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라는 한국의 20~30대 청년들이 취업 등을 위해 찾은 동남아시아 빈국 캄보디아에서 국제 범죄조직에 의해 살해되거나 납치·감금됐다는 소식은 국민에게 큰 충격이다. 이들을 고소득을 미끼 삼은 범죄 조직의 취업 사기에 속은 것으로 단순화할 수 없는 것은 청년층이 직면한 고단한 현실에 있다. 캄보디아 사건 이면에는 범죄조직이 취업난으로 당장 한 푼이 아쉬운 청년들의 절박함을 악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살해된 대학생을 비롯해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납치·감금된 한인 대부분이 지방 청년들로 추정되는 점은 가슴 아픈 일이다. 20~30대 청년층은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3월 기준 15~29세 청년 실업자는 26만9000명에 달한다.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과 취업 준비생을 포함하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은 120만명을 넘는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전세 사기 피해도 20~30대에 집중되는 등 '청년 잔혹시대'에 다름 아니다. 정치권이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으나 전·현 정부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동안 변변한 청년 정책 하나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당장은 불법으로 납치·감금된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송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여야는 정쟁으로 밤낮을 지샐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인 청년층을 살릴 정책 수립에 힘을 모아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