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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사진=임병안 기자) |
화재는 이날 오후 8시 20분께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이전 작업 중 폭발로 시작됐다. 사고로 직원 1명이 얼굴과 팔에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인원 199명과 장비 64대를 투입했지만 초진까지 10시간, 완진 까지는 무려 22시간이 걸렸다. 진압과정에서 서버 상당 부분과 배터리팩이 소실됐다.
소방은 전원을 차단한 뒤 케이블을 절단해 배터리팩을 외부로 반출하려 했으나, 곧바로 열폭주가 발생해 폭발 위험이 커지면서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또 국가 중요 서버를 보호하기 위해 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소량의 물 분사와 배연 전술에 의존해야 했다. 서버와 배터리 간 60㎝에 불과한 좁은 간격, 내·외벽 이중 구조도 진압을 지연시킨 원인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화재 당시 가동된 할론계 소화설비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긴급구조통제단장은 27일 진행된 화재 브리핑에서 "할론계 소화설비는 일반 가연물 연소 확산을 초기에 방지하는 것뿐, 리튬이온에는 적응성이 크게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화재에서도 할론 소화설비를 이용해 처음에는 연소가 가라앉는 듯했으나 계속 진행됐고 배터리 열폭주가 이어져 내부 온도가 160도로 장시간 유지됐다.
현재 전산실 같은 물 사용에 제약이 있는 공간에는 할론계나 가스계 소방시설이 주로 설치된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진화할 방법은 대량의 물로 냉각하거나 수조에 담가 온도를 낮추는 방식뿐이다. 서버 보호와 병행할 경우 현장에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번 화재로 배터리팩 384개가 전소됐으며 서버도 손실됐다. 여파로 정부24를 비롯한 국가 중요 서비스 70개와 대전 본원에서 서비스하는 647개 업무 시스템을 중단된 상태다.
이번 화재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대응 한계가 여전히 뚜렷하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특히 화재 초기 취약한 소방 설비와 관리 직원들의 대응 미흡으로 진압에 장시간이 소요됐다. 국가 기반 시설의 특성을 고려한 별도의 화재 예방 대책과 전용 설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승찬 수습기자 dde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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