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의 한국 음식 적응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서 온 전윤희입니다. 2015년에 한국에 처음 왔고,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평소 즐겨보던 다문화소식지의 명예기자로 활동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설렙니다. 앞으로 명예기자로서 센터 프로그램 이용 후기나 베트남과 관련된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한국 음식에 적응해 온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한국의 음식과 문화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한국 음식은 저에게 너무나 낯설고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음식과 매운 음식들이 입에 맞지 않아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거의 매일 집에서 베트남 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으며 지냈고, 그때 당시에는 한국 음식은 제게 너무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이 제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한식도 한 번 배워볼까?'라는 마음이 생겼고, 그 계기로 요리책, TV 요리 프로그램도 챙겨보며 하나씩 따라 해 보았습니다. 김치찌개, 잡채, 불고기 같은 대표적인 한국 음식부터 시도했고, 실패도 많이 했지만 꾸준히 노력하니 실력이 점점 늘었습니다. 지금은 가족들을 위해 매일 다양한 한식을 직접 요리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커가면서 이제는 한식이 제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베트남 음식과 함께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게만 느껴졌던 음식이, 지금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따뜻한 손맛이 되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합니다.
한국 음식은 외국인들에게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문화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간다면 분명히 익숙해질 수 있고, 나중에는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한 접시, 한 그릇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마음을 열고,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전서구가족센터에서는 다양한 요리관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처럼 한국 음식이 낯설었던 분들도 함께 요리하고, 맛보고, 이야기 나누며 자연스럽게 문화를 배워갈 수 있으니 꼭 참여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서로의 음식을 나누는 그 따뜻한 시간이, 가족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을 더 가깝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전윤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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