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해수부 나비효과와 세종시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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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해수부 나비효과와 세종시 역주행

이희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6-01-07 16:07
  • 수정 2026-02-13 14:35
  • 신문게재 2026-01-08 18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해수부 신청사
사실상 2026년 초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해수부의 부사 시대. 사진은 신청사(임대)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해양수산부가 2026년 부산에서 새 출발을 알리고 있다. 기자는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1박 2일 그 변화의 현장에 다녀왔다.

이재명 새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 비전에 따라 '해양수도=부산'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부분은 분명 고무적이다. 부산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는 대원칙에 이의를 달 이들도 없다.

평소 '부산=노인과 바다'란 자조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과정에서 해수부 직원 약 700명의 부산 안착은 반전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인근의 수정 전통시장 상인 등 지역사회도 해수부 이전을 크게 반기고 있다. 물론 부산역 주변의 또 다른 상권을 돌아보면, "아직 체감이 안된다"는 반응도 적잖다.

올해 추가 이전 로드맵에 올라탈 산하기관 이전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질 경우, 체감 효과는 분명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와 산하기관 직원까지 2000명 안팎의 대규모 이동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이미 부산에 포진한 국립해양박물관과 한국수산자원공단,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주요 산하기관 5곳과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도 모은다.

단순히 부산의 회생이란 파급 효과를 떠나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 나아가는 발판이 놓여 지고 있는 게 사살이다.

하지만 이 과정이 다른 지역과 공직자의 크나큰 희생을 전제로 전개돼선 안된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6.3 지방선거 전략'이란 꼼수여서는 더더욱 문제가 심각해진다.

선거는 이길 지 몰라도,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 수도 이전이란 대원칙에 역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조짐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지난해 12월 개청 직전 금품수수 의혹에 직면한 전재수 해수부장관이 사퇴하며 '중심축'을 잃었다. 다수의 공직자들이 현실을 받아들이며 적응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업무 비효율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관계 부처 업무 협의를 위해 왕복 4시간을 투자해 세종시를 오가야 하고, 국회와 청와대가 있는 서울에는 왕복 6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중고다.

영상회의와 온라인 보고 체계 활성화, 세종청사 내 스마트워크센터 구축이란 차선책을 쓰고 있지만, 대면 업무의 장점과는 거리가 멀다. 휴직이나 파견 인원이 150명을 넘어섰고, 자녀 교육과 배우자 직장 문제로 세종과 두 집 살림, 주말 부부를 선택하는 공직자들도 적잖다.

공직자 1인당 최대 4000여 만 원의 주거·복지 혜택이 큰 보탬이 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세종시에 산재된 산하기관 이전도 같은 문제를 되풀이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자칫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청사 마련부터 직원 복지, 정주여건 개선안 등 종합 대책이 빠진 졸속 이전이 추진되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수도권의 공공기관 이전은 이미 예고된 흐름이나 세종시에서 해수부와 산하기관 이전은 치명타로 다가오고 있다.

당장 인구 지표 추이만 봐도 이 같은 문제는 고스란히 확인된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39만 9231명에서 12월 말 39만 8536명으로 695명 줄었다. 공교롭게도 해수부 직원 수와 유사한 규모다. 인구 39만 벽에 갇힌 지 3년을 넘어섰는데, 신생 국책도시의 인구가 늘기는커녕 되레 지난해 8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세종시민들 사이에서 '잡아놓은 물고기에 먹이 안 준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가 공실 전국 1위, 역외 소비 전국 최상위권, 자영업자의 무덤'이란 오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의 이전 시기는 각각 2029년, 2033년으로 당장의 해법이 될 수 없다. 새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당리당략 대신 선택해야 할 수단은 분명히 있다. 세종시 건설 취지에 맞춰 제시한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이미 지난해 초 법안으로 제출된 성평등가족부와 법무부 등 수도권 잔류 중앙행정기관의 조속한 후속 이전이 해수부에 상응하는 흐름으로 나타나야 한다. 정부세종청사와 밀접한 기능의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확정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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