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함께여서 빛났던 교직의 길, 동료라는 이름으로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함께여서 빛났던 교직의 길, 동료라는 이름으로

정민우 참샘초등학교 교사

  • 승인 2025-05-01 11:10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정민우
정민우 참샘초등학교 교사.사진=세종교육청 제공.
교직 경력 11년 차인 나는 4년 전, 참샘초등학교로 옮기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설렘과 긴장 속에 만난 동료들과 학생들, 그중에서도 동학년 부장 이효석 선생님은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코로나 시기에도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배움은 포기하지 말자"는 신념 아래, 철저한 방역 속에서도 수학여행과 체육대회를 추진해 나가셨다. 함께 활동을 준비하며, 나는 교직이란 제약 속에서도 아이들을 향한 사랑으로 길을 만들어가는 일임을 배웠다.



그러한 배움을 바탕으로 2023년부터 나는 6학년 부장을 맡게 되었다. 막중한 책임감에 부담을 느꼈지만, 유지수, 조소희, 정성은, 최디아, 김인태, 이지은 선생님이라는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걱정은 기대와 설렘으로 바뀌었다. 우리는 '금쪽같은 6학년!' 프로젝트로 새 학년을 힘차게 열었고, 신학기 다모임과 친교 활동, '5개의 별(책임, 존중, 배려, 협동, 평화)이 빛나는 소우주' 학년 슬로건 만들기를 통해 아이들은 별 하나하나에 담긴 가치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실천해 나가기 시작했다.

봄에는 '슬기로운 지구생활'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하여 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심고, 수확한 채소로 '비빔밥 데이'를 열었다. 환경을 주제로 한 바자회와 체험 부스를 공동 기획해 운영했고, 수익금은 기부 활동으로 이어졌다. 어린이날에도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학급별 응원 현수막을 제작해 체육대회장을 가득 메웠다.



동 학년 교사들과 함께 수학나눔학교를 운영하며 '파이데이' 행사를 기획해 다양한 원주율 체험 부스를 준비했다. 쉬는 시간에는 '수학놀이터'를 조성해 학생들이 수학을 놀이처럼 접하게 했으며, 주말에는 '주말수학체험교실'과 '수학 체험전' 축제를 열어, 수학을 어렵게 느끼던 학생들도 즐거운 체험을 통해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워갔다.

여름방학을 앞두고는 '한 여름밤의 꿈' 프로젝트를 머리를 맞대어 함께 기획했다. 그 결과, 학생들과 함께 저녁을 준비하고 평화 영화를 감상했으며, 늦은 밤 학생들을 집 앞까지 데려다주는 동행 활동을 통해 사제 간의 관계를 깊이 다질 수 있었다.

2학기에는 '수학여행 배틀 트립'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제주도 수학여행은 우리 모두에게 처음 준비하는 도전이었다. 사전답사 중 식당 예약 문제로 비행기를 놓칠 뻔하고, 이동 동선도 밤늦게까지 수정해야 했지만, 교사들은 끝까지 협력하며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주도 수학여행에서 학생들은 팀을 이뤄 자유여행 일정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며 주체적으로 성장했다.

2학기 후반에는 '다문화 교육 정책학교' 사업과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 프로젝트를 연계해 운영했다. 하모니 페스티벌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부스를 함께 기획하고 준비해, 학생들이 다문화를 경험하는 축제를 열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고 존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며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대망의 졸업식. '소우주의 오랜 날, 오랜 밤'이라는 슬로건 아래, 특별한 졸업식을 만들기 위해 동학년 교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초대장 디자인부터 무대 구성, 깜짝 이벤트까지 모든 과정을 세심하게 협력해 준비했고, 마지막에는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부른 '아마추어'의 노래로 졸업식장을 가득 채웠다. 서로를 믿고 함께 만든 이 졸업식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

돌이켜보면, 참샘초에서의 시간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였기에 가능했다.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웃고 울며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배움과 성장을 선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곁을 든든히 지켜준 남윤제 교장선생님, 오기열 교장선생님, 조성창 수석교사님 덕분에 우리는 더 멀리 도전할 수 있었다. 교직의 힘은 결국 '사람'이었다. 아이들의 웃음과 동료 교사들의 따뜻한 손길 속에서, 나는 매일 다시 교직의 길을 선택한다. 앞으로도 함께여서 빛나는 이 길을 감사함으로 걸어가고 싶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월요논단]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이번에는 대전이다
  2. 김동연 경기지사, 반도체특화단지 ‘안성 동신일반산단’ 방문
  3.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영상포함)
  4. 갑천습지 보호지역서 57만㎥ 모래 준설계획…환경단체 "금강청 부동의하라"
  5. [2025 보문산 걷기대회] 보문산에서 만난 늦가을, '2025 보문산 행복숲 둘레산길 걷기대회' 성황
  1. '교육부→복지부' 이관, 국립대병원 교수들 반발 왜?
  2. 최대 1만 500세대 통합재건축…대전 노후계획도시정비 청사진 첫 공개
  3. 쿠팡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주의보… 과기정통부 "스미싱·피싱 주의 필요"
  4. 12·3 계엄 1년 … K-민주주의 지킨 지방자치
  5. 의정부1동 입체주차장 운영 중단

헤드라인 뉴스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클러스터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 지정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가 농림축산식품부의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에 1일 자로 최종 지정·고시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번 지정은 농식품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추진한 것으로, 전국 11개 시도가 신청했고 최종 7곳이 선정됐다. 육성지구로 지정되면 국비 기반 공모사업 참여 자격과 기업 지원사업 가점 부여, 지자체 부지 활용 특례 등의 혜택을 받는다. 위치는 예산군 삽교읍 삽교리·상성리 일원 내포 농생명 융·복합산업 클러스터 부지로 지정 면적은 134만 2976㎡(40만 평) 규모이며, 오는 2030년 2028년까지..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안전 지식왕'은 바로 나… 지난해 이어 2연패 퀴즈왕에 이목집중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을 향한 마지막 지역 예선전인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논산 퀴즈왕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한 학생이 차지하면서 참가학생과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논산시와 중도일보가 주최하고 논산계룡교육지원청, 논산경찰서·소방서가 후원한 '2025 논산 어린이 안전골든벨'이 27일 논산 동성초 강당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퀴즈 대결에 앞서 참가 학생들은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본격적인 문제풀이에 돌입하자 침착함을 되찾고 집중력을 발휘해 퀴즈왕을 향한 치열한 접전이..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대통령실 “대통령 사칭 SNS 계정 확인… 단호히 대응”

SNS에 대통령을 사칭한 가짜 계정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범죄 정황이 확인돼 대통령실이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전은수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근 틱톡(TikTok), 엑스(X) 등 SNS 플랫폼에서 제21대 대통령을 사칭하는 가짜 계정이 확인돼 국민 여러분께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가짜 계정들은 프로필에 '제21대 대통령'이라는 직함과 성명을 기재하고 대통령 공식 계정의 사진·영상을 무단 도용하고 있으며, 단순 사칭을 넘어 금품을 요구하는 등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은수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청설모의 겨울나기 준비

  •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사랑의 온도를 올려주세요’

  •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대전 갑천변 수놓은 화려한 불꽃과 드론쇼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