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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학원 제공 |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모평 결과가 영어 고득점자 증가, 수학 상위권 변동, 탐구과목 이동 등 입시지형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30일 공개된 2026학년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어영역은 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이 8만 392명으로 전체의 19.1%에 달했다. 이는 2018학년도 영어 절대평가 도입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모든 수능 및 모의평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전년도 6월 모의평가 1등급 비율은 1.5%, 2025학년도 수능에서는 6.22%에 불과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번 6월 모평에서 영어가 지나치게 쉽게 출제되면서, 수험생들이 실제 수능까지 이 난이도가 유지될 것이라 단정해선 안 된다"며 "9월 모의평가나 본수능에서 영어 난이도는 반드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학 영역에서는 난이도가 다소 상승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43점으로, 2025학년도 수능(미적분 기준 140점)보다 3점 높았고, 표준점수 최고점자 수도 356명으로 집계돼 전년도 수능(1522명)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선택과목별 응시 분포는 확률과 통계가 56.4%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미적분 41.0%, 기하 2.6% 순이었다. 전년도와 비교해 확통 선택 비율이 8.1%p 증가한 반면, 미적분과 기하는 각각 7.7%p, 0.4%p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이 증가한 것은 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수학 선택과목 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뜻"이라며 "자연계 학생 일부가 미적분을 포기하고 확통을 택하면서 문과·이과 간 교차지원의 점수 해석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어 영역도 전년 대비 다소 쉽게 출제됐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으로, 2025학년도 수능(언어와 매체 기준 139점)보다 낮았고, 최고점자 수는 1926명으로 전년도 수능(1055명)을 웃돌았다. 선택과목 비율은 화법과 작문이 65.1%, 언어와 매체가 34.9%로, 전년도 대비 화작은 4.2%p 증가했다.
탐구영역에서는 사탐만 응시한 수험생이 24만 2144명으로 전년 대비 4만 8611명 증가했으며, 과탐만 응시한 수험생은 10만 1983명으로 5만 5262명 줄었다. 사탐과 과탐을 각각 1과목씩 조합해 응시한 수험생도 6만 9745명으로 집계돼 전년 3만 4297명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 중 사탐 과목을 함께 응시한 비율은 23.1%로, 전년도 14.3%보다 8.8%p 증가했다. 사탐 1과목 + 과탐 1과목 조합 응시자 비율도 11.6%에서 26.6%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자연계 수험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과 정시 변별력을 동시에 고려해 사탐 선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은 "과탐 II 과목의 표준점수가 일부 높게 형성되기는 했지만 이는 응시자 수가 적고 상위권 집중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표준점수 격차만 보고 과목을 바꾸기보다는 자신의 학습 여건에 맞는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탐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세계사 78점, 최저는 사회문화 67점으로 과목 간 최대 11점의 차이를 보였다. 과탐에서도 지구과학Ⅱ는 76점, 물리Ⅰ은 65점으로 동일한 격차가 발생했다.
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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