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아이들과의 오후, 교사 전문성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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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아이들과의 오후, 교사 전문성을 생각하다

이미숙 바른유치원 교사

  • 승인 2025-09-04 17:25
  • 신문게재 2025-09-05 18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바른유 이미숙 선생님
이미숙 바른유치원 교사
오후 1시, 오전부터 놀던 아이들은 교사가 바뀐 것도 모른 채 놀이에 푹 빠져 있다. 나는 자연스럽게 교실에 들어가 오전 교사와 짧은 이야기를 나눈 뒤, 아이들 속으로 스며들 듯 놀이를 시작한다.

올해 초, 유치원에 부장교사 정원이 한 자리씩 늘면서 우리 유치원은 총 4명의 부장교사를 두게 되었다. 3~5세 각 연령에 1명씩 부장을 두고, 남은 1명은 방과후 과정 부장과 함께 방과후 과정 담임을 맡았다.



방과후 과정 담임으로서 방과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교육과정 담임으로 방과후 업무를 병행하는 것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방과후 과정 교사들과 현장에서 직접 호흡하며 함께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행정 지원을 넘어, 방과후 과정 교사들과 전문적학습공동체(이하 전학공)를 운영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접근이다. 놀이 지원의 힘은 전학공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전학공은 교사들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전문성을 성장시키기 위해 정기적으로 모여 수업을 나누고 성찰하며 발전하는 협력적 모임이다. 다시 말해, '교사가 교사를 키우는 시스템'이며, 이것이 원활히 작동할 때 기관 전체의 교육 역량이 크게 향상된다. 작년에는 연구부장으로서 교육과정 교사들의 전학공 활성화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방과후 과정 교사들의 전학공 운영이 나의 임무이다.



방과후 과정 교사들은 하루 4~6시간의 근무 시간 중 대부분을 수업에 할애하고 있어, 전학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수업 나눔, 공동 기획·실천, 평가를 이어가며 전학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세종시는 현재 병설 한 학급이나 일부 단설유치원의 방과후 과정에 정규 교원을 배치하고 있으며, 주로 휴직 예정 교사를 배정해 학기 중 담임 교체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세종에서 처음으로 방과후 과정에 정규 교원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때, 나 역시 다른 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찬성하지 않았다. 당시 교사들은 반대 서명을 제출하고 교육청을 찾아가, 정규 교원을 방과후 과정에 배치하는 것은 유아교육의 성격을 변질시키고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저하시키는 정책이라며 반대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취원 유아 수 감소, 교육·보육의 재개념화, 유보통합 정책 추진 등을 거치면서, 방과후 과정에서 일하는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오전 수업이 오후로 바뀌었을 뿐, 교사인 나는 동일하다. 여전히 내가 하는 일은 '교육'인 것이다. 다만 오후에는 쉼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보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휴식을 병행하며 활동을 운영한다. 상대적으로 학사일정이 자유로워, 학급 내 수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학교는 건물이 아니라, 교사와 유아가 만나는 곳이 곧 학교다. 그렇기에 아이들을 만나는 교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때문에 국가는 엄격한 절차를 거쳐 교사를 선발한다. 공립 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아교육 관련 학과에서 유아교육 전공과 교육학을 이수하고, 교육실습을 거쳐 신규임용후보자선정경쟁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절차는 유아와의 만남을 그만큼 엄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선발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비교사 시기에 직전교육(Pre-service Training)을 통해 필수적인 준비와 자격을 갖췄다면, 현장에서 부딪히고 성찰하며 동료 교사들과 배우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 나가야 한다. 교사들은 임용 이후에도 수업 연구, 직무연수, 전학공 등 현직교육(In-service Training)을 통해 전문성을 심화하고 있다. 이는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평등하게'라는 가치의 실현이기도 하다. 방과후 과정도 다르지 않다. 교사는 공정한 절차로 채용되고, 현직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 대부분은 방과후 과정을 포함해 하루 8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 4시간뿐 아니라 방과후 과정 4시간도 동등한 의미를 가진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하루 전체를 교육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며, 교육과 보육을 함께 경험한다.

올해 방과후 과정 교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나는 유보통합 정책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교육과 보육은 통합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지만, 단순히 기관을 합치거나 자격 기준을 통일한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교사의 전문성'이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서로 다른 역사·제도·문화 속에서 형성된 고유한 교육·보육 생태계를 지니고 있다. 이를 억지로 획일화하기보다, 각 기관이 전학공을 통해 강점을 발전시키고 전문성을 심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모든 유아에게 질 높은 교육·보육이 제공될 때, 기관 유형과 관계없이 평등한 교육을 보장하는 진정한 '유보통합'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교육기관에서 아이들이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경험하는지는 교사의 전문성과 태도에 달려 있다. 교육과정이든 방과후 과정이든, 그 시간을 책임지는 교사가 아이들의 하루를 가치 있게 만들 때 비로소 교육의 본질이 살아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교사의 수업 연구와 전학공이다. 제도적으로는 교사의 수업이 성찰로 이어지는 교육 연구의 시간이 충분히 확보되어야만, 공교육으로서 유아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올해 방과후 과정 전학공 속에서 동료 교사들과 함께 배우고 나누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고자 한다.
/이미숙 바른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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