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미취업 대졸자 취업, 플랫폼의 재정의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미취업 대졸자 취업, 플랫폼의 재정의

강대화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 반도체장비제어과 교수(공학박사)

  • 승인 2025-11-11 10:18
  • 신문게재 2025-11-12 19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강대화
강대화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 반도체장비제어과 교수(공학박사)
우리는 초·중·고 교육을 마친 뒤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마주하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직업을 선택할지, 아니면 대학 진학을 통해 시간을 투자하며 진로를 설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 청년은 대학을 거쳐 직업을 찾는 길을 선택하고 있다. 대학이 사실상 미래 직업 선택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 2년, 일반대학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학생들은 등록금과 노력, 경험을 투자하며 향후 삶의 방향을 설정한다. 대학 선택과 전공 선택은 인생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그러나 최근 이런 플랫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 신호가 여러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문대학·대학 이상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 명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7만 명 이상 증가한 수치로, 특히 청년층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국제노동기구(ILO) 역시 2024년 보고서에서 한국 청년층의 고학력·저 취업 문제를 지속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는 곧 고등 교육 자체가 산업 변화 속도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문제의 핵심은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다. 대학 졸업자는 계속 배출되지만, 산업은 AI·데이터·반도체·전기차·바이오 등 신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전통적인 직무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새로운 기술 역량을 요구하는 산업은 오히려 인재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3년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에서도 기업의 절반 이상이 "신기술 인재 확보가 어렵다"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진학을 앞둔 학생이라면, 선택하려는 전공 분야가 앞으로 성장성이 있는 산업인지, 정부 정책과 흐름이 맞물려 있는지, 향후 10년 이상 인력 수요가 유지될 수 있을지를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또한, 국내외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존재하는지, 그 산업이 성장 단계에 있는지 혹은 이미 쇠퇴기에 들어선 분야가 아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판단이 직업 안정성, 임금 수준, 커리어 지속성 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최근, 이 기준에서 확실한 분야 중 하나는 반도체 산업이다. 반도체는 대한민국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AI·클라우드·전기차·스마트팩토리 등 첨단 산업 전반의 핵심 기반 기술로 자리 잡았다. 2024년 이후 ChatGPT·클로바 X 등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국 내 생산과 인력 양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도 장비 투자 및 관련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시대의 도래로 반도체 기술은 더 이상 단일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의 성장을 좌우하는 필수 인프라가 되었고, 그만큼 관련 인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는 이러한 산업적 변화에 발맞춰 교육 플랫폼의 방향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국책대학으로서 기존의 2년제 학위과정과 미취업 대졸자를 위한 하이테크 과정도 운영하고 있으며, '24년에는 반도체장비제어과와 반도체융합기계과를 신설해 반도체 산업 수요에 직접 대응하는 실무 중심 교육 체계를 구축했다.

결국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의 취업 문제는 단순히 일자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산업 변화에 맞춘 최신 기술과 실무 역량을 더욱 폭넓게 배울 수 있는 교육 기회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산업 전반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이에 맞춰 교육과 진로 지원 체계가 유연하게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요구된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산업 수요에 맞춰 새로운 기술 중심의 직업교육 플랫폼이 확대된다면, 청년들은 더 많은 선택지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분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 기회의 확장은 미취업 문제를 넘어, 청년이 미래 산업을 이끌 핵심 인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주는 긍정적 변화가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에서 운영하는 하이테크 과정은 가장 현실적인 해법에 가까운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 자신의 직업에 관심 있는 독자는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 홈페이지 방문을 권해 드린다. 강대화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 반도체장비제어과 교수(공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유명무실한 대전시·교육청 청소년 도박 중독 예방·치유 조례
  2. GM세종물류 노동자들 다시 일상으로...남은 숙제는
  3. “정부 행정통합 의지 있나”… 사무·재정 담은 강력한 특별법 필요
  4. 성장세 멈춘 세종 싱싱장터 "도약 위한 대안 필요"
  5. 한국효문화진흥원 설 명절 맞이 다양한 이벤트 개최
  1. 충남대병원 박재호 물리치료사, 뇌졸중 환자 로봇재활 논문 국제학술지 게재
  2. 으뜸운수 근로자 일동, 지역 어르신 위한 따뜻한 나눔
  3. 지역대 정시 탈락자 급증…입시업계 "올해 수능 N수생 몰릴 것"
  4. [사설] 김태흠 지사 발언권 안 준 '국회 공청회'
  5. 무면허에 다른 이의 번호판 오토바이에 붙이고 사고낸 60대 징역형

헤드라인 뉴스


지방선거 앞 행정통합 블랙홀…대전 충남 등 전국 소용돌이

지방선거 앞 행정통합 블랙홀…대전 충남 등 전국 소용돌이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국 블랙홀로 떠오른 행정통합 이슈에 대전 충남 등 전국 각 지자체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 등 통합 당사자인 광역자치단체들은 정부의 권한 이양이 미흡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데 시민단체는 오히려 시민단체는 과도한 권한 이양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 등 행정통합 배제 지역은 역차별론을 들고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전남·광주, 충남·대전, 대구·경북 등 3개 권역의 행정통합 특별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대한 병합 심사에 돌입했다. 이..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충청권 상장기업, 시총 211조 원 돌파 쾌거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호조세와 피지컬 AI 산업 기대감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충청권 상장사의 주가도 함께 뛰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의 강세로,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한 달 새 40조 1170억 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 대전혁신성장센터가 10일 발표한 '대전·충청지역 상장사 증시 동향'에 따르면 2026년 1월 충청권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211조 8379억 원으로 전월(171조 7209억 원)보다 23.4% 증가했다. 이 기간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의 시총은 14.4%, 충북은..

[독자제보] "폐업 이후가 더 지옥"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독자제보] "폐업 이후가 더 지옥" 위약금에 무너진 자영업자

세종에서 해장국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던 A 씨는 2024년 한 대기업 통신사의 '테이블오더(비대면 자동주문 시스템)' 서비스를 도입했다. 주문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매장 운영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은 3년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테이블오더 시스템은 자리 잡지 못했다. A 씨의 매장은 고령 고객 비중이 높은 지역에 있었고 대다수 손님이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다. 주문법을 설명하고 결제 오류를 처리하는 일이 반복되며 직원들은 '기계를 보조하는 역할'을 떠안게 됐다. A 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줄지은 대전·충남 행정통합 반대 근조화환

  •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대전·충남통합 주민투표 놓고 여야 갈등 심화

  •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설 앞두고 북적이는 유성5일장

  •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촉구하는 대전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