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피습 사망] 6개월 휴직 진단 20일 만에 뒤집혔는데 교육청 뭐했나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전 초등생 피습 사망] 6개월 휴직 진단 20일 만에 뒤집혔는데 교육청 뭐했나

  • 승인 2025-02-12 17:55
  • 수정 2025-02-13 10:05
  • 신문게재 2025-02-13 2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KakaoTalk_20250212_164413798
11일 저녁 7시. 모두가 집으로 돌아간 저녁시간에도 대전교육청 정문에 마련된 합동추모소 불은 환하게 켜져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대전 교내에서 초등생이 교사에게 피살되면서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해 교사 복직에 대한 대전교육청의 안일한 행정처리가 뭇매를 맞고 있다. 교육청은 휴직 필요 기간이 대폭 단축되는 이례적인 일임에도 일률적인 방법으로 가해 교사를 복직시킨 것으로 파악돼 제도적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교내에서 하늘(8)양을 살해한 교사가 복직할 당시 학교장 면담, 심의 등 별도의 절차 없이 의사의 소견만 검토한 후 복직을 수용했다. 관할 교육청인 서부교육청은 당초 6개월가량 휴직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내용을 학교로부터 전달받은 지 20여 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별다른 검토 없이 처리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과 이례적으로 치료 경과가 짧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검증절차 없이 여타의 다른 질병과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통상적으로 휴·복직계를 제출할 땐 교육공무원법 제44조에 근거해 휴직을 청원하는 교사가 휴직원과 증빙자료를 첨부해 학교관리자에 제출하고 학교관리자는 휴직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 후 관할 교육지원청에 제청한다. 복직 과정은 국가공무원법 제73조 3항에 따라 당초 허가받은 휴직 사유가 소멸된 경우 임용권자에게 복직원을 제출해 신고하고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도록 명시됐다. 이에 대전교육청은 조기복직을 신청할 때 이를 제재하거나 반려할 근거가 없어 휴직기간이 얼마가 됐든 의사의 소견만 있다면 제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교육공무원법 제44조 1항을 살펴보면 임용권자는 교육공무원이 신체상·정신상의 장애로 장기요양이 필요할 때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휴직을 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교육청은 가해 교사의 과거 병력기록이 있음에도 이를 확인조차 하지 않는 등 안일한 행정절차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서부교육청 유초등교육과 담당 장학사는 "복직은 휴직의 사유가 소멸 됐을 때 무조건 복직하도록 돼 있다"며 "의사가 진단서를 작성할 때 교원 개인의 의견이 가장 많이 반영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휴직 기간이 너무 짧아 학교에 사실 확인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개월의 휴직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20일 만에 소견이 뒤바뀐 이유에 대해선 파악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복직을 신청할 때 학교관리자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활동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교원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전의 한 교사는 "교원들이 학기 중 휴직하고 방학 직전에 복직하는 등 휴·복직을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 교장 등 학교관리자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조기 복직을 신청했을 때 학교관리자가 법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없어 법 개정이 우선될 사항"이라고 말했다.

윤정병 본청 유초등교육과장은 "예측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관련된 절차를 좀 더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미흡한 부분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4.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5.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3. 국립세종수목원, 지속 가능 경영...피나클 어워드 은상
  4. 가짜뉴스의 폐해와 대책 심포지엄
  5.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내란 척결 촉구....세 가지 대안 제시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