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11강 목중무화(木中無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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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11강 목중무화(木中無花)

장상현/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5-02-11 19:07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211강 木中無花(목중무화) : 나무속엔 꽃이 들어있지 않다.(꽃은 나무 속에 있는 게 아니라 때가 되면 저절로 생긴다.)

글 자 : 木(나무 목) 中(가운데 중/ ~속) 無(없을 무) 花(꽃 화)

출 처 : 大東奇聞(대동기문), 古今笑叢(고금소총),

비 유 : 모든 일은 억지로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되고 순리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함

대한민국 정국혼란(政局混亂)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모든 정치인들이 권력을 쟁취하고자 달려드는 꼴이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의 모습과 흡사(恰似)하다.

일반 국민들이 볼 때 국가의 정치적 정상화는 요원(遙遠)한 듯하다. 사생결단의 기로(岐路)에 서 있는 악인(惡人)들의 무자비한 혈투를 연상케 한다.

이제는 국회의 라운드를 넘어 법정에서 시비(是非)를 가릴 판이다. 그러나 국회에서도 그랬듯이 법원이 올바른 판결을 내리리라고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다. 이젠 법원마저 마냥 의혹과 불신(不信)만 증폭(增幅)시킬 뿐이다.

누가 권력을 소유 하려고 하는지는 몰라도 국민들은 이제 정의(正義)앞에 당당해야하고 또 그 생각을 정당하게 실행해야 한다. 당당한 의인(義人)의 고사를 보자.

치악산(雉岳山)의 뒤편 계곡에 도둑들의 소굴이 있었다. 그들은 걸핏하면 상원사(上元寺)에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뭐 스님이면 다야? 너희들은 편히 앉아서 신도들이 갖다 바치는 돈으로 먹고 살고 있으니 무위도식(無爲徒食)하기는 우리와 다를 바 없잖아. 어차피 너희들도 땀 흘려 번 것이 아닌데 조금 나눠 먹자는 것이 뭐가 나쁘냐?"

도둑들이 윽박지르면 스님들은 저항 한 번 못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주어야 했다. 그런 일이 계속되자 몇몇 스님들은 관가(官家)에 알리자고 했으나 주지(住持)스님은 한사코 허락하지 않았다.

"저들이 마혹(迷惑)하여 그런 것이니 원한(怨恨)을 사서는 안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밤 주지(住持)스님의 방에 도적이 칼을 들고 들어왔다. 주지 스님은 손님을 맞이하듯 자리에서 일어나 태연히 마주 앉았다.

주지 스님이 도둑에게 "그 칼을 버리시오"라고 하자 도둑이 "헛소리 하지 말라. 이 칼이야말로 내 수호신이다."

그러자 다시 주지 스님이 "칼을 든 자는 칼로 죽게 되는 법이오."

그러나 도적들은 코웃음을 치면서 쏘아보았다. "너희들은 불법(佛法)이니 무어니 하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해괴한 말들을 주절거리는데 우리 같은 도적들은 주린 창자를 채우는 게 급하단 말이야!"

다시 주지 스님이 "불법(佛法)을 올바로 깨달으면 모든 근심에서 벗어날 수가 있소."

그러자 도적들은 "도대체 불법(佛法)이라는 게 어디 있느냐?"

다시 주지 스님이 "당신들의 가슴 속에 있소 다만 그대가 스스로 보지 못할 뿐이오"라고 하자 도둑이 "그럼 네 가슴에도 있겠구나?" 하자 주지 스님은 거침없이 "그렇소"라고 말했다.

"거 잘됐다. 내가 보고 싶으니 어디 네 가슴 좀 열어보자" 라고 하면서 비웃음을 흘리면서 주지스님의 가슴에 칼을 겨누었다. 그러자 주지스님이 껄껄 웃으며 말하였다.

"참으로 어리석은 자로다.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고 그 나무를 쪼개면 그 속에 꽃이 들어 있더이까? 꽃은 나무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때가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 그 칼로 불법(佛法)을 범하지 마시오."

그 말에 한참 생각하던 도둑은 그제야 자기가 한 짓을 깨우친 듯 칼을 내던지고 주지 스님 앞에 넙죽 엎드렸다.

대자연과 인간의 삶에는 순리(順理)라는 것이 있다. 곧 무리하지 않고 순서대로 자연적으로 진행되는 세상의 이치를 말한다. 그러나 세상 모든 자연은 순리대로 살아가는데 유독 인간만이 순리에 역행(逆行)하고 비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 더군다나 순리에 역행하면서도 그것이 남보다 뛰어난 기량(技倆)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권력과 가까이 하고자 하는 인간들로 주위의 충고나 간언을 깨닫지 못하고 본인의 비 순리적 행동을 오히려 자랑으로 여기는 몰지각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가다가 대한민국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현실이 될 듯하다.

이제 정상적인 국민들조차도 비정상오락과 가까이 하고 싶어 하고, 놀고 즐기는 삶을 지향(志向)하는 패턴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듯하다. 과거 땀 흘려 건설에 열중하던 대한민국 국민성은 다 어디로 갔는지….

채근담(菜根譚)에 待人春風 持己秋霜(대인춘풍 지기추상)이란 교훈이 있다

곧 남을 대하기를 봄바람(따뜻함)같이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서리 같이 엄하게 하라

이제 대한민국은 의인(義人)을 지키고, 악인(惡人)들의 세상을 막는 것이 국민들의 올바른 의무라고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장상현/전 인문학 교수

장상현 교수님-수정
장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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