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8민주의거자 '명찰 속 이름' 확인… 유공자 추가 인정 기대감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대전 3·8민주의거자 '명찰 속 이름' 확인… 유공자 추가 인정 기대감

대전고 1·2학년 권영우·故 이해남씨 사진 주목
곤봉 든 경찰에 쫓기는 모습 등 생생히 담아내
국가유공자 등재 위한 물적 증거자료 확보 의미

  • 승인 2025-03-06 17:35
  • 신문게재 2025-03-07 1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1960년 대전 3·8민주의거 시위에 참여한 대전고 학생 2명의 민주화 활동을 증명하는 사진 자료가 발견돼 국가유공자 추가 인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는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으로, 교복의 명찰을 확대해 당시 고교 1·2학년생인 권영우(41회)씨와 故 이해남(40회)씨 이름을 확인하고 학우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6일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에 따르면 4·19 국가 유공자로 인정된 3·8의거자는 단 11명이다. 그 중 6명은 신문 자료 속 이름이 발견돼 지난해에서야 국가유공자에 등재됐다. 그간 기념사업회는 유공자 발굴 작업을 펼쳐 수차례 상신하는 등 노력을 펼쳐왔지만, 뒷받침할만한 증거 자료가 부족한 이유로 매번 추가 등재에 탈락했다. 국가보훈부의 유공자 지정 기준은 가까운 관계인 사람의 '인우증명' 보다는 사진과 의료기록, 신문기사 등 물적 증거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확인된 사진 속 명찰의 이름 석 자는 민주의거 활동에 대한 명확한 증거로서 현재 지정된 11명 유공자에 이어 추가 지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이걸로
1960년 장면 박사 정견발표회가 열린 대전 공설운동장으로 향하던 학생들이 경찰에 쫓겨 논두렁에 빠지는 모습. 권영우씨가 맨 앞에 서 있다. 출처=4월혁명청사
사진 속 명찰 이름이 확인된 권영우(82)씨는 경찰을 피해 논을 내달리던 모습으로 사진에 담겼고, 당시 고교 1학년생이었다. 권 씨는 3·8민주의거에 동참해 학원 자유화를 외치며 대전고 교문을 넘어 학우들과 대사동 네거리를 지나 공설운동장으로 향하던 중 경찰에 진압됐다. 경찰은 곤봉을 들고 학생들을 쫓거나 막았고 시위대는 뿔뿔이 흩어졌다.

그는 "곤봉을 휘두르는 경찰의 진압에 다친 사람도 있고, 경찰을 피해 둑길을 달리다 논두렁 분뇨구덩이에 여럿 빠지기도 했다"라며 "그 당시엔 사진이 찍힌 줄도 몰랐는데, 한참 후에 동기들한테 연락을 받고서야 사진을 찾아봤는데 제 모습이 분명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지지부진한 국가유공자 지정과 관련해 "국가보훈부에 공적조사서를 두 번이나 제출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라며 "당시 다친 선후배들이 다닌 병원은 문을 닫아 남은 진료기록도 없고, 지금처럼 영상이 촬영되던 때도 아닌데 명백한 사진이 있음에도 인정되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라며 민주의거 활동에 관한 지역사회 관심을 촉구했다.
1018725_858931_560
1960년 3월 9일 대흥동·문창동 골목길에서 학생들이 무장경찰에 진압되는 모습. 맨 앞이 이해남씨. 출처=대전일보
또 다른 사진 속 인물인 이해남 씨는 당시 고교 2학년으로 공설운동장으로 향하던 중 경찰에 쫓겨 골목에 갇혔다. 이날 경찰은 흰색 지프차로 돌진하며 학생들에게 곤봉과 카빈총 개머리판을 휘둘렀으며 무술경관이 발을 걸고 육탄전을 벌려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씨는 건설업을 하다 지난 2014년 작고해 끝내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학우들에 의해 명찰 속 이름과 얼굴이 확인됐다.

이영조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은 "현재 보훈부 국가유공자 등재 신청이 매년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상시 접수하는 체계로, 더 늦기 전에 숨은 증거자료를 발굴하고 체계화하는 준비가 필요하다"며 "당시 민주의거에 참여하고도 데모에 참여했다는 자책감에 이를 숨기는 분들도 있는데, 그들의 노력과 헌신을 하루빨리 국가에서 인정받아 명예롭게 지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lalaej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타임월드 매각 검토에 둔산 상권 촉각…백화점 유지 변수
  2. 타임월드 매각 검토에 고용 불안…노조 “안정 보장하라”
  3. 대전 한전 전력연구원 ESS 화재…배터리팩 28개 전소
  4. 행정수도 온통대전 충청 밥상머리 민심 관통 전망
  5. 최재근 일자리진흥원장과 전용석 대전신보재단 이사장 각각 임명
  1. 대전시 지역 첫 방산 소부장 특화단지... 'AX 클러스터' 시정동력 탄력
  2. 천리포수목원, 꽃무릇 개화 시작…추석 절정 맞아
  3. 한화, 1R서 설악고 민주홍 지명…학교 첫 1라운더
  4. 허태정 "트램 흔들림 없이 추진" 정상 추진의지 밝혀
  5. 충남 천안·아산 7개 산업단지, 반도체 후공정 특화단지 지정

헤드라인 뉴스


전국 유일 `식물의회` 대덕구의회 의장 선출 또 무산

전국 유일 '식물의회' 대덕구의회 의장 선출 또 무산

석 달째 '감투 싸움'으로 개점휴업 상태인 대전 대덕구의회가 21일 임시회를 열고 다시 의장 선출에 나섰으나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또다시 무산됐다. 전국 227개 기초의회 가운데 아직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가 유일하다. 민생 현안은 뒷전인 채 의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면서 주민들이 의회에 근조화환을 보내는 등 지역사회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21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대덕구의회는 이날 오전 제295회 임시회를 열고 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한 표결을 진행했으나 단독 후보로 등록한 서미경..

저축성예금 50조원 목전 둔 대전... 은행권 예금 금리 경쟁에 더 오를까
저축성예금 50조원 목전 둔 대전... 은행권 예금 금리 경쟁에 더 오를까

주요 시중은행이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며 금융소비자 모시기에 나서면서 50조 원을 목전에 둔 대전 예금은행 저축성예금 수신 잔액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이 수신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정기예금 금리를 3% 중반까지 올리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1%포인트 올렸다. 지난 14일 같은 상품 금리를 최고 0.6%포인트 올린 이후 일주일 만에 추가 인상이다. 이에 따라 1년 이상 2년 미만 만기 예금 금리는 연 3.4%에서 3.5%로 올..

충청권 AI활용 발전비전 전력공급 원활한 확보 시급… 화력발전 의존 장래에 불리
충청권 AI활용 발전비전 전력공급 원활한 확보 시급… 화력발전 의존 장래에 불리

충청권 지자체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방산·바이오·반도체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지만, 필요한 전력 확보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충청권은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데다 송전망과 무탄소 전원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향후 데이터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전력 공급에 병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전력 대전충남본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충북이 AI를 활용한 성장전략에 집중하면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전력공급이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한다’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한다’

  • 미리 보는 2026 지상군페스티벌…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실전 시현 미리 보는 2026 지상군페스티벌…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실전 시현

  • ‘풍요로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풍요로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 차례상 차리기 배우는 어린이들 차례상 차리기 배우는 어린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