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돈이 되는 사고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돈이 되는 사고

김병윤 전 대전대 디자인아트대학장

  • 승인 2024-05-02 16:28
  • 신문게재 2024-05-03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병윤 전 대전대 디자인아트대학장
김병윤 전 대전대 디자인아트대학장
한국에도 왔었던 페북(Facebook)으로 유명한 마크 E. 저커버거가 돌연 이름을 메타로 갈아탔다. 신기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오래전 건축연구소 이름을 메타라고 한 적이 있었고, 이렇듯 이미 메타란 누구의 것도 아닌 공유의 명칭인데 이를 독점으로 사용한 듯해서 좀 아연해 했으나 시대가 시대인 만큼 선점이란 공동의 영역에 선을 긋는 발 빠른 이들이 주도하는 세상이 되었다.

지금은 마치 우주 전쟁시대가 열리듯 서로 달을 먼저 선점하려고 우주선을 경쟁적으로 보내는 시대인데 달은 누구의 것도 아니라는 동화적 표현이 허망하게 느껴질 뿐이다. 이제 시대는 먼저 말하고 여기에 소셜미디어를 통하면 다 돈이 되고 먼저 얘기 한 자에게 득 되는 세상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를 쓰고 자신의 유통구조를 만들려 한다. 이것은 바로 독자적인 채널이 되고 바로 돈이 되는 의아한 시스템하에서 자신의 채널을 통해 독자가 모이길 기다린다. 어찌 보면 먼 바다 위에 낚시 하나 던지고 떼 지어 고기 들이 모이길 기다리는 세상 같기도 하다. 이 바다는 깊이도 넓이도 그 끝도 알 수 없는 무한대의 공지대이며 어떤 양상으로 바뀔지도 헤아리기 어렵다. 정말 곡괭이로 바위를 파서 자원을 얻던 광산은 사라져 가고 이제 컴퓨터가 채굴을 한다 하질 않나 전자화폐를 채굴한다는 어이없는 지대에서 주식처럼 값이 자고 나면 변하는 황금알을 낳는 BTC 비트코인이 탄생 되었고 디지털 세계에서만 보이는 그야말로 돈이 되는 무한지대를 유영하는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 어이없게도 무려 현금 10억을 들고 이 암호화폐를 사려하다 사기꾼에 걸리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인가 아님 많이 뒤처진 사고인가 잘 알 수 없지만 투기의 광풍 뒤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고 절대 질량의 법칙을 안다면 웃는 자의 그늘에는 엄청난 우는 자들이 줄을 지을 것이 자명하다. 우리 시대에 이 암호화폐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 투기와 투자 사이에서 불안과 그 미래의 유용함에 대해서는 또한 앞으로 많은 공용화의 가능성에 대해 공유의 인식을 위한 공감대가 필요하리라 본다.

매일 매일이 힘든 인력 시장의 일상이나 종일 서서 손님을 맞아야 하는 자영업자의 고단한 삶에서 보면 돈이 되는 사고를 위해 디지털 세상에서 부단히 애쓰는 사람들의 일상은 자연 가볍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보다 더 많은 지출을 요하는 묘한 배경에는 편리함에 기인한 사고로 인해 그에 따른 대가가 지대하기 때문이다. 최종 종착지의 소비자는 아주 비싼 값을 치러야 되는데 같은 시간에 안타깝게도 생산지에서는 밭을 갈아엎고 있다. 이 불행의 시작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생산지에서 소비자에 오기까지 겹겹이 많은 인구가 돈이 되는 사고지점에서 몫을 나눈다. 물론 재화를 얻는 방식을 탓할 수 없겠으나 이 중간 경우의 수를 조정하면 불행의 연속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생산과 소비 사이의 점유 인구는 돈이 되는 사고에 몰두한 디지털 인구이고 이들을 키운 인구는 생산과 소비 양측 모두에 있다. 한쪽의 프로모션과 또 다른 한쪽의 편리한 선택이 부른 결과이다. 차와 사람들을 이리저리 피해 달리는 배달 오토바이도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운전대와 씨름하는 화물차도 모두 피곤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우린 마치 끝없는 사막을 향해 걷고 있는 기분이다. 돈은 컴퓨터와 전화기를 쓰면 쓸수록 보이지 않는 제3의 디지털 도시로 모인다. 이 중간 디지털 도시를 우리는 다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현상, 농사가 안되어 가격이 비싸졌다는 이 현상, 이처럼 현장의 상황만을 놓고 결과를 걱정하는 것부터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때 북유럽 최고의 조선소로 말뫼의 눈물을 간직한

곳, 국회의원이 아침에 평범하게 도시락을 싸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북유럽의 나라들을 보라 우리도 이제는 과정을 수정하여 새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변화에 긍정적 사고를 키울 때라고 본다. 근본적으로 정치사고가 경제와 문화를 압도하는 우리 사회의 비 균형적 비율도 수정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4.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