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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한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대전 찹쌀 평균 소매가는 이날 기준 1kg에 6673원으로, 1년 전(3857원)보다 73.01% 인상됐다. 찹쌀 가격이 급등한 데는 농림축산식품부가 2024년 수확기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26만t 규모의 시장격리를 진행한 영향으로, 올해 산지 유통업체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쌀 가격이 상승했다. 대전 일반 쌀(20kg) 소매가 역시 29일 기준 6만 7540원으로, 1년 전(4만 9267원)보다 37.09% 비싸졌다. 평년가격인 5만 3367원보다는 26.56% 오른 수준이다.
찹쌀과 쌀 가격 인상에 주 원재료로 사용하는 떡집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 일부 떡집은 가격을 올린 곳도 있는 반면, 동네에서 장사를 하는 이들은 가격이 조금만 높아져도 단골고객들이 빠져나갈까 전전긍긍이다. 한 떡집 점주는 "동네 장사를 하다 보니 조금만 가격이 높아져도 손님들이 오지 않을까 마진을 줄여서라도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르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며 "작년에 쌀을 들여올 때 가격이 5만원 안팎이었는데, 올해는 6만원이 훌쩍 넘어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떡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떡은 설과 추석 등 명절 전후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인데, 송편 가격을 소폭 올려 손님이 줄어들까 걱정이라 하소연한다. 이 떡집 점주는 "송편 500g짜리 가격이 전에는 7000원이었는데, 1000원 올려서 8000원에 팔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진 탓인지 전처럼 kg 단위로 사가는 손님이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쌀 가격 인상은 식혜 등 명절 음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앙로 전통시장의 한 가게는 평소보다 식혜 가격을 500원 올렸다. 이 가게 상인은 "가격이 계속 오르니 손에 남는 게 없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가격은 올렸으나 평소보다 마진이 더 남지 않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들도 쌀 가격 급등에 부담을 느끼긴 마찬가지다. 쌀값이 오르기 전엔 쌀 소비 촉진 운동 등이 펼쳐질 만큼 풍족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귀한 몸값이 됐기 때문이다. 주부 강 모(49) 씨는 "장을 볼 때 쌀 가격이 만원씩 오르는 걸 몸소 체감한다"며 "가격이 어서 안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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