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48강 추맹가모(鄒孟軻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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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48강 추맹가모(鄒孟軻母)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0-12-08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48강 鄒孟軻母 (추맹가모): 추(鄒)나라 맹자(孟子)어머니의 교육

글 자 : 鄒(나라이름 추)孟(맏 맹/ 성 맹)軻(수레 가/ 굴대 가)母(어머니 모)

출 전 : 유향의 열녀전 권1 모의전(劉向의 列女傳 卷一 母儀傳)

비 유 : 어머니로서의 자식의 교육 또는 훌륭한 여인을 비유함



추(鄒)나라 맹자(孟子)의 어머니를 우리는 줄여서 '맹모(孟母)'라 한다.

맹자는 어릴 때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맹자의 어머니는 아들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하였다.(孟母三遷之敎/맹모삼천지교)

그 후 맹자가 장성하여, 군자가 갖추어야 할 육례(六禮)를 배우고, 마침내 큰 학자가 되어 명성을 이루게 되었으니.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을 잘 가르쳤다."고.

맹자가 성장하여 한 때 집을 떠나 학문을 닦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중도에 배움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맹자의 어머니는 베틀에서 베를 짜고 있다가 아들이 학문을 포기하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베틀에서 내려 칼을 집어 짜고 있던 베를 잘라 버리고 하시는 말씀이.

"공부를 그만두는 것은 내가 이 베틀에서 베를 잘라 버리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이를 본 맹자는 두려워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였다. 후세사람들은 이를 두고 '맹모단기(孟母斷機')라고 한다.

결국 맹자는 자사(子思/공자의 손자)에게 배워 마침내 아성(亞聖)인 큰 학자가 되었다.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어머니가 되는 도리(道理)를 알고 있었다."고.

맹자가 결혼을 한 후의 일이다. 맹자가 방에 들어가려는데 부인이 방안에서 웃옷을 벗고 있었다. 맹자는 이를 불쾌하게 여기고 방에서 나와 다시는 들어가지 않았다. 이에 부인은 시어머니에게 알리고 친정으로 돌려보내 주기를 청하면서 말하기를

"저는 내실(內室/부부가 기거하는 방)의 일에 대하여는 부부의 도리(道理)를 논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방안에 혼자 있으면서 그 예(禮)를 갖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그가 보고 화를 내며 불쾌해 하는 것은 저를 아내가 아닌 손님으로 대하기 때문입니다. 여자의 도리는 손님의 방에는 머무르지 않는 것이니, 저를 저의 부모님 계신 곳(친정)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그러자 맹자의 어머니는 맹자를 불러 말하기를.

"예(禮)에 따르면 문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안에 누가 있는가를 묻는 것은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서이다. 또 마루에 올라갈 때 인기척을 내는 것은 안에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가 왔음을 알리기 위하여서이다. 그리고 방에 들어갈 때 눈길을 반드시 아래로 하는 것은 남의 허물을 보게 될까 조심해서이다. 지금 네가 예(禮)를 잘 살피지 못하고, 오히려 부인에게 예(禮)를 갖추지 않았다고 책망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이냐?"

이에 맹자는 자신의 잘못을 매우 부끄러워하며 부인에게 사과하고 떠나지 않게 하였다.

이를 본 군자가 말하였다.

"맹자의 어머니는 예(禮)를 알 뿐더러 시어머니가 갖추어야 할 도리에도 밝았다" 고.

이는 열녀전(烈女傳)에 나오는 맹자 어머니의 모범적인 행동을 몇 가지만 요약한 것이다. 특히 결혼한 자식을 훈육하는 내용은 아무래도 보통의 어머니들보다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들의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은 마찬가지이다. 단 다른 점은 과거의 어머니들은 자신의 희생과 모범을 자식이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과 인간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인문 교양에 중점을 두고 훈육한 반면, 지금 시대의 많은 어머니들은 인문교양보다는 경제적으로 풍족함이 우선이 되고, 남(선생)에게 자식교육을 맡기고 진정한 어머니의 훈육은 뒤로하는 풍조가 이미 정착된 것이 다르다 하겠다.

춘추시대(春秋時代)제나라 명재상(名宰相)으로 이름난 관중(管仲)의 말을 빌려보자

하나를 심어 하나를 얻는 것은 곡식이요, 하나를 심어 열을 얻는 것은 나무요. 하나를 심어 백을 얻는 것은 사람이라.(一樹一穫者穀也,一樹十穫者木也,一樹百穫者人也/ 일수일확자곡야, 일수십확자목야, 일수백확자인야)

만물 중 인간이 우선인 셈이다. 세월이 백 번 변해도 세상은 인간의 능력에 의해 운영되고 관리된다고 생각된다.

이제 2020년도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사회는 온통 코로나19 때문에 일상의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그 가운데 혹 자기를 돌아보지 못하고 모든 것을 '코로나 때문에' 라고 억지로 자위하는 분들은 없으신가!

맹자는 후세사람들에게 경종(警鐘)의 말을 전한다.

인지유덕혜술지자 항존호진질(人之有德慧術知者 恒存乎?疾)이라 하였다.

이는 사람 중에 덕의지혜(현명)와 기술의 지혜(능력)가 있는 자는 항상 고난과 걱정이 있다. 곧 현명함과 능력이 있는 자는 그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고난을 경험하게 한 후 성공시킨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지혜롭고 재주와 능력이 뛰어나다. 코로나19를 잠시 스치는 고난과 걱정 등으로 생각하고 감당하면 더 좋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정부는 이에 고난을 해쳐나갈 정책을 권장하면 좋을 듯하다. 임시방편의 재난 지원금은 오히려 국민으로 하여금 나태(懶怠)와 불평(不平)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

장상현/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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