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한 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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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한 해를 보내며

김명숙 수필가

  • 승인 2025-12-16 17:12
  • 신문게재 2025-12-17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명숙 수필
김명숙 수필가
한해를 마무리하는 겨울로 접어드니 그렇게 무성하던 나뭇잎들이 길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나무는 여름에만 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추운 겨울에도 천천히 자라고 있고, 오랫동안 생존에 필요한 휴식을 취하며 다음 해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나무는 자라면서 몸 기둥에 1년에 한차례씩 둥근 선으로 나이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나이테는 10년마다 한 차례씩 얼굴에 새겨진다고 합니다. 얼굴에 새겨진 사람의 나이테는 한 해 동안의 기쁨, 슬픔, 시련, 성장 등의 의미를 담아 각자의 마음에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합니다.

저는 올 한해를 뒤 돌아보니 좋은 일 들이 더 많아 감사했던 한 해였습니다. 큰아들 내외 몸에서 셋째 손주가 건강하게 태어나 우리 품에 안겨주었습니다. 요즘 결혼을 했어도 자녀를 낳지 않아 걱정, 자녀가 생기지 않아 걱정이지만 이렇게 복덩이 손자를 주시니 감사했습니다. 얼마전 11월 1일에는 둘째 아들의 결혼식이 있어 감사했습니다. 딸이 없는 저에게 두 번째 딸이 생겨 감사한 한 해를 보내게 됐던 것이지요.

대전의 김정아 여류 시인은 SNS에 시 한편을 올렸는데 '일 년만의 경사'라는 제목에 "엄마 축하해 줘/ 좋은 일 있을 거야/ 정초부터 뜬금없이 기도하듯/ 1년, 또 1년 그렇게 4년이 걸려/ 큰딸이 4수만에 의과대학원 합격했다/ 그래, 고맙다"라는 시를 올렸습니다. 이런 경사는 제가 겪은 경사처럼 우리 마음 속에 넓고 여유있게 자리잡는 나이테가 될 것입니다. 이런 나이테야말로 나이를 들수록 내면에 쌓이는 단순한 세월의 흔적이 아니라 삶의 지혜와 성장의 증거물로 나타나는 결과물 아닐까요?

이스라엘 왕 다윗이 궁중의 금 세공사를 불러 자신의 반지를 하나 만들어 글귀를 새기라고 주문하였다고 합니다.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위대한 일을 이루었다고 우쭐하지 않고 또 견디기 힘든 절망에 빠졌을 때 용기를 주는 글귀를 부탁했답니다. 금 세공사는 밤잠을 못 이루며 고민 하였지만 좋은 글귀가 떠오르지 않아 왕자 솔로몬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솔로몬은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일러 주었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 인생의 길흉화복은 언젠가 반드시 지나가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 괴로움에 시달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처럼 알게 모르게 잘못된 생각을 붙잡고 살다가 불행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욕심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욕심을 신념이라 착각하고 살기에 불행을 자초합니다. 얼마 전 인기 연예인의 몰락을 보며 어려운 시기를 잊고 자신의 메니저를 학대하였다는 기사를 보며 나 자신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라가면 아래를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성경 말씀 중에 믿음의 본보기로 까마귀, 백합화, 들풀 등 가장 보잘 것 없는 것들을 보기로 들었습니다. 새는 내일을 위해 창고에 쌓아 두는 법이 없답니다. 백합화는 아름다움을 위해 스스로 애쓴 것이 아니라 조물주가 그렇게 만든 것이고, 하루살이 들풀도 창조주의 법을 따르며 살아간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말 많은 사람을 보면서는 침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성급한 사람을 보면서는 인내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며, 남 흉보는 사람을 보면서는 칭찬하기를 배웠을 것입니다. 지나고 보면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인격을 갈고 닦으며 살게 되는 것입니다.

한 해를 보내며 우리 자신의 마음에 쓴 뿌리를 뽑아 내는 결실의 12월이 되어 새해에는 더 멋지고 긍정적인 삶으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한 해를 기대해 봅니다. /김명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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