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스플리트·두브로브니크' 관광산업서 미래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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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스플리트·두브로브니크' 관광산업서 미래 찾는다

7월 31일 두브로브니크 일정 마무리...미래 관광 정책 시사점 적잖아
'해양 vs 내륙', '오버 vs 언더 투어리즘' 간극 뚜렷...미래 지속가능 관광 관건
크로아티아 도시와 세종시의 같은 고민 지점...세종시, 거점 관광 활성화 우선 필요

  • 승인 2025-07-31 16:11
  • 수정 2025-07-31 21:04
  • 신문게재 2025-08-01 3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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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어트 호텔과 호수공원, 국립도서관, 대통령 기록관,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 국립어린이박물관 등을 품은 중앙녹지공간 전경. 세종시 특화 관광의 미래 거점으로 통한다. 사진=이희택 기자.
아드리아해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성곽)을 기반으로 관광 명소로 도약한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시와 두브로브니크시'. 물 조망권과 거점 관광지(성곽)를 중심으로 상권과 먹거리, 숙박 등의 정주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전 세계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스플리트의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과 두브로브니크 시의 성곽을 포함한 구시가지 전체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목록에 나란히 올라 있다.

이 같은 거점 선택과 집중 전략은 그동안 유효했으나 이제는 다음을 생각해야 할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관광객 과다(과잉 관광)로 인한 지역민 편익 감소, 즉 오버 투어리즘 문제에 직면하고 있어서다.

세종시 시각으로 보면,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13년된 신생 도시임에도 그럴듯한 관광자원이 있는데, 저평가되거나 외면받는 '언더 투어리즘'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광역 지자체 최저 수준의 방문객과 역외 소비 증가, 상권 공실 최상위권이란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다.

세종시와 스플리트시·두브로브니크시 간 '해양 vs 내륙', '오버 vs 언더'란 극단적 차이에서 접점은 있을까.



세종시 대표단이 우호 협력 양해각서로 교류 단계를 격상한 스플리트시와 이제 문을 두드리고 있는 두브로브니크시 방문을 통해 풀어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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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리트시에는 연간 100만 명이 넘는 외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무엇보다 거점 선택과 집중 전략은 세종시가 다시금 생각해볼 대목이다. 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 시가 관광 명소로 거듭나는 과정은 세종시의 미래에 가깝다. 양 도시는 이제 새로운 연계 관광지 개발로 분산 정책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세종시의 거점 역시 연간 가장 많이 찾는 명소 중심으로 재설정해볼 필요가 있다.

'물과 정원' 기반의 국립세종수목원과 호수공원, 중앙공원은 바로 크로아티아 양대 관광 도시의 아드리아해와 성곽 거점으로 볼 수 있다. 연간 방문객이 가장 많은 관광지인 데다 한 곳에 모여 있는 강점을 지녔다. 여기에 국립어린이박물관과 대통령 기록관, 국립세종도서관,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세종예술의전당, 도시상징광장, 이응다리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 관광 자원들이 지근거리에 있다.

문제는 연계 기능의 부재에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거점이나 이들을 온전히 세종시에 수용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크로아티아의 양 지역 모두 지난해 기준 연간 외부 방문객이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세종호수공원과 국립수목원, 중앙공원, 국립박물관단지, 대통령 기록관 등 중앙녹지공간 권역도 잠재력만 놓고 보면, 이 수치에 이르는 건 시간 문제다.

스플리트·두브로브니크와 간극은 이 지점에서 크게 벌어진다. 세종시의 현재 관광 인프라로는 경유형(Stop over) 관광지에 그칠 공산이 크다. 크로아티아처럼 1박 2일 이상 정주형으로 잡아놓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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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 시는 오버 투어 문제에 대응하기 일일 허용 방문객 수를 제한하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이는 세종시 거점 관광지의 도보 이동권에서 누릴 수 있는 편익이 매우 적은데서 비롯한다.

실제 이용 가능한 편익 시설은 ▲매점 ▲이색 자전거 이용 ▲식당 4곳(수목원 2곳, 호수공원 2곳) ▲카페 4곳(도서관 1곳, 호수공원 1곳, 중앙공원 1곳, 수목원 1곳)에 불과하다. 행사가 있을 때 종종 푸드트럭이 배치되거나 배달존이 활성화되는 정도 외에는 추가 사항이 없다.

크로아티아처럼 도보 이동권에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구조는 꿈에 가깝다. 장소마다 이동 역시 도보로는 어렵다. 이로 인해 호수공원과 중앙공원, 수목원마다 방문객이 개별화되고 있다. 순천만정원의 소형 무인궤도 열차(PRT)나 자기부상열차, 독일 슈투트가르트 킬레스베르크 공원의 트램과 같은 가성비 이동 수단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문객들이 차를 한 곳에 주차 후 주요 관광지를 돌고, 2~3차로 나성동과 보람동 등의 상권에 들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공실 해소 등의 해법에 조금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유동 인구를 오랜 시간 체류토록 하는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 상권과 시민사회의 요구이자 아이디어인 △중저가 소형 숙박시설 확대 △나성동 어반아트리움 상업 거리 활성화 및 백화점 유치 △호수공원 유보지 상업 기능 정상화 △국지도 96호선과 이응다리 주변으로 당초 구상인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전면 공지(야외 테라스) 확대 등 규제 완화 △마이스(MICE) 관광 특화 △호수공원 및 금강변 레저 기능 강화 △야외 노상 '배달존' 구역 설정 등에도 귀 기울여 볼 때다.

이 과정에서 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마스터플랜도 잘 다듬어야 한다. 관광 전문 용어로 '리스폰서블 투어리즘(Responsible Tourism, 책임 관광)'이란 중간 과정을 목표로 삼는 것도 좋은 선택지로 다가온다.

책임 관광은 관광객 수보다 질적인 관광을 중시하는 개념으로, 환경과 지역 주민,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며 지속가능한 실행에 나서는 개념이다. 크로아티아 관광 도시가 오버 투어리즘에 대응하는 기법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관광객의 동선과 흐름을 데이터로 관리하고, 기술로 수요를 분산하는 전략적 접근은 스마트시티 기법 도입으로 해볼 수 있다. 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가 세종시에 기댈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스마트 투어리즘'이다.

세종시 대표단은 7월 31일 오전 두브로브니크 일정까지 모두 소화하고, 8월 1일 세종시로 돌아온다. 이번 방문 성과가 우호 협력을 넘어 실질적인 정책 반영 및 실행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한편, 이번 방문단 대표인 최민호 세종시장은 8월 1일 이재명 대통령과 17개 시·도 지사 간담회를 위해 하루 앞선 7월 31일 세종시에 복귀했다. 방문단의 최종 일정은 이호식 국제관계 대사와 정진기 대외협력담당관 중심으로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시=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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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리트 시청사 로비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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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슈투트가르트시의 킬레스베르크 공원 내 트램 이동 열차.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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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 성 안에서 여름 기간 펼쳐지는 축제 공연 무대.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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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 시청은 성곽 안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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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 시의 핵심 관광지에선 전면 공지(야외 테라스)를 대부분 허용하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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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 전경. 이 곳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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