학교 재학생이였다.

<투게더>의 조감독이 첸 카이거 감독의 지시로 중국TV 주최로 열렸던 음악콩쿠르 실황을 몰카로 찍던 중에 탕윤과 린유(어린 여제자 역)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로서 감독에게 소개하여 두사람 모두 캐스팅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의 세계적인 흥행성공에도 불구하고 탕윤의 아버지는 자기 아들을 더 이상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것에 반대했고 음악도의 길을 걷게 했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왕지문(지앙선생 역)과 류패기(아버지 리우청 역)같은 배우는 중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서 사실보다 더 사실적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다. 아무튼 그들이 만든 영화 <투게더> 그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된다.

구슬픈 음악이 흐르고 아버지 ‘리우청’이 자기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자막으로 비춘다 “ 샤오천! 제 아들의 이름입니다. 저에겐 아주 특별한 아들이죠. 3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한 녀석은 이제 13살인데 지역 콩쿨에서 1등을 할 정도로 바이올린 천재랍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샤오천 아버지라고 하면 인근에서는 저를 다 알지요. 사실 가난한 시골 요리사인 제가 바이올린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하지만 녀석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안 먹어도 배부르고 하루 종일 일해도 기운이 펄펄 납니다. 전 어떻게 하면 녀석을 북경으로 데려가 좋은 교육을 시킬까 하는 생각 뿐입니다. 저는 제 아들을 꼭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로 만들 겁니다.”


사실 이 아이는 ‘리우청’의 친 아들이 아니다. 언젠가 13년 전에 ‘리우청’이 북경에 갔다가 북경역 대합실에서 주워온 아이다. 바이올린과 함께 버려진 이 아이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고 오직 이 아이의 아버지로서의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그는 ‘샤오천’이 유일한 꿈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번에는 아들 ‘샤오천’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만 보면 바이올린 얘기만 합니다. 아버지는 저를 천재라고 하지만 전 그냥 얼굴도 모르고 아버지가 말도 안 해주는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 뿐이예요. 제가 음악콩쿨에 출전하는 것도 사실은 제가 바이올린으로 유명해지면 혹시 엄마가 절 찾아오지 않을까 해서 열심을 다 한것 뿐인데 1등을 여러번 하게 되었어요. 아버지는 그럴 때마다 어서 북경에 가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할텐데 하며 걱정을 하십니다. 저희 집은 너무 가난해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저로서는 너무 부담스럽기만 한데 말이죠.”

이렇듯 ‘샤오천’은 자신의 출생 비밀도 모른 채 오직 그리운 엄마를 보고픈 마음으로 바이올린에 열중하는 천재소년이다. 이러한 그들이 북경에서 열리는 전국 청소년 음악콩쿠르에 지방 대표로 출전하게 되어 북경으로 떠나게 된다. 처음 북경에 도착한 시골소년 ‘샤오천’은 모든 도시풍경에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또 우연히 자기 곁을 지나치던 화려한 여자 ‘릴리’를 보고 이 성장기 소년은 마음이 설레인다.

그리고 다음날 콩쿨에 출전한 ‘샤오천’은 정말 바이올린을 잘 연주를 했지만 음악계의 완연한 먹튀김으로 5등으로 밀리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 ‘리우청’이 화장실에 갔다가 우연히 심사위원과 지앙선생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는데 ‘샤오천’이 원래는 1등이지만 뇌물로 등위 밖으로 밀러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것이다. 이에 아버지 ‘리우청’은 그의 순발력으로 ‘지앙’ 선생을 찾아가 ‘샤오천’을 제자로 받아달라고 사정을 한다.

'가르칠 순 있지만 성공시킬 수는 없다'는 지앙선생은 왠지 모르게 ‘샤오천’에게 관심이 가는 것을 느낀다. ‘지앙’ 선생은 남모르는 첫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채 집없는 고양이들을 기르며 청소는 물론 옷도 안 갈아입는 괴팍한 셩격이지만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좋은 선생님이다.

한편 우연히 역에서 처음 보았던 화려한 여인 ‘릴리’와 이웃사촌으로 다시 만나게 된 ‘샤오천’은 그녀를 따르며 누나처럼 생각한다. 그리고 ‘릴리’ 역시 바이올린을 잘켜는 이 순진한 아이를 동생처럼 여기면서 자신의 아픔이 있을 때 마다 ‘샤오천’의 음악을 청하면서 위로를 받는다.

한편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북경에서 온갖 궂은 일을 다하는 아버지 ‘리우청’ 어느날 그는 음식배달 중 우연히 보게 된 연주회에서 '스타연주자‘를 키워내는 ’유교수‘를 보게 된다. 이에 아들의 성공을 위해서는 바로 이런 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리우청‘은 이번에도 거부하는 ’유교수‘를 어렵게 만나서 ’샤오천‘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려주며 간절히 애원을 한다.

이에 감동을 받고 ’샤오천‘의 오디션을 허락한 ’유교수‘ 이어 ’리우청‘은 ’지앙‘선생을 찾아가서 ’유교수‘에게 레슨을 받기로 했다며 양해를 구한다. 그러나 ’샤오천‘은 그런 아버지가 원망스럽다. 그래서 아이는 반발심으로 앞으로 음악을 포기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남자친구로부터 배신당한 ’릴리‘를 위해 자기의 바이올린을 팔아 ’릴리‘가 평소 사고싶어 했던 하얀코트를 사서 릴리방에 가지고 간다. 하지만 ’릴리‘의 바람둥이 남친이 그 코트를 가로채고는 마치 자신이 산 것처럼 ’릴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환심을 산다.


