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9명 "학생 문해력 과거보다 낮아" 디지털기기 원인 지목

  • 사회/교육

교사 10명 중 9명 "학생 문해력 과거보다 낮아" 디지털기기 원인 지목

교총 한글날 앞두고 교원 인식조사 결과 발표
교사 94.3% "학생 필체 가독성 나빠졌다" 응답
"국가 차원 진단·분석… 글쓰기 활동 강화 병행"

  • 승인 2024-10-07 17:32
  • 신문게재 2024-10-08 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clip20241007170344
교총이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92% 이상이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보라색)됐거나 매우저하(주황색)됐다고 응답했다.교총 제공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영어, 사회, 역사 수업이 단어풀이 수업이 됩니다. 수학 문장제 문제를 해석하는 데 시간이 다 가고 글쓰기는 두 줄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생각하고 글을 쓰는 인간의 기본적인 능력이 퇴화되고 있어요."



10월 9일 한글날을 앞둔 가운데 현장 교사들이 느끼는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초·중·고 교원 10명 중 9명은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과도한 디지털기기의 사용을 지목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578번째 한글날을 앞두고 교총 소속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9월 20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이 참여한 설문 결과 응답 교원의 92.2%인 5372명이 과거에 비해 학생들의 문해력이 저하됐다고 답했다. 이 중 2299명은 '매우 저하', 3073명은 '저하'라고 인식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의 문해력 저하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스마트폰·게임 등 디지털 매체 과사용'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어 '독서 부족', '어휘력 부족', '기본 개념 등 지식 습득 교육 부족'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문해력 개선을 위해 필요한 방안에 대해선 '독서활동 강화', '어휘교육 강화',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 등을 꼽았다.

교사들은 디지털기기 보급으로 학생들의 필체 가독성이 나빠졌다고 인식하고 있기도 했다. 가독성이 좋아졌다(0.6%)거나 변화가 없다(4%)는 응답은 소수에 그쳤고 94.3%는 가독성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일선 교사들은 학생의 문해력 부족으로 난감하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9년째 6학년만 가르치고 있는 한 교사는 "단순 숫자 계산은 잘하지만 3줄이 넘어가는 문제는 읽지도 않고 포기한다"며 "특히 비문학 작품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해가 갈수록 심해짐을 느낀다"고 전했다.

중2를 가르치는 한 교사는 "학생들의 어휘력 수준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모르는 학생들의 기초 수준이 매우 낮아 기초어휘를 물어볼 때 다른 학생들이 놀리다 보니 몰라도 점점 안 물어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교총은 "문해력 저하는 학습 능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와 향후 성인이 된 이후 사회생활에도 부정적 영향과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학생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부터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과사용 문제를 해소하는 법·제도 마련과 독서, 글쓰기 활동 등을 강화하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3. 천안법원, 정지 신호에도 직진해 사망자 유발시킨 30대 중국인 벌금형
  4. 대전시장 도전 許 출판기념회에 與 일부 경쟁자도 눈길
  5. 천안문화재단, 2026년 '찾아가는 미술관' 참여기관 모집
  1. 백석대, 천호지 청춘광장서 청년·시민 협력 축제 성료
  2. 단국대병원, 2025년 감염병 대응 유공기관 선정
  3. 상명대 창업지원센터장, '창업보육인의 날' 기념 충남도지사상 수상
  4. 한기대 '다담 EMBA' 39기 수료식
  5. 나사렛대 평생교육원-천안시장애인평생교육센터 MOU

헤드라인 뉴스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 일류 문화도시의 현주소] 국립시설 '0개'·문화지표 최하위…민선8기 3년의 성적표

대전시는 오랜 기간 문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과 국립 시설 공백 속에서 '문화의 변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민선 8기 이장우 호(號)는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대형 시설과 클러스터 조성 등 다양한 확충 사업을 펼쳤지만, 대부분은 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선 8기 종착점을 6개월 앞두고 문화분야 현안 사업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전시가 내세운 '일류 문화도시' 목표를 실질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프라 확충보다는 향후 운영 구조와 사업화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도일..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대전 충남 통합논의" … 金총리-與 충청권 의원 전격회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대전시와 충남도 행정통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격 회동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충청권을 찾아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띄운 것과 관련한 후속 조치로 이 사안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리와 민주당 충청권 의원들이 15일 서울에서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는다. 김 총리와 일부 총리실 관계자,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서 김 총리와 충청권 의원들은 대전 충남 통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역 철도입체화, 국가계획 문턱 넘을까

대전 원도심 재편의 분수령이 될 '대전역 철도입체화 통합개발'이 이번엔 국가계획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철도 지하화 선도지구 3곳을 선정한 데 이어, 추가 지하화 노선을 포함한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종합계획 반영 여부는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당초 국토부는 12월 결과 발표를 예고했으나,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발표 시점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전국 지자체들은 종합..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까치밥 먹는 직박구리

  •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겨울엔 실내가 최고’…대전 곤충생태관 인기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