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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효준 기자 |
올해 KBO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한화는 모든 행보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화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83승 4무 57패, 승률 0.593을 기록했다. 이는 1992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승률이자, 오랜 시간 '약팀'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팀이 만들어낸 놀라운 '언더독의 반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2018년 이후 7년 만의 가을야구, 2006년 이후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성과는 수년간에 걸친 실패와 리빌딩, 그리고 팬들의 변함없는 믿음이 만든 결실이었다. 2025년 10월 29일, 한화가 9500일 만에 거둔 한국시리즈 승리 기록도 대전의 가을과 홈팬들의 마음을 함께 불태우는 대기록이었다.
올해 새롭게 문을 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도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남기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한화는 이곳에서 정규 시즌 73경기 중 62경기를 매진시키며 리그 역대 최다 매진 기록을 경신했다. 구단 최초로 홈 경기 시즌 관중 100만 명을 돌파한 올해 평균 관중은 1만 6875명으로 집계됐으며, 좌석 점유율은 99.3%에 달한다. 관중 수입은 KBO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26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07% 증가했다. 올 한해 경기장과 대전을 가득 메운 한화의 상징색인 오렌지빛은 전국에서 가장 강력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대기록에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분명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기에,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만약'이라는 수많은 가정들이 따라붙으며 팬들의 가슴 속에 쓰라림을 남기고 있다.
물론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결국 준우승의 성과도 빛이 바랠지도 모른다. 우승 트로피는 서울 잠실로 향했고, 모두의 기억 속에는 '우승팀의 이름'만 남을 것이다.
그러나 한화의 이번 정규 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단순히 기록으로만 남을 성과가 아니다. 거듭된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안겨준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 희망은 내년 봄, 다시 대전의 마운드 위에서 이어질 것이다. 뜨거웠던 한 가을밤의 꿈은 이제 막을 내렸지만, 한화 이글스의 더 큰 발걸음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심효준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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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효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