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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로 올라온 고흐는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와즈라는 한갓진 마을에서 불꽃처럼 피어오른 마지막 작업을 펼치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서른 일곱의 짧은 삶을 마감한다. 권총을 쏘았으나 숨을 거두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 기간동안 고흐가 느꼈을 고뇌와 고통의 숨결이 지금도 그의 하숙집 곳곳에서 선연히 새어나오는듯 하다.
오베르 쉬르 와즈 역을 내려 오른 쪽 큰길로 조금 걸어가면 고흐가 묵었던 하숙집 '오베르주 라부'가 그당시 모습대로 서있다. 2층 고흐의 방으로 오르는 계단 역시 좁디좁은 폭만큼이나 옹색하게 삐걱거리며 고흐의 심장박동을 들려주는듯 하다. 고흐의 방에는 조그만 나무 침대와 책상 하나가 놓여있고 거리를 향해 나있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받은채 수줍게 웅크리고 있다.
당시 파리에 살던 동생 테오가 달려와서 고흐는 그의 품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하숙집 뒤편 공동묘지 제일 안쪽 벽면 가까이 두 형제의 무덤이 나란히 놓여있다. 평생 동생에게 심려를 끼치다가 먼저 세상을 떠난 철없던 형을 따라 테오도 몇년 뒤 죽었다. 형제간에 오간 편지는 '고흐의 편지'라는 이름으로 묶여 우애좋은 형제, 정신적 동반자로서의 눈물겨운 동기간의 교류와 소통의 미덕을 보여준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잇따르는 연예인들의 자살은 후일 어떤 평가를 받을까. 생명경시, 삶에 대한 무책임한 포기 같은 고식적인 비난 차원을 떠나 청소년들의 우상이 되고 있는 연예인들의 자살은 특히 교육적으로 크나큰 부작용과 역기능을 자아낸다. 자살한 연예인 빈소에 검은 복장차림으로 황급히 몰려드는 동료 연예인의 표정 하나하나를 훑으며 이야깃거리를 짜내는 TV의 선정, 온정주의적 방송행태는 매스컴의 책무차원에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무명화가로서의 자살과 그후 새롭게 인정받아 불세출의 천재반열에 오른 고흐의 경우를 떠올리며 최근 톱 스타 자살과 그들이 생시에 벌였던 연예예술활동이 100년 후 어떤 평가를 받을까 생각해본다. /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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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식 한남대 프랑스어문화학과 교수·문학평론가






