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
불과 70여 년 전인 1950년대 초,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47.92세였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상당히 젊은 나이지요. 1970년대 들어서야 60세를 넘고 2010년대 접어들어 80세를 넘어섰습니다.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의하면, 상위 순서대로 일본의 평균연령 84.3세, 스위스 83.4세, 세 번째인 우리나라는 83.3세였습니다.
하지만, 평균수명은 사고사, 질병사, 돌연사 등의 모든 유형의 사망을 포함하기에 최빈사망연령이 실제 가장 많이 사망하는 나이의 근사치일 수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5부터 2019년까지 5년간 평균 한국인의 최빈사망연령은 남성 85.6년, 여성 90년으로 추정됩니다.
갓 신생아가 태어나서 얼마나 살 수 있을지에 대한 여명 추정 수치인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원활한 일상생활을 보내지 못하는 기간을 뺀 나머지 수명을 '건강수명'이라고 합니다. 의학과 과학의 눈부신 발달로 생명의 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이미 실현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수명의 길이를 늘이는 양적인 측면보다 질적인 측면 다시 말해, 살아가는 동안에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양질의 수명'을 늘리는 것에 주목할 때입니다. 만일 수명만 연장한 '골골 100세'로 살아간다면 여러 질환으로 인해 스스로 아프고 고통스러운 것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을 안겨 준 채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 더욱 힘들고 슬픈 현실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의 유지를 의학적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는 대명제를 받아들여야만 한다면, 받아들이되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웰다잉'은 시작됐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죽음을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삶의 주인인 본인이 주체가 되어 죽음을 설계하고 실천해 나갈 것인지, 죽음에 대해 미리 대응하고 준비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는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키며 편안한 마음으로 삶을 마무리하는 '웰다잉(Well-Dying)'을 생각하고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이는 잘 죽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이러한 과정에서 오히려 여생에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선별하게 됨으로써 웰다잉 계획은 지금부터 남은 삶을 더욱 잘 살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삶의 질은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상당 부분 모두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 건강검진을 받고 꾸준히 적당한 운동을 하며, 정서적 안정을 위해 가족이나 지인들과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공감대를 이루고 정신적 안정을 위해서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자신감과 의지를 복돋우며 사회적 건강을 위해 제2의 취업이나 적극적 취미활동을 통해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팔팔 100세'로 향하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 해가 또 저물고 있습니다. 올 연말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기 위해 '웰다잉'을 계획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건강수명을 높이는 첫걸음으로 하체 근력 테스트법을 독자 여러분께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세한 동작은 QR코드를 참조하세요. 모든 동작은 무리하지 않고 본인에게 맞게 실시합니다.
/오선정 충남대 이학박사, CMB '오선정의 힐링 테라스'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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