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금융계 300억 대 ‘사기 대출’ 의혹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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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금융계 300억 대 ‘사기 대출’ 의혹 충격

창신신협 감사보고서에서 8대 여신 규정 무시·브로커 1인 전권 처리 정황
창신신협 주관 김해테크노밸리 제일차(주) 108억, 티앤케이씨(주) 170억원

  • 승인 2026-09-02 07:44
  • 수정 2026-09-02 17:07
  • 신문게재 2026-09-03 16면
  • 엄재천 기자엄재천 기자

충북과 세종 지역 11개 신협이 브로커를 통해 약 300억 원 규모의 사기 대출에 연루되면서 지역 금융계에 대규모 부실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대출 제한 회피를 위한 지점 급조와 차주 대면 확인 생략, 근저당권 미설정 등 여신 관련 규정을 무더기로 위반하며 브로커가 대출 전 과정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주관사인 창신신협이 막대한 경영 손실을 입게 된 가운데,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은 이번 금융 사고의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방침입니다.

충북 지역 단위 신협 10곳과 세종 소재 신협 1곳이 연루된 사기 대출 의혹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본보 9월 2일자 16면 보도)

전체 대출 규모는 약 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기된 불법·사기 대출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역 금융계는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대출 자금이 우회적으로 집행된 정황과 함께 브로커가 여러 역할을 맡아 사실상 전권을 대리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여신 관련 규정을 무더기로 위반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사안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출 과정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창신신협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금융 사고 관련 대출은 △티앤케이씨㈜ 170억 원 △김해테크노밸리 제일차㈜ 108억 원 △전 모 씨 관련 19억 5000만 원 등 총 3건으로, 합산 금액만 297억 5000만 원에 이른다. 3개 대출 사업장에 모두 관여한 창신신협은 최대 예상 손실액만 68억여 원에 달해 경영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가장 규모가 큰 티앤케이씨㈜ 170억 원 대출은 창신신협을 주관사로 총 11개 단위 신협이 참여한 대형 여신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신협은 창신신협, 성동신협, 서원신협, 옥산신협, 세종신협 등이다. 대출과정에서 브로커 A씨가 차주인 티앤케이씨와 시행사인 메가드림, 미확인 관련 법인 2곳 등 4개 법인의 포괄 위임을 받아 대출 업무를 독단으로 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A 씨는 신용조사서, 신용정보동의서 등 심사 서류부터 여신신청서, 담보·신탁계약 서류, 금전소비대차계약서 기표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혼자 주무른 것으로 드러났다.

신협 측은 대출 결정의 필수 절차인 차주 대표자 대면 현장 확인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위임장의 진위 및 공증 여부도 검증하지 않았다. 자금 수령자인 차주와 담보 제공자인 시행사는 본질적으로 이해가 상충하는 구조임에도 이를 1인이 동시 대리하도록 방치한 것은 민법 제124조(쌍방대리 금지) 및 금융실명법 제3조 제1항(실명거래)을 명백히 위반한 대목이다.

대출금 집행 과정의 모의·배임 정황도 드러났다. 여신 원칙상 대출금은 차주인 티앤케이씨 계좌로 직접 입금됐고, 티앤케이씨는 이 돈을 시행사인 메가드림에 지급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연출되면서 메가드림은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의 담보물 소유권을 무궁화신탁으로 넘겼다.

11개 참여 신협은 170억 원이라는 거액을 대출해주면서 부동산 등기부를 구성하는 근저당권을 전혀 설정하지 않았다. 물권적 권리가 아닌 채권적 청구권에 불과한 '신탁 수익권 1순위'만 확보하는 기형적 채권보전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대출 집행 과정에서 신협 여신업무방법서 및 관련 법규를 위반한 8가지 핵심 부실·위반 사항이 무더기로 포착됐다.

△권역 우회 목적의 지점 급조: 서울 소재 차주에 대한 대출 제한을 회피하고자 대출 집행 불과 6일 전 청주·진천 지점을 개설해 충북 권역 여신 요건을 형식적으로 맞춘 '조작성 대출'을 단행했다.

△자금 용도 미확인 및 사후점검 미실시: 설립 41일에 불과한 법인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27억 원의 한도대출을 집행했으나, 실행 후 3개월 이내 자금 흐름 사후 점검과 실제 사용처 추적을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상환능력 심사 부재: 현금흐름이나 영업이익 등 상환 재원 조사를 생략한 채 담보 의존도 100% 상태에서 만기일시상환 방식을 취급해 안정성 원칙을 훼손했다.

△유령법인 신용심사 부실: 실적과 재무제표가 전무한 자본금 3억 원의 신규 설립 법인을 '적정'으로 기재하고 자본금의 9배에 달하는 대출을 내줬다.

채권보전 조치 미이행: 준공이 완료된 건물임에도 등기부상 근저당권을 전혀 설정하지 않고 불필요한 담보신탁 구조를 수용했다.

△대리인 단독대리 구조 묵인: 브로커 A씨의 4개 법인 전방위 대리를 방조하고 대면 확인과 위임장 공증 검증을 전면 생략했다.

△미분양 담보대출 기준 위반: 여신 규정상 분양률 60% 이상이어야 대출이 가능함에도 비수도권 미분양률 100%(분양률 0%) 상태에서 취급했으며, 병원 입점 예정 호재 역시 계약서 없이 구두 주장만으로 수용했다.

△사후관리 및 채권보전 전무: 채무불이행 발생 이후에도 채무자 재산 확인이나 법적 채권보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담보 가치가 54억 6900만 원에서 29억 2600만 원으로 폭락하는 동안 이를 방치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건과 관련 신고접수 돼 담당자가 배정됐고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사기관에도 한 법무법인이 이 건을 수사 의뢰 한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사실 확인을 위해 기자가 8월 27일 신협중앙회 충북본부장과 직접 통화했지만 답변을 회피했고, 창신신협 이사장 역시 8월 19일 통화해 대출 관련사항에 대해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에 기자는 2일 신협중앙회 충북본부장과 창신신협 이사장에게 관련 질의서를 정식으로 요청한 상태다.
청주=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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