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하추동]작명(作名)은 어렵다

  • 오피니언
  • 춘하추동

[춘하추동]작명(作名)은 어렵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 승인 2026-01-06 17:27
  • 신문게재 2026-01-07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한동안 세상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코로나 19의 첫 명칭은 '우한 폐렴'이었다. '홍콩 A형 독감'과 같이 처음 발견된 장소를 유행병의 이름으로 붙이던 과거의 관례에 따른 것이지만 '스페인 독감'과 같이 파장이 큰 전염병의 이름이 명명되면 그 국가 혹은 도시 전체가 죄 없이 몰매를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국 측의 강한 불만이 제기되었고, 'COVID 19'라는 명칭이 일반화되었다.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 해가 밝아왔기에 희망만 얘기해도 부족한 시기이지만, 지역에서는 지금 엄청난 사회적 이슈가 진행되면서 여론의 촉각이 쏠려 있다.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그것이다. '대전과 충남, 충남과 대전을 통합시키자'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시작되더니 급물살을 타는 모습이다.

대전과 금산의 통합 논의가 있던 시절에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아예 대전-충남의 통합으로 가닥을 틀자 많은 사람들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문을 가졌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호의적인 발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급물살을 타는 모양이 갖추어졌다. 정치적으로 국민의 힘이 제안했고 민주당이 호응하는 모습이 진행 중이다.

정치권에서 합의가 된 사항이라서 일사천리로 진행해서 3-4개월 내에 정리를 끝내겠다는 뉴스를 접했다. 동남권, 혹은 충청권 메가시티를 만들자는 논의가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도 들어서 알고 있고, 큰 틀에서는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교통과 통신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달한 국가에 살면서 과거와 같은 행정조직으로는 비효율적이고,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도 적극 동의한다. 여당인 민주당이 새로운 법안을 만들고 국회에 제출한다고 하니 잘 만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하지만 이 과정에 주민들의 여론에 대한 수렴은 부족한 것 같다.

헤어지기도 어렵지만 다시 만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은 개인이나 조직, 그리고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대전과 충남이 충청남도와 대전직할시로 나뉠 때에는 혼란이 적었지만 다시 합칠 때에는 여러 문제가 도출될 수 있다. 발원지는 모르겠지만 대전 시민과 충남도민 모두 반대 의견이 더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면 누구를 위한 통합인지, 이 조직 그대로 간다면 장래 어떤 문제점이 도출될 것인지, 통합한다면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객관화된 자료를 바탕으로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자발적으로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절차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진행되는 타임 스케줄로 볼 때 이 절차가 생략될 것 같은데, 이대로 좋은지, 득보다 실이 많지는 않을지, 후유증과 후폭풍은 없을지 걱정이다. 그리고 한 생명이 태어나면 바로 하는 일 중 하나가 이름 짓는 것이듯이 작명은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과정이다. 충남대와 공주대의 통합 논의에서 가장 대두된 난제 중 하나가 통합 대학의 이름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고,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여러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통합 행정구역의 명칭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한 갈등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대학 통합 논의도 지지부진하는 모습인데, 한 개의 도와 광역시를 통합하는 중대한 사안을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해도 되나?' 하는 의문이 든다. 만약 대전시를 충청남도에 통합시키는 것이라면 '광역시'를 포기한 대전시는 사라지면서 '5개 구'가 각각의 독립된 '기초지자체'로 구성되는지, 대전시가 천안, 아산, 공주, 논산과 동급의 행정구역이 되는 것은 아닌지, 수많은 민관 기관과 단체들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 의문스러운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충남이 빠진 대전광역시가 커지는 것이라면 그 후유증은 더 클 것이고, 대전 시민들이 자조적으로 얘기하듯이 두 구역의 첫 글자를 합친 '대충특별시'가 된다면 코메디의 소재가 될 것이다. 통합이 이렇게 작명만 갖고도 어려운 난제이니, 새해에는 정치권에서 수많은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기를 기대한다. /김호택 삼남제약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서구 중학교서 1학년 학생 3층서 추락… 병원 이송
  2. '아산페이'구매, 보유 한도 개편
  3. 전국 각지서 대전으로…‘빵박 2일’ 성료
  4. 충남대·공주대 통합, 최종 절차 본격화
  5. 정명석 성범죄 돕고 고소 막은 JMS 간부 4명… 최대 징역 3년 6개월 구형
  1. 세종에 '국립여성사박물관' 건립… 행정수도 기관 이전 '촉매제' 되나
  2. 박용갑 의원, '공공기관 2차 이전·대전중수청 대전 복귀' 요청
  3. 대전교육공무직노조 "초등학교 교장 노조간부 폭행"…교장 "사실 아니다"
  4. 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 인선에 또 ‘정치권 외풍’ 우려
  5. 채혈부터 블랙박스까지… 경찰 증거수집 절차 잇단 제동

헤드라인 뉴스


실종신고 매년 수천건인데… 충남경찰 전담인력 17명뿐

실종신고 매년 수천건인데… 충남경찰 전담인력 17명뿐

실종 신고가 매년 수천 건씩 접수되고 있지만 충남지역 15개 경찰서 중 실종 사건만을 전담하는 팀은 4곳, 인력은 1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경찰서는 일반 형사사건을 담당하는 형사팀이 실종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어 초동대응의 전문성과 신속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내 실종 신고 접수 건수는 3032건으로 2023년 3873건, 2024년 3148건보다 감소했다. 하지만 실종 신고 이후 발견되지 않아 사건이 종결되지 않은 미해제 건수는 2023년 1..

채혈부터 블랙박스까지… 경찰 증거수집 절차 잇단 제동
채혈부터 블랙박스까지… 경찰 증거수집 절차 잇단 제동

경찰이 범죄 혐의를 뒷받침할 핵심 증거를 확보하고도 수집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아 재판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충청권에서 반복된 사례들이 음주단속과 교통사고 처리, 분실물 확인 등 일선 경찰관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업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별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경찰의 이른바 '셀프 수사 종결' 논란까지 불거진 가운데 수사 권한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위법한 수사나 부실한 초동대응에 대해서는 명확한 책임을 묻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

수시 직전 9월 모평 졸업생 등 11만명 몰려… ‘N수생·사탐런’ 주목
수시 직전 9월 모평 졸업생 등 11만명 몰려… ‘N수생·사탐런’ 주목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가늠자가 될 9월 모의평가에 졸업생 등 수험생이 11만명 넘게 지원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자연계 수험생이 과탐 대신 사탐을 선택하는 '사탐런'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산했다. 대전권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9월 7일 시작되는 가운데 지역 수험생들은 모평 가채점 결과로 수능최저 충족 가능성과 정시 지원선을 함께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수능 9월 모평은 9월 2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고등학교 2162곳과 지정학원 574곳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여러분의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 ‘안전한 우리동네 자율방재단이 지킨다’ ‘안전한 우리동네 자율방재단이 지킨다’

  •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시작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 접수 시작

  • 호흡기 질환자 급증…‘건강 유의하세요’ 호흡기 질환자 급증…‘건강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