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뿐 아니라 생명체는 모체나 자연을 흉내 내며 배우고 성장한다. 자연스런 인식의 수단이요, 학습방식이라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모든 창작 활동에 통용될 수 있는 작문의 삼다(三多)는 많이 보고, 지어보고, 생각하는 것이다. 흉내 내고 많이 본다는 것이 모방의 시작 아니랴? 실제 흉내 내든, 머릿속으로 그려보든 모방이긴 마찬가지다. 그로서 작가정신과 안목, 기법이 발전하고 확대된다. 창작활동의 필수과정인 것이다.
모방하는 것은 인간의 창조적 본능이다. 그렇다고 복사기처럼 그대로 복제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의 정체성, 감정이나 사상이 이입된다. 따라서 보편적 진리를 드러내는 창조적 행위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있어야 할 모습으로 재현' 하는 것이다. 그로서 현실보다 더 본질적 진실에 다가간다. 삶의 본질과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핵심적으로 비극에 대하여 논한다. "비극은 장엄한 언어를 사용하여 공포와 연민을 불러일으켜 이러한 감정들의 정화를 이루는 완결된 행동의 모방이다." 비극의 구성요소로 플롯, 성격, 사상, 언어, 멜로디, 장면(무대장치와 시각적 요소)을 들며 "비극의 생명은 플롯에 있다"고 한다. 구조는 복선과 반전, 인식 등으로 완결성과 통일성을 강조한다. 비극은 우리에게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준다. 공포와 연민의 감정 정화의 과정으로 예술은 감정의 억압 해소, 심리적·도덕적 균형을 회복시킨다. 그는 비극이 서사보다 더 완전한 예술이라 평가한다. 예술은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란 주장이다. 예술의 정서적, 심리적 효과에 대한 체계적 설명이다.
특정 글꼴 사용했다고 저작권침해라며 다투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주변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심지어 아니면 말고 식, 위압적 전화도 있다. 무차별 고소고발, 문제제기에 변호사와 법무사 돈벌이로 활용되는 것 아닌가? 몹시 불쾌했다. 나아가 공권력 소모, 창작 환경의 위축 및 사막화가 걱정된다.
저작권은 예술 및 학술의 창작물에 대하여 저작자나 승계자가 행사하는 배타적·독립적 권리이다. 물론 자연물이나 AI가 만든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창작의 노고에 비추어 저작자·발명가·과학기술자와 예술가 등 자연인이나 법인의 권리가 보호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상기한바와 같이 모방이나 감상은 학습방법의 하나다. 즐기고 알 권리이기도 하다. 예술의 속성에 반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새로운 기법이 공유나 보급되지 못한다면 거기서 발전이 멈추게 되고 결국 사장된다.
얼마 전에 명무 한 분이 돌아가셨다. 음악이나 안무가 저작권이 있다며 후손이 지나치게 높은 값을 책정해 논란이 일었다. 예술 환경을 잘 모르기 때문 아닐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계의 수익구조는 최 상위층에 집중돼 있다. 한 단계만 내려가도 적은 정도가 아니라 아주 빈약하다. 명무의 살아생전 공연료와 비교해선 안 된다. 결국, 제자를 착취하는 꼴이 된다. 살아생전 제자 양성에 공로가 크다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제자들 덕에 영광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죽어서라도 제자에게 베풀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자랑스러운 일인가? 하지 않으면 그만이요, 다시 안무하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소탐대실이다. 명품의 명운이 다하는 것이다. 즐기는 사람이 많아야 작품이 빛나고 지속됨은 불문가지다.
혼자 하는 것, 숨어있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 예술가 스스로도 즐겨야 하고, 누군가 향유해 주어야 한다. 함께 할 때 비로소 예술이 된다.
장르마다 환경이나 방식이 다르다. 저작권법이 예술의 속성상 우려되는 바가 크다. 관련 법규도 광범위하고 애매한 규정도 많다. 일반 국민이 판례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부담이다. 정보통신 환경, 향유 방식의 변화에 따른 법규의 간소화, 명료화가 필요하다. 예술가 스스로 해당 없음을 표기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
양동길/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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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동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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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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