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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선거 전략상 동남권 벨트에서 조선업 경쟁력 강화를 외치는 건 자연스럽다. 새로운 성장 축을 만들기 위한 북극 항로 개척 공약도 가능하다. 하지만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는 사안은 근본부터 같지 않다. 해운사인 HMM 부산 이전 발언과도 결이 전연 다르다. 3년 전 PK 지역에서 20%포인트(p)로 차로 뒤처졌고 지금은 격차를 좁히는 중이지만 이래선 안 된다. PK 판세를 흔들 동력만 중요한가. 이전 '불가(不可)'를 외치는 충청권 민심은 안중에 없는가.
부산에는 민주당에 대해 부산 홀대 정서가 있는 것 또한 어느 정도 사실이다. 민주당으로서는 텃밭처럼 여기던 곳이 접전지가 되고 접전을 벌이던 곳이 험지가 되던 총선의 기억까지 소환했을 법하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박근혜표' 대선 공약이었다가 부산과 인천 간 갈등으로 세종에 둥지를 튼 이력도 있다. 이런저런 심리적·현실적 장벽도 허물 겸,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해수부의 이전 카드를 꺼냈다고 본다. 하지만 득표 전략을 떠나 '행정수도 완성' 발언을 자기부정하는 문제가 된다.
'부울경 해양수도론'이란 상징 어법은 통용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행정기관 이전으로 귀결된 때는 일종의 판단 착오다. 행정의 효율성과 효과성, 지역균형발전 정책마저 오도하는 것이다. '세종을'이 지역구인 강준현 민주당 국회의원이 15일 해수부 부산 이전 불가론을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가 불가능한 약속은 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최종 공약화는 힘들다. 설득력과 명분이 없으며 세종 행정수도 완성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공약이다. 지역이 수도권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기에 밑돌 빼내 윗돌 괴는 발상이나 시도는 멈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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