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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남 사무처장 |
“철거 해법은 대중교통정책”
“대전천의 하상도로 철거는 반드시 필요하다.”
대전시와 지역 환경단체는 대전천의 생태복원화를 위해서는 하상도로 철거가 필수적이라는데 공감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도로 건설에 대해서는 시와 지역 환경단체의 견해차가 크다. 대전시는 “하상도로를 철거할 경우 당장 구도심권의 교통대란이 불보듯 뻔하다”며 대체도로 건설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지역 환경단체는 이로 인한 또 다른 환경파괴와 시민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대체도로 건설 보다는 대중교통정책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본보는 ‘3대 하천 생태복원과 지역개발’시리즈 마지막회로 하상도로철거 후 대체도로 건설 반대에 대한 입장을 대전환경운동연합 김종남 처장으로부터 들어봤다.
도심경관 저해·이용률 저하
갑천고속화道 애물단지 전락
서울市 교통정책성과 거울로
주변도 생태적으로 회복돼야
하상도로가 없어지는 대신 2열로 늘어선 교량이 16m 높이로 약 3㎞를 늘어선다면 대전천의 생태공원화를 완성하는 일일까, 아닐까? 물이 흐르는 공간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금방 ‘그렇다’고 답할지 모른다.
그러나 대전천을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친수·생태공간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할 것이다. 하상뿐만 아니라 공간으로서의 하천과 주변여건이 생태적으로 건전할 때 비로소 생태하천이라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전시는 생태하천조성의 완벽한 수행을 위해 고가도로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상도로를 제방근처로 옮겨놓기 때문에 물길주변의 생태복원은 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생태하천은 하천바닥, 그 중에서도 수로의 자연상태를 회복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하천전체가 생태적으로 탈바꿈하고 하천이용이 생태적인 형태로 변경되는 것을 뜻한다. 고가도로에 의해 20m 폭의 하상이 점유되고 육중한 교각이 즐비한 하천에서 어찌 생태하천을 기대할 수 있는가?
이 도로가 생태하천과 결코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유등천과 갑천 합수지점의 갑천 고속화도로에서 확인한다.
대전천 하상도로는 신호없는 도로를 선호하는 운전자의 습관 때문에 늘 혼잡하다. 출·퇴근시를 제외하면 하상도로 통행량이 인근 삼성로나 대종로 통행량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이 도로가 유료화된다면 그때도 6만명의 운전자가 이 도로를 이용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하루 5만의 이용자를 예측해서 만든 갑천 고속화도로가 현재 이용객 2만이 채 안된다. 2800억원이라는 거대자본을 들여서 하천환경은 물론 대전 도심 한가운데의 경관을 망치고 이용자는 매우 적은 타당성 없는 도로를 하나 더 갖게 되는 일이 대전천 고가도로 건설사업이다.
다행히 대전시가 준공영제를 기점으로 대중교통인프라 확충에 열심이고 도시철도 1호선이 7~14% 수송분담이 예측되는 만큼 중앙버스차로 도입과 대중교통개혁으로 시민들을 적극 유인한다면 대체도로를 건설하지 않고도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가 중앙버스전용차로와 무료환승, 준공영제 시행으로 매년 5.4%씩 줄던 승객을 거꾸로 5.3% 늘리는 데 성공했다. 청계천 도로를 뜯어내고도 이런 성과를 낸 것은 교통문제를 대중교통정책과 연계하여 풀었기 때문이다.
도로건설로 생태하천 조성이라는 훌륭한 정책을 망치지 않는 일, 미흡한 준공영제를 완벽하게 정착시키는 일은 대전천을 가장 하천답게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대전시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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