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누가 먼저 기술을 확보할 것인가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누가 먼저 기술을 확보할 것인가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 승인 2024-01-25 18:07
  • 신문게재 2024-01-26 18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0125093228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산업화 이전에도 기후변화가 있었지만, 현대의 기후변화는 이전보다 급격하게 진행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불과 300여 년 전에 시작된 산업화 시대보다 이미 약 1.2°C 상승한 사실만 봐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기후변화 국제협의체(IPCC)'는 온난화로 1.5°C 이상 상승하면 지구에 돌이킬 수 없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의 인위적 배출량이 인위적 흡수량과 균형을 이뤄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변화가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런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의하면, 1.5°C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에 도달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23년 11월 두바이에서 개최했던 'COP 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예상 탄소중립 시나리오보다 더욱 급격하게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2050년까지의 목표 달성을 2040년까지로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한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탄소중립 기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그동안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위원회,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같은 범정부 차원의 산업별 시나리오를 만들고 실천하기 위해 한걸음 씩 준비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산업별로 낮은 이해도와 비용 문제 등으로 실효성 있는 기술개발이 늦어지고 실정이다. 특히 화석연료에 기반한 국내의 주요 산업은 대외적으로 탄소 발생에 따른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에 직면해, 반드시 기술적인 문제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면 화학산업에서는 탄소순환이 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발생한 탄소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유용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해외 주요국은 탄소중립 장기 전략에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을 주요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이 발표한 장기 저탄소발전전략에 따르면 산업육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기술개발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중 미국은 2018년부터 '45Q Tax Credit' 정책, 즉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 활용하는 시설에 대해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도 2018년도부터 주요 R&D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기술개발에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의무 사용하는 재생연료 범위에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로 제조한 연료를 포함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특히 연료는 자동차, 조선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돼 주요국은 선제적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탄소자원화 발전전략' 수립을 통해 기술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실행했으나 상용화를 촉진하는 제도적 지원책이 없어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특별법' 제정을 통해 관련 산업에서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에 대한 상용화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활용 분야는 시장형성 전 단계로, 향후 탈탄소,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점차 시장이 형성되어 지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누가, 어떻게, 빨리 기술을 선점할지가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미래 시장은 기술혁신 속도와 관련 인프라 성숙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1989년부터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의 필요성을 인식해, 그동안 원천기술연구부터 실증기술연구까지의 오랜 연구를 통해 많은 기술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화학 전환 기술개발에 집중해 실험실 규모를 넘어서,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을 상용 전 단계 규모로 실증화해, 사업화가 가능한 인프라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

누구나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은 대부분 개발 초기 단계다. 앞으로 주요국 중심으로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을 예상되는 만큼 이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기술계에서는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이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도록 더욱더 능동적이고 조직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그 결실이 전세계적인 기후변화 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하는 해피엔딩이길 희망한다.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3.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4.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5.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1.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2.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3. 12·3 계엄 1년 … K-민주주의 지킨 지방자치
  4. [기고] '우리 시대 관계와 소통'에 대한 생각
  5. [인터뷰] 이동진 건양사이버대 총장 "책임교육 통해 학생들의 나침반·든든한 동반자 될 것"

헤드라인 뉴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에 1일 자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농식품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고 최종 7곳이 선정됐다. 육성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기반 공모사업 참여 자격과 기업 지원사업 가점 부여, 지자체 부지 활용 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위치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상성리 일원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 면적은 134만 2976㎡(40만 평) 규모이며, 오는 2030년 2028년까지..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