한편 ’유교수‘ 앞에 서게된 ’샤오천‘은 빈 케이스만 들고 서있다가 앞으로 바이올린을 켜지 않겠다고 하면서 울며 집으로 돌아간다. ’리우청‘은 저명한 ’유교수‘에게 모처럼 얻은 오디션기회가 무너지자 ’샤오천‘을 때리며 야단을 친다. 그리고 ’릴리‘를 찾아가서 이 모든 사실을 말한다.

이에 ’릴리‘는 자기로 인해 ’샤오천‘의 장래가 막히게 된 것을 알고는 북경음대로 찾아가서 ’유교수‘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다시한번 ’샤오천‘의 오디션을 주선하게 된다. ’릴리‘의 안내로 ’샤오천‘의 집을 방문하게된 ’류교수‘는 자신의 바이올린으로 ’샤오천‘의 연주를 듣고 그의 천재성에 감탄함과 동시에 14년 전 ’지앙‘선생의 여친이었지만 자기의 아이를 갖고 행방불명된 그 옛 여제자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악기점을 찾아가서 ‘샤오천’이 팔았던 바이올린을 되사려고 하다가 문득 그 바이올린이 그 옛날 자기가 그 여제자에게 선물했던 악기임을 앎과 동시에 ‘샤오천’이 바로 자기를 떠나간 여제자의 아이이고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된다.


이후 ‘류교수’는 샤오천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와서 국제 콩쿨에 내보내기 위해 연습을 시킨다. 그리고 어느날 '연주자의 기본은 기술보다는 풍부한 감성이다. 기술은 내가 줄 수 있지만 감정은 네 몫'이라고 하면서 ‘샤오천’의 감성을 되살리기 위해 ‘류교수’는 간접적으로 ‘샤오천’의 출생 비밀을 말해준다.

이에 충격을 받은 ‘샤오천’은 아버지에게 달려가 울부짖으면서 이 모든 것은 다 거짓이라고 하며 소리를 친다.

그리고 ‘류교수’로부터 아이의 장래를 위해 귀향을 권유받은 아버지 ‘리우청’은 마침내 북경을 떠나기로 결심을 한다. 하지만 국제 콩쿨이 열리는 날 밤, ‘샤우천’은 동료 린유에게 출전을 양보하고 아버지 ‘리우 청’을 찾아 울면서 북경역으로 달려간다.

마침 그곳 대합실에서 아버지를 배웅하러 나온 ‘지앙’선생과 ‘릴리’와 함께 있는 아버지 ‘리우청’을 만난다. ‘샤우천’은 그들 앞에서 그 날 저녁 음악콩클에서 연주하려고 했던 출전곡이였던 차이코프스키의 'Violin Concerto in D' 를 연주한다. 아버지‘리우청’의 사랑과 헌신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연주하는 ‘샤오천’ 정말 감동적인 라스트 씬으로 모든 관객들을 눈물로 이끄는 참 아름다운 영화이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보훈요양원, 국간간호생도 방문 음식 만들기 체험
  2. 충남대병원 작년 53억원 흑자경영…암환자 입원·수술 30% 증가
  3. 세종시 '농아인과 청각·언어 장애인' 소통의 장 열린다
  4.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5. 첫 대전시청사, '공회당'의미 재해석
  1. 도심 속 접시꽃 ‘눈길’
  2. 2025년 판 '행정수도특별법', 21년 만에 국회 문턱 넘을까
  3. 검찰, '동료 남성의원 추행 혐의' 상병헌 의원 징역형 구형
  4. [충남도 민선8기 3년 명암(明暗)] 김태흠 지사 대표 성과 '외자 유치' 사실은?
  5. 새마을며느리봉사대 어르신 돌봄 자원봉사자 교육

헤드라인 뉴스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소상공인 지원 늘리고, 가계대출 줄이고'…정부 기조에 발 맞추는 은행권

은행권이 다음 달 시행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를 앞두고 급증하는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자체 관리에 나섰다. 다만, 새 정부 기조에 발맞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은 대폭 확대하는 모습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대출 모집법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부여했다. 자율적 가계대출 관리를 목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와 연중 안정적인 금융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NH농협은행, 신한은행 등도 현재 대출모집인을 통한 7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점수를 한도 소진으로 중단한 상태다. SC제..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 헌재소장, 오영준 헌법재판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김상환(66년생) 헌법재판소장 겸 헌법재판관 후보, 오영준(69년생) 헌법재판관 후보, 임광현(69년생) 국세청장 후보 모두 충청 출신이 지명됐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3명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대전에서 태어나 보문고(29회)와 서울대를 졸업한 김상환 후보는 사법시험(사법연수원 20기) 합격 후 1994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해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연구부장, 제주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제1 민사 수석부장, 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등 지냈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대한제강, 당진에 5400억 투입 국내최대 스마트팜단지 만든다

충남도가 대한제강, 당진시와 손잡고 대한민국 최대 스마트팜단지 조성에 나선다. 이 스마트팜단지는 특히 인근 제철소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 입주 농업인들이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며 탄소중립까지 실현한다. 김태흠 지사는 26일 도청 상황실에서 오치훈 대한제강 회장, 오성환 당진시장과 '에코-그리드(Eco-Grid) 당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양해각서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2028년까지 당진 석문간척지(석문명 통정리 일원) 내에 119만㎡ 규모 스마트팜단지(이하 석문 스마트팜단지)를 조성한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장마철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국민의힘 대전시당, 해수부 부산 이전 반대 궐기대회 개최

  • 도심 속 접시꽃 ‘눈길’ 도심 속 접시꽃 ‘눈길’

  •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 대전에 생긴 ‘오상욱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