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 201강 검행위국(儉行爲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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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 201강 검행위국(儉行爲國)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4-09-24 14:01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 201강 儉行爲國(검행위국) : 검소하게 생활하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일이다.

글 자 : 儉(검소할 검) 行(다닐 행/ 행하다) 爲(위할 위) 國(나라 국)



출 처 : 한국역사(韓國歷史)이야기. 한국고사성어(韓國故事成語)

비 유 : 벼슬아치들이나 국가의 녹을 먹는 관리들이 검소한 생활함을 비유함



국민들은 모두가 공직자(公職者)들의 청렴결백(淸廉潔白)함을 바라고 있다.

여기서 공직이란 관청이나 공공기관(公共機關)에서 일하는 직책을 말하며, 이들은 혈세(血稅)로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하여 공적(公的)업무를 하는 사람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권력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부조리(不條理)가 있었다.

이에 국가는, 그 부조리를 막기 위해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척결(剔抉)하며, 사회기풍을 진작(振作)하기 위한 장치로 청렴결백한 관리양성을 장려할 목적 하에 실시한 제도로 '청백리(淸白吏)'라는 별칭으로 큰 상(賞)과 업적(業績)을 기렸다.

조선시대만 청백리는 217명(典故大方에 기록된 숫자)을 배출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의 건국공신인 조온(趙溫.1347~1417)이 벼슬을 내놓고 한가하게 지내고 있을 때 한 젊은이가 찾아왔다. 막 벼슬길에 오른 젊은이는 대신(大臣)이며 부원군(府院君)인 조온(趙溫, 1347 ~ 1417)에게 청탁하면 출세가 빠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온의 집을 찾은 젊은이는 조온(趙溫)의 집이 너무 초라한 데 놀랐다. 혹 잘못 찾은 것이 아닐까 하여 머뭇거리다가 사람을 부르니, 안에서 허름하게 차린 노인 한분이 나왔다. 젊은이가 묻기를 "조온 대감께서는 안에 계신가?"하니 노인 왈 "내가 조온인데, 무슨 일로 오셨소?"

상대방을 하인으로 알았던 젊은이는 깜작 놀라서 용서를 빌었다. 조온은 부드러운 말로 젊은이를 안심시키고, 방으로 안내했다. 방에는 돗자리가 한 장 달랑 깔려 있고, 책장에 책만 꽂혀 있을 뿐 장식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잠시 후, 저녁상이 나왔다. 그런데 상 위에는 보리밥에 반찬이라고는 나물 된장국 한 가지뿐이었다. 그런 형편없는 식사를 해본 적이 없는 젊은이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한 숟갈 뜨는 시늉을 하다 수저를 놓았다.

"왜 안 드시오? 소찬이라 입에 맞지 않나 보군." "아닙니다. 조금 전에 점심을 들어서 시장하지 않습니다." 상을 물린 후, 젊은이가 말했다.

"대감께서는 너무 몸을 돌보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조온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게 습관들이기 나름이오. 젊어서는 부모님을 섬기고, 벼슬길에 나서서는 일선에서 주로 생활하다 보니 호사(豪奢)하고 편안(便安)한 것과는 자연히 멀어졌소이다. 나는 오히려 이런 생활이 편하오." 그러자 젊은이가 의아스런 표정으로 말하기를 "그러나 지금은 벼슬을 그만두셨고, 춘추(春秋) 또한 높으신데…." 조온은 젊은이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잘 들으시오. 나는 이제 늙어서 나라 일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백성과 함께 '검소(儉素)한 생활을 하는 것 또한 나라를 돕는 일(儉國爲行)'이라고 믿고 있소. 지위가 높아지고 공(功)이 조금 있다고 해서 호사(豪奢)를 부리면 안 되오. 부디 이 점을 명심하시오."

젊은이는 벼슬에서 물러나서도 이렇듯 검소(儉素)하고 청렴(淸廉)한 조온 대감에게 청탁을 하러 온 자신의 행동을 심히 부끄럽게 여기고 깊이 뉘우쳤을 뿐 아니라,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에 깊이 감동하였다. 자기도 검소할 것을 다짐했다.

사람에게는 양심(良心)이라는 더없이 소중한 보배가 존재한다. 남을 해치고, 법을 어기며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게 되면 마음이 무거워지고 부끄러워 떳떳하지 못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정당(正當)하지 못한 일을 저지르고, 부조리를 행하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당당(堂堂)하고 떳떳하다.

개탄스러운 것은 추석 전 한 뉴스에 국회의원들의 이른바 명절떡값이 850만원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귀를 의심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못마땅해 하는데도 당사자들은 부끄럼마저 없다!

철면피(鐵面皮)라고 했던가! 이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이다. 항간에 떠도는 유머어로 '국회의원이 제일 좋아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가 파란만장이라고 해서 박장대소(拍掌大笑/손뼉을 치며 크게 웃음)를 한 적이 있다. 이유인즉 일만(壹萬)원짜리(색갈이 파랗다) 만장(100만원)을 제일 좋아 한다. 곧 돈을 제일 좋아한다는 뜻이다.(이 때는 오만원권이 없을 때임) 이는 농담으로 들은 이야기이지만 사회의 지도급인사들이 오히려 사회의 정의로운 질서를 파괴하는 주범인 셈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이 당연한 일로 권력을 유지하며 사치(奢侈)한 행동을 잘하는 사람이 오히려 유능하고 의정활동을 잘하는 사람으로 스스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 최대의 스승인 공자(孔子)는 논어(論語),술이(述而)편에서 가르침을 주고 있다.

'飯?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락역재기중의 불의이부차귀 어아여부운)

거친 밥을 먹고 물마시고 팔베개를 베더라도 즐거움 또한 그 가운데 있으니 의롭지 못하고서 부(富)하고 귀(貴)함은 나에게 있어 뜬 구름과 같으니라.'

그렇다. 화려(華麗)와 사치(奢侈)로 불안하고 편하지 못한 삶보다는 소박(疎薄)하면서 넉넉하고 편안한 삶이 올바른 삶이라는 것을 노년(老年)이 되어서야 느끼게 된다.

장상현/ 전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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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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