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동 아파트 주차장 사고 뒤 도주 50대 "맥주 마셨지만 음주운전 안해"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정림동 아파트 주차장 사고 뒤 도주 50대 "맥주 마셨지만 음주운전 안해"

경찰, 운전자 맥주 500cc 두잔 마신 CCTV 영상 확보
위드마크 음주측정 공식계산으로도 음주수치 안 나와

  • 승인 2024-05-26 15:56
  • 수정 2024-05-26 16:27
  • 신문게재 2024-05-27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40526130610
5월 1일 대전 서구 정림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 7대를 들이받는 사고 후 연락이 끊긴 운전자가 이틀 만에 경찰에 출석했다. 사진은 사고당시 모습.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대전 서구 정림동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주차 차량 7대를 들이받고 도주한 50대 운전자에 대해 경찰이 음주 자백을 받아냈지만,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가 사고를 낸 후 잠적해 17시간 후에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 가능성을 두고 수사가 진행됐지만,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산하는 위드마크 음주측정 공식으로도 음주운전을 입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6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5월 1일 오전 2시께 서구 정림동의 한 아파트단지 내 야외주차장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50대 A 씨와 동승자 B 씨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해 행적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경찰은 A 씨가 주차된 차들을 연달아 들이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잠적해 17시간 뒤에 자진 출석한 점을 토대로 음주운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경찰 출석 당시 운전자 A 씨와 동승자 B 씨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후 행적조사 과정에서 경찰은 A 씨가 식당에서 맥주 500cc 두 잔을 마시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증거 제시에 A 씨는 맥주 500cc 두 잔을 마신 것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재차 부인했다. 운전 당시 술에 취한 상태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음주운전 가능성에 위드마크 음주측정 공식을 적용했다. 위드마크 측정은 보통 사람의 시간당 알코올 분해도가 0.008~0.03% 이라는 연구결과에서 착안해 사고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방법이다. 운전자가 섭취한 알코올량, 사람의 체중 등을 대입해 계산한다.

CCTV 영상 증거와 A 씨가 인정한 맥주 500cc두 잔의 알코올량을 적용해 계산했지만,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할만한 음주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서부서 관계자는 "피의자가 사고 후 17시간 후에 나타나 체내에서 알코올 성분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려면 구체적인 증거와 본인의 자백이 필요한데 피의자 동선을 추적한 결과, 증거물이 일부는 확보가 되고 일부는 확보가 안 된 상황이다. 위드마크 추산 역시 맥주 500cc 두 잔에 대해 시간당 0.03% 정도 분해가 된다고 대입했을 때 음주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A 씨는 음주운전 혐의 없이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동승자는 사고 후 미조치 공동정범 혹은 교사·방조 등의 혐의로 송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A 씨는 5월 1일 오전 2시께 정림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야외주차장에서 주차된 트럭 포함 3대 차량을 들이받았다. 사고 충격으로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도 연쇄적으로 치어 총 7대의 차량이 피해를 봤다.

A 씨와 동승자는 사고 직후 차량을 남겨둔 채 현장을 벗어난 후 휴대전화도 꺼 놓은 채 잠적했다. A 씨는 사고 후 이틀 후인 2일 오후 4시께 동승자와 함께 경찰에 자진 출석해 "사고 후 경황이 없었다"라며 "휴대전화를 잃어버려서 연락받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사고 후 이틀이 지난 뒤 경찰이 측정한 A 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00%였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2. 베일 벗은 대전역세권 개발계획…내년 2월 첫삽 확정
  3.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통혼잡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
  4. 대전 횡단보도 건너던 50대 승합차 치여 숨져
  5.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 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놓고 '설왕설래'
  1.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2. 전국 학교 릴레이 파업… 20일 세종·충북, 12월 4일 대전·충남
  3.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4.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5.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헤드라인 뉴스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란

대학 경쟁시킨 뒤 차등지원?… ‘서울대 10개 만들기’ 논란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전국 거점국립대 9곳 모두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재정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예상과 달리 평가에 따라 일부 대학에 예산을 몰아주거나 차등 지원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다. 여기에 일반 국립대와 사립대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건의까지 속출하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전날인 18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한 국회 예결위 예산소위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한 '국립대학 육성' 사업비 심사를 보류한 것으로..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조직위, 기본계획 마련… 성공 개최 시동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예술감독과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 등을 잇따라 선임하며 추진 체계를 재정비하고, 전시 기본계획을 마련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시동을 켰다. 19일 조직위에 따르면, 도와 보령시가 주최하는 제1회 섬비엔날레가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2개월 간 열린다.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를 주제로 한 이번 비엔날레는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2027년 두 개 섬에서의 행사 이후에는 2029년 3개 섬에서, 2031년에..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 공공기관 지자체 발주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 확대

정부가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사 '지역제한경쟁입찰' 대상을 확대하는 등 지역 건설업체 살리기에 나선다. 정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지방공사 지역 업체 참여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지역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지방공사는 지역 업체가 최대한 수주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기관(88억 원 미만)과 지자체(100억 원 미만)의 지역제한경쟁입찰 기준을 150억 원 미만까지 확..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구직자로 북적이는 KB굿잡 대전 일자리페스티벌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