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PORT:친환경보고서] 거리 위 담배꽁초 직접 주워보니

  • 문화
  • 여성/생활

[REE-PORT:친환경보고서] 거리 위 담배꽁초 직접 주워보니

  • 승인 2021-08-20 09:47
  • 수정 2021-08-24 11:29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컷-친환경





전 세계적으로 확산 된 'FillTheBottle' 캠페인
시작한 지 30분도 안됐는데 페트병 가득 차


중도일보는 기자가 직접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체험해보고, 독자들과 그 방법과 공유하는 'REE-PORT:친환경 보고서'를 기획연재합니다. REE-PORT는 Recycle(재활용), Eco-friendly(친환경)과 체험을 뜻하는 Experience의 앞글자를 딴 REE, 보고서를 뜻하는 Report를 합친 말입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작은 걸음을 시작한다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 기자가 도전한 친환경 체험은 '제로웨이스트(zero-waste)'입니다. 기자의 체험기는 동영상으로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편집자 주>  

 

KakaoTalk_20210809_195359454_07
화단에서 발견 된 담배꽁초들. 김지윤기자



'#FillTheBottle'. 직역하면 '병을 채우다' 다.
무엇을 병에 채울까? 바로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담배꽁초를 줍는 환경 운동이다. 지난 2019년 프랑스 파리의 한 소녀가 길에 무심코 버려진 담배꽁초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다가 시작한 생활속 실천운동이다. 이후 해시태그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돼 수 천 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빈 병을 들고 다니며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들을 넣어주기만 하면 된다. 

KakaoTalk_20210809_195359454_06
체험 10분 후 절반 가량 채워진 페트병./김지윤기자
▲ '오전 10시 43분'= 회사를 나와 근처 아파트에 들어서니, 화단 곳곳에 담배꽁초들이 널려 있었다. 꽃과 나무가 심어진 공간에 널브러진 담배꽁초들을 보니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심지어는 케이크 위에 꽂는 촛불 마냥 담배꽁초를 꽂아 놓기도 했다.

KakaoTalk_20210809_195359454_03
번화가 곳곳에서 발견한 담배꽁초들. 김지윤기자
눈에 보이는 것부터 풀 사이 사이에 숨어있는 담배꽁초들을 한 곳에 모아 페트병에 넣으니 벌써 절반 가량이 채워졌다. 시작한 지 10분도 안된 시간이었다. 페트병을 챙기기 전 점심 시간 전에 다 채우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더 큰 용량으로 가져왔어야 했나 하는 후회를 했다.

화단에 서서 집게를 가지고 담배꽁초를 줍고 있으니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은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아가씨 뭐해?" 라고 질문을 던졌다. 담배 꽁초를 줍고 있다고 하며 들고 있는 페트병을 보여드리니 "거기에 담배꽁초가 그렇게 많았어?"라며 머쓱한 반응을 보이며 유유히 자리를 떠나셨다.

KakaoTalk_20210809_195359454_05
길거리에서 모은 담배꽁초들. 김지윤기자
▲오전 11시 40분=아파트 입구를 나와 음식점이 몰려 있는 번화가로 나오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입구에서 단 세 발자국만 나왔는데 셀 수도 없이 많은 담배꽁초들이 나를 반겼다. 어딜 가나 마찬가지였다. 식당 입구는 전날 밤 손님들이 남기고 간 담배꽁초 밭이었다. 아직 문을 열기 전도 이렇게 많은 꽁초들이 있는데, 영업을 시작한 뒤 저녁 시간이 되면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나씩 집다 보니 더 이상 셀 수도 없었고, 내가 챙겨 온 페트병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퀴퀴한 냄새는 내 코를 자극해 헛구역질까지 나왔다.



KakaoTalk_20210809_195359454_04
금연구역 팻말 아래에서 발견한 담배꽁초들. 김지윤기자
심지어는 금연 구역이라는 안내문이 무색하게 그 아래에도 수 많은 꽁초들이 있었다. 길거리를 청소하고 계시던 청소미화원은 "매일 쓸어도 수 많은 담배꽁초로 청소 해도 티가 나질 않는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미리 챙겨 온 페트병은 꽉 차 더 이상 진행 할 수가 없었다. 체험이 끝나고 담배꽁초가 가득 찬 병을 보니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담배꽁초들로 더럽혀 지는지 피부에 와닿았다.

