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본회의 모습. 사진=시의회 제공. |
2023년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하더니, 2024년 9월부터 11월까지 지속된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예산 논쟁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로도 2025년 본예산을 둘러싼 신경전이 서울 국회의 축소판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산안 삭감과 증액 사이에서 여소야대 국면마저 똑같다.
최 시장과 집행부는 민주당의 횡포에 맞서 시의원별 증액(편성)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고, 민주당 시의회는 철저한 감액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는 민주당 중앙당이 11월 29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정부 예산 삭감안을 단독 처리한 움직임과 오버랩된다. 2025년 정부 예산안 규모는 677조 4000억 원인데, 이 중 4조 1000억 원의 삭감안 처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2월 10일까지 제안한 여·야 간 합의 시한도 무색해지고 있다. 양측의 강대 강 기조는 되레 12월 3일 비상 계엄과 탄핵 정국이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지역화폐 등에 대한 민주당의 예산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데 이어, 비상 계엄이란 초강수(?)까지 꺼내 들었다.
세종시의 2025년 예산안은 아직 이 같은 사태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중앙 정치의 단면이 재현될 소지가 분명해 보인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는 12월 12일까지 8차례에 걸쳐 진행된 뒤 본회의 문턱에 오른다. 현재 흐름이라면, 세종시의 핵심 사업 다수도 2025년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중앙부터 지방 정치까지 강대 강 대결 구도만 되풀이하면서, 모든 피해는 국민과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라며 "각자가 원하는 부분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라고는 하나 이제라도 국민 만을 보고 협치안을 찾았으면 한다"라고 제언했다.
결국 중앙에 이어 세종시 정부까지 이 같은 문제에 봉착하지 않는 게 우선 시급하다. 그럴려면 최 시장의 역할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지역 사회의 중론이다. 각 당의 진영 논리에 늘 문제 인식을 품어왔고, 오랜 공직 경험을 가진 그가 이번 사태의 키를 쥐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민주당의 을구 국회의원인 강준현 시당위원장, 세종시 갑구 김종민(무소속) 국회의원의 정치력도 주목되고 있다.
2025년 세종시 예산안의 최종 처리 시한은 12월 16일 5차 본회의. 최 시장을 중심으로 '국힘 vs 민주당' 대리전 양상이 더욱 가속화될지, 양측이 시민을 위한 길을 선택할지 지역 사회의 눈과 귀를 한 곳에 모으고 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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