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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장 바닥 위에 두 마리 곰이 가만히 누워있다./사진=김주혜 기자 |
대전시가 '동물원 재창조 사업'을 공표한 가운데,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자체적인 시민 참여형 모니터링을 통해 대전오월드 동물 사육환경과 전시환경 개선을 거듭 촉구했다.
대전오월드는 현재 '동물원 재창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고 동물복지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9년까지 총 3100억 원을 투입해 친환경적이고 동물 중심의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동물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행동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행동 풍부화' 시설을 확충하고, 더욱 넓고 자연과 닮은 사육장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해당 사업과는 무관하지만, 대전충남녹색연합은 2024년부터 '구경거리로 태어난 생명은 없다'란 슬로건 아래 진행된 '구생없'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해 왔다. 동물원 내 동물들의 생활환경과 복지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활동이다. 3월부터 12월까지 월 1회씩 시민과 전문가를 포함한 10여 명의 인원이 참여한다. 이번 2차 모니터링에는 6명의 인원이 1~2종류의 동물을 각각 도맡아 약 2시간 동안 면밀하게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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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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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에 '헤엄치기와 나무에 오르기를 매우 좋아하고'라고 적혀있지만, 사육 공간 안에는 수영 공간이 없다./사진=김주혜 기자 |
모니터단이 관찰한 것은 동물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대부분 관람객이 각 동물의 사육장에 3분 이상 머무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움직임이 없는 동물들에 무료함을 느낀 관람객들이 금방 자리를 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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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주위로 관람객들이 빼곡해 숨을 곳이 없다./사진=김주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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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여우 귀에 상처가 있다./사진=김주혜 기자 |
'구생없' 총괄을 맡은 대전충남녹색연합 자연생태팀 임도훈 활동가는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동물들을 보며 말 못 하는 생명들의 권리를 누군가는 대신 말해야 한다고 느껴 자발적으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며 "오락을 위한 전시가 아닌, 보호와 복원의 기능만 남겨야 하며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주혜 기자 nankjh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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