KakaoTalk_20210809_195359454
체험 30분 후 담배꽁초로 가득 찬 페트평. 김지윤기자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해 5월 전국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생활 쓰레기 조사에서 전체 쓰레기 중 담배꽁초가 54%를 차지했다. 해양 오염을 일으키는 해양쓰레기 중 절반이 담배꽁초가 차지하고, 심지어는 무단으로 버려진 담배꽁초들이 하수구를 막아 장마철엔 빗물 역류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같은 문제로 각 지역에서는 담배꽁초 무단투기를 막기 위해 혈연이지만, 수 만개의 담배꽁초들을 처리 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금연 구역에서 흡연을 할 시 적발되는 경우도 사실상 미미한 수준이다. 사실상 지자체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도 맞지만, 담배를 '제대로' 버리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곧 구체화… 대전 지정여부 촉각
  2. 철도지하화, 대전시 사업성 높일 혁신 전략 담아야
  3. 한국가스기술공사 '비상사태'... 사장 해임에 직원 갑질까지
  4. 더불어민주당, 대전·충청 화력집중… 이재명 지역 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5.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1. [기획]미래 먹거리 게임산업, e-스포츠 '허브 도시를 꿈꾸는 대전'
  2. 유성구, 호반써밋 2·4BL 입주에 따른 이동민원실 운영
  3. [월요논단] 인공지능 시대, 독서가 필요한 몇 가지 이유
  4. 대전 대덕거리 맥주페스티벌 성료
  5. 대전시 '특이민원 대응 역량강화 교육' 실시

헤드라인 뉴스


대덕구민 숙원 언제쯤 풀리나… 신탄진 휴게소 설치 하세월

대덕구민 숙원 언제쯤 풀리나… 신탄진 휴게소 설치 하세월

대전 대덕구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신탄진 시외버스 정류소 설치 사업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수년 째 답보상태였던 이 사업을 최근 행정당국이 재추진에 나섰는데 버스업계와 정부과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대덕구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을 신탄진 휴게소(상서동 236-1)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졸음쉼터(상서동 산 66-11 일원) 내에 각각 환승정류장을 설치한다. 대덕구는 대전 5개 중 유일하게 고속버스 터미널과 정류소가 없어 교통 불편을 겪어야 하는 구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신탄진 정류소..

[기획] 2. 대전 게임의 성지 `대전e-스포츠경기장`
[기획] 2. 대전 게임의 성지 '대전e-스포츠경기장'

"대전을 대한민국 최고의 게임 허브 도시 도시로 만들어 갑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취임 이전부터 게임산업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후보 시절 주요 공약은 물론 취임 후 대전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에도 꾸준히 참석해 "대전을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허브 도시로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대전은 e-스포츠 대회를 꾸준히 유치하는 등 게임 산업 발전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잼도시'라는 불명예를 가진 대전에 게임은 매우 매력적인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사흘간 2만 2천 명의 관람객을 대전으로..

野 7당 지도부, 대통령실 찾아 채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野 7당 지도부, 대통령실 찾아 채상병 특검법 수용 촉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 7당이 2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21일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이 총출동해 ‘총선 민의 수용’을 내걸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 정의당 장혜영 원내대표 직무대행, 김찬훈 새로운미래 정책위의장,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내정자 등은 이날 오전 대통령실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년 됐어요’…한복 곱게 입고 셀피 ‘성년 됐어요’…한복 곱게 입고 셀피

  • 오늘부터 병원 본인 확인 의무화 제도 시행 오늘부터 병원 본인 확인 의무화 제도 시행

  •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장미꽃 가득한 한밭수목원

  • 대전 찾은 이재명…당원들과 스킨십 강화 대전 찾은 이재명…당원들과 스킨